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됨 속에서 깨닫는 지혜

전도서

by 한신자
이제 나는 깨닫는다. 기쁘게 사는 것, 살면서 좋은 일을 하는 것, 사람에게 이보다 더 좋은 것이 무엇이랴!
사람이 먹을 수 있고, 마실 수 있고, 하는 일에 만족을 누릴 수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하나님이 주신 은총이다.
《전도서 3장 12-13절》


전도자는 3장 이전까지 자신이 주체가 되어 인생의 허망함을 고백하지만, 3장에 오면 때를 주신 하나님께 집중하여 그분이 정하신 때가 있음을 고백합니다. 이 고백과 함께 전도자는 깨닫습니다. 인생의 허망함을 극복하는 길은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 일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을 허락하신 하나님을 기뻐하는 것임을 말입니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부모님과 부딪치는 부분이 전도자의 깨달음과 연결됩니다. 당신들도 모태로부터 신앙생활을 하셨던 분들이, 연 단위의 치밀한 계획이나 노후계획을 저에게 요구하는 것을 보며 전혀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아니, 하나님이 언제 우리의 인생이나 세상 전체를 끝내실 줄 알고 저렇게 미래의 일을 고민하며 사서 고통받는지 정말로 의문이었습니다. 한편으로는 교사 일을 정말 오랫동안 해서 직업병이 아닐까 이해해 보려고도 노력했으나, 그 강요가 저에게까지 들어오니 참을 수 없었습니다. 이 지점에서 저와 부모님이 부단히 싸웠던 기억이 아직까지 선명합니다.


물론 지금 당장의 즐거움을 위해 내 모든 것을 탕진하자는 말은 아닙니다. 미래에 있을 최악의 상황에 대한 대비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 미래의 대비가 주가 되어 하나님이 허락하신 지금을 놓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됩니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보다 내 계획을 신뢰하고, 하나님보다 내 걱정을 우선하는 태도를 내려놓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쌓아오던 것들을 의지하는 태도를 끊어내는 것입니다.

[겔4:16, 새번역] 주님께서 또 나에게 말씀하셨다.
"사람아, 내가 예루살렘에서 사람들이 의지하는 빵을 끊어 버리겠다. 그들이 빵을 달아서 걱정에 싸인 채 먹고, 물을 되어서 벌벌 떨며 마실 것이다."

그래서 저는 C.S. 루이스의 이 이야기를 참으로 좋아합니다.

"인간은 시간을 살지만, 원수(하나님)는 그들을 영원으로 운명 지었다.

그러므로 나(사탄)는 원수가 인간에게 두 가지 주요한 것에 집중하길 바란다고 믿는다.

하나는 영원 그 자체이며, 다른 하나는 그들이 ‘현재(the Present)’라고 부르는 시간의 한 점이다. 왜냐하면 ‘현재’야말로 시간이 영원에 닿는 지점이기 때문이다.《스크루테이프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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