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서는 지혜

전도서

by 한신자
하나님이 어떤 사람에게는 부와 재산과 명예를 원하는 대로 다 주시면서도, 그것들을 그 사람이 즐기지 못하게 하시고, 엉뚱한 사람이 즐기게 하시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요, 통탄할 일이다.
사람이 자녀를 백 명이나 낳고 오랫동안 살았다고 하자. 그가 아무리 오래 살았다고 하더라도, 그 재산으로 즐거움을 누리지도 못하고, 죽은 다음에 제대로 묻히지도 못한다면, 차라리 태어날 때에 죽어서 나온 아이가 그 사람보다 더 낫다.
《전도서 6장 2-3절》


오늘 말씀을 묵상하며 '왜 우리는 주어진 것에 대한 즐거움을 누리지 못하는 것일까?' 고민해 보았습니다.


회사 휴가기간이어서 여러 친구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친구들과 만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몇몇 친구들에게서 뭔가에 쫓기고 있다는 인상을 받게 됩니다.

이런 친구들의 공통점이 있는데, 하나같이 자신이 설정한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열심을 다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이미 많은 것들을 이루어 왔는데, 그것을 조금도 만족하지 못하고 또 다른 것을 추구한다는 특징을 이 친구들은 공유합니다. 그래서 이런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저도 덩달아 '뭔가를 준비하거나 달려 나가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불안감에 휩싸이게 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일요일을 주일로 지킵니다. 우리가 지키는 주일은 구약의 안식일과 연결되어, 지금까지 나를 위해 해 오던 일을 멈추고 시선을 하나님께 돌리는 예배의 시간으로 보냅니다. 이런 멈춤의 예배는 '내 일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라는 신앙고백임과 더불어서 우리가 지금까지 이루어 온 모든 것을 되짚어보는 아주 귀중한 시간입니다. 주일 멈춤의 예배에서 우리는 하나님이 지금껏 주신 은혜를 깊이 깨닫고, 즐거워하고, 감사해합니다.


멈춤의 예배가 건네는 지혜로 바라볼 때, 쫓기는 친구들에게는 또 다른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멈추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이 친구들은 자신의 일을 멈추지 못해 때로는 예배의 자리로 오지 못하고, 쉬지 못하고, 지금까지 이루어 온 것들을 즐거워하지 못합니다. 머리로는 알고 있습니다.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을요. 그러나 뒤처질 것만 같은 불안감에 휩싸여, 혹은 시간이 아까워 멈추지 못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친구들에게 권면합니다. 네게는 지금 휴식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금껏 열심히 달려왔으니 네가 이루어 놓은 것들을 보라고 이야기합니다.

혹시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 제 친구와 비슷하게 쫓기는 분들이 있다면 꼭 멈추고 휴식을 취하시기를 권합니다. 물론 그러면 좋겠지만, 단순히 교회 와서 예배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여러분이 지금껏 이루어 놓은 것을 즐기기 위해, 여러분의 노고에 스스로가 감사하기 위해 멈추라는 권면입니다. 우리는 언제 죽을지 모르는, 그러나 반드시 죽을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계속해서 멈춤의 예배를 드리는 분들에게는, 칭찬과 격려를 동시에 드리고 싶습니다. 세상은 계속해서 불안감을 조장하지만 그리스도인인 우리는 그것에 자유하여 멈춰 서서 하나님이 허락하신 은혜를 묵상하고 즐거워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하나님 그 자체를 감사할 수 있으며 누릴 수 있습니다. 그런 저와 여러분들의 예배가 되기를, 이런 멈춤의 지혜를 잊지 않기를 전심으로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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