에스더
[에1:1, 새번역] 아하수에로 왕 때에 있은 일이다. 아하수에로는 인도에서 에티오피아에 이르기까지 백스물일곱 지방을 다스린 왕이다.
'나는 관대하다'라는 영화 300의 대사로 유명한 크세르크세스 1세(아하수에로) 치하를 보여주며 에스더서는 시작합니다.
크세르크세스 즉위 3년(기원전 483년), 그는 큰 연회를 엽니다. 즉위 후 자신의 영향력과 제국 관리들의 충성을 확인하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또한 이집트의 반란을 진압한 축하연 겸 그리스와의 전쟁(기원전 480년)을 준비하기 위한 목적이었으리라 추측됩니다.
이 연회에서 술이 잔뜩 취한 크세르크세스는 자신의 왕후 와스디를 부릅니다. 그러나 와스디가 응하지 않습니다.
[에1:12, 새번역] 그러나 와스디 왕후는 내시들에게 왕의 명령을 전하여 듣고도, 왕 앞에 나오기를 거절하였다. 이 소식을 들은 왕은, 화가 몹시 났다. 마음 속에서 분노가 불같이 치밀어 올랐다.
와스디가 거절한 이유가 직접적으로 나오지는 않지만, 말씀을 통해 당대의 상황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왕후가 따로 귀부인들을 모아 잔치를 베푸는 모습과, 내시만이 왕후를 만날 수 있었던 모습을 통해 왕후를 다른 남자 앞에서 보이는 것은 당 시대에 금기시되는 행동이었을 것입니다.
[에1:9-10, 새번역]
9 와스디 왕후도 부인들을 초대하여, 아하수에로 왕의 그 궁궐 안에서 잔치를 베풀었다.
10 이레가 되는 날에, 왕은 술을 마시고, 기분이 좋아지자, 자기를 받드는 일곱 궁전 내시 곧 므후만과 비스다와 하르보나와 빅다와 아박다와 세달과 가르가스에게 이르기를,
또한 귀부인들을 모아 연회를 주체하는 것으로 왕후의 정치적 위치 또한 대단했으리라 짐작됩니다. 그래서 왕이 법률과 규례라는 명분이 있어야 축출이 가능했을 만큼, 왕후의 입지는 단단했습니다.
당대에 지극히 상식적이고도 합리적인 거절 앞에서 크세르크세스는 화를 참지 못합니다. 그래서 그는 규례와 법률 자문관들을 모아 와스디 왕후를 공식적으로 처벌할 방법을 찾습니다.
아주 쪼잔한 장면이 뒤이어 펼쳐집니다. 이전의 규례와 법률에서 명분을 찾을 수 없어서, 자문관들은 왕의 기분을 살펴 '이게 소문나면 곤란해지니, 관련 법을 만들어 공식적으로 반포하시고 왕후를 폐위하시죠'라고 말합니다. 크세르크세스는 그걸 올타쿠나 받아 그대로 행합니다. 정말 유치하고 치졸한, 궁중의 화려함과 대비되는 왕의 옹졸한 인품을 그대로 보여준다 할 수 있습니다.(특히나 이 모습은 8절과도 대비됩니다)
오늘 말씀을 살펴보며, 사무엘상 8장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왕을 원하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나님께서 사무엘을 통해 경고합니다. 왕이 세워지면 왕이 마음대로 너희들을 착취하고 노예처럼 부릴 것이라는 경고에도 이스라엘은 왕을 요구하고, 결국 사무엘은 사울 왕을 세웁니다. 그렇게 세워진 사울 왕은 역시나 하나님의 경고대로 '마음대로' 왕국을 이끌어가며, 심지어 하나님을 향한 제의도 자신의 마음대로 합니다.
에스더 1장을 묵상하며 크세르크세스가 아닌 하나님께서 우리의 왕이라는 사실,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의 왕이라는 사실이 정말로 감사하게 다가옵니다. 또한 변덕스럽고 다혈질적이며 옹졸한 크세르크세스의 모습이 나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고백합니다. 이런 구원받을 자격 없는 저에게 예수님께서 직접 찾아오시고, 저의 왕이 되어 주셔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선을 모르는 저에게 선을 가르쳐 주시고, 사랑을 행할 능력 없는 저에게 사랑을 채워주셔서 우리의 왕 되시는 예수님, 우리의 아버지 되시는 하나님께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시100:5, 새번역] 주님은 선하시며, 그의 인자하심 영원하다. 그의 성실하심 대대에 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