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인지하 만인지상의 민족

에스더

by 한신자
아하수에로 왕이 에스더 왕후와 유다 사람 모르드개에게 대답하였다.
"하만이 유다 사람을 죽이려 하였기에, 나는 그를 장대에 매달아 죽이도록 하였소. 또한 하만의 재산을 빼앗아서 에스더 왕후에게 주었소. 이제, 유다 사람들을 살려야 하니, 왕의 이름으로 당신네들에게 유리한 내용으로 조서를 하나 더 만들고, 그 조서에 왕의 인장 반지로 도장을 찍으시오. 내 이름으로 만들고, 내 인장 반지로 도장을 찍은 조서는, 아무도 취소하지 못하오."
《에스더 8장 7-8절》


하만은 죽었으나 유대인들이 처한 상황은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에스더는 다시금 왕 앞에 죽음을 각오하며 나가고, 왕은 용서하여 에스더의 요청을 듣습니다. 그리하여 왕은 모르드개로 하여금 유대인을 위한 새로운 조서를 반포하게 하고, 이것으로 인해 유대 족속 전체가 기뻐하게 됩니다. 심지어 유대인들은 이 날을 명절로 삼았으며(부림절) 주류 세력으로 떠오른 유대인들을 두려워해 유대인으로 되려는 자가 많아졌습니다.


에스더가 하만의 조서를 철회할 것을 왕에게 요청하지만, 하만의 조서는 왕의 인이 쳐진 조서였기에 왕이라 하여도 철회가 불가능했습니다.

[단6:8, 새번역] 바라옵기는, 임금님이 이제 금령을 세우시고, 그 문서에 임금님의 도장을 찍으셔서, 메대와 페르시아의 고치지 못하는 법을 따라서, 그것을 다시 고치지 못하게 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왕의 허락을 받은 모르드개가 하만의 조서를 상쇄할 새로운 조서에 왕의 인을 쳐 제국 각지에 전합니다. 그런데 조서의 내용이 참으로 충격적입니다.

[에8:11, 새번역] 왕의 조서 내용은, 각 성에 사는 유다 사람들이 함께 모여서 목숨을 지킬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어느 성읍에서든지, 다른 민족들이 유다 사람들을 공격하면, 거기에 맞서서, 공격하여 오는 자들뿐만 아니라, 그들의 자식과 아내까지도 모두 죽이고 도륙하고 진멸하고, 재산까지 빼앗을 수 있게 한 것이었다.

페르시아는 제국입니다. 다민족이 공존하는 국가입니다. 따라서 어느 한 민족을 이렇게 우대하는 정책은 자칫 엄청난 반발과 반란을 야기할 수 있었습니다. 반포된 조서의 내용은 유대 민족의 자위권을 넘어 살해면허를 부여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이게 다민족 제국에서 가능한 것인가 의문이 들었습니다.(아무리 하루뿐이라 해도 말입니다!)

의문과 별개로 8장에서 모르드개가 총리로 임명되는 모습을 통해 참 신기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요셉도 이집트 제국에서 총리직을 수행했고, 다니엘도 바벨론과 페르시아의 총리직을 수행했으며, 오늘 본문의 모르드개도 페르시아의 총리가 되었습니다.

[에8:2, 새번역] 왕은 하만에게서 되찾은 자기의 인장 반지를 빼서 모르드개에게 맡겼다. 에스더는, 하만에게서 빼앗은 재산을 모르드개가 맡아보게 하였다.

자기내 왕국은 정작 여로보암의 길을 따라가다 멸망당했으면서, 거대한 제국에서는 왕 빼고 모두 해 먹는 유대민족... 현대에 여러 강대국의 비호를 받는 이스라엘과도 슬쩍 겹쳐지고, 일인지하의 자리에서 충분한 권세를 누리는 게 더 이득인가 싶기도 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왕으로 삼은 내가 그분의 통치 아래서 모든 것을 충분히 누리라는 이야기처럼 다가오기도 합니다.

[딤전4:1-5, 새번역]
1 성령께서 환히 말씀하십니다. 마지막 때에, 어떤 사람들은 믿음에서 떠나, 속이는 영과 악마의 교훈을 따를 것입니다.
2 그러한 교훈은, 그 양심에 낙인이 찍힌 거짓말쟁이의 속임수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3 이런 자들은 혼인을 금하고, 어떤 음식물을 먹지 말라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 음식물은, 하나님께서, 믿는 사람과 진리를 아는 사람이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게 하시려고 만드신 것입니다.
4 하나님께서 지으신 것은 모두 다 좋은 것이요,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으면, 버릴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5 모든 것은 하나님의 말씀과 기도로 거룩해집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어진 민족입니다. 그분의 자녀로 부름받았고, 그분께 예배드리기 위해 창조된 민족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순간, 우리는 민족의 정체성이 회복되어 왕되신 그분 밑에서 만물을 충분히 누리게 되었습니다.
오늘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왕이신 하나님의 통치 아래서 모든 것을 감사함으로 누리는 저와 여러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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