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소서
예수 그리스도는 유대인과 이방인을 자기 안에서 하나의 새 사람으로 만들어서 평화를 이루시고, 원수 된 것을 십자가로 소멸하시고 이 둘을 한 몸으로 만드셔서 하나님과 화해시키셨습니다.
《에베소서 2장 15절 하반부~16절》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 이전까지, 세상의 질서는 분열과 차별로 가득했습니다.
유럽과 근접한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에서 여러 제국이 일어났고, 이 제국들은 자신들만의 질서로 세상에 평화를 이룩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분열과 차별로 쌓아 올려진 거짓된 평화였습니다. 피정복민들은 제국의 치하라는 동일한 처지에 놓여 평등해졌으나, 제국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그리고 반란에 직면하지 않고 쉽게 착취당하기 위해-끊임없이 분열해야만 했습니다. 힘을 독점하는 계층은 이 분열을 이용하여 착복했고, 계속해서 전쟁을 만들어내 자신들이 유리한대로 이용했습니다.
하나님의 택하심을 받은 유대인들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북이스라엘과 남유다의 멸망 이후, 이들은 주변 민족들과 같은 피정복민이 되었기에 자신들만의 구별되는 어떤 것을 만들어내야 했습니다. 거룩과 정결에 대한 심각한 오용이었으나, 이들은 이것을 민족의 생존을 위해 무시하고, 거룩과 정결을 타인과 자신을 차별하는 잣대로 사용하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이들에게 율법의 심판으로 가장된 정죄는 일상이 되었습니다. 과부와 고아와 나그네의 하나님은 무시당했습니다. 하나님의 이름으로 망령되이 행해진 분열과 차별은 끝내 순수했던 바리새인과 율법학자들을 오염시키기에 이릅니다.
사실 분열과 차별의 질서는 하나님과의 단절된 인간으로부터 기원합니다. 인간이 하나님과 원수 되었기에, 인간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모든 세상과 원수가 되었습니다. 사람과 자연, 나와 너, 우리와 너희, 심지어 나와 내가 분열해 나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세상은 분열을 계속하기 위해 차별의 담을 쌓았고, 차별의 담은 나와 우리 이외의 모든 것을 적대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런 세상에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은 분열과 차별의 종말이 되셨습니다.
[마5:44, 새번역]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 원수를 사랑하고, 너희를 박해하는 사람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하나님은 사람과 원수 된 것을 화해하고자 당신의 독생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에게 보내셨습니다. 그분의 삶과 십자가의 죽음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하나님과 화해하게 되었고, 그분의 부활로 말미암아 우리는 하나님께 속한 새로운 생명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이 먼저 원수를 사랑하는 본을 보이신 것입니다.
거짓된 제국의 질서는 고통과 신음으로 모두를 한 몸으로 만들었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의 질서는 감사함과 기쁨으로 모두를 한 몸으로 만들었습니다. 모두는 하나님 나라의 자녀이자 백성이 되었고, 분열과 차별은 그 은혜 앞에서 무용한 것이 되었으며, 거룩과 정결은 낮아짐과 사랑이 되었습니다.
서로 낮아지려고 하고, 서로 사랑하고 하는데, 여기에 무슨 분열과 차별이 나타나겠습니까? 세상이 지배하기 위해 우리를 향해 달려들어도, 그보다 더 낮아지고 사랑하는데 더 무엇을 빼앗기겠냐는 말입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먼저 화해를 시작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먼저 화해의 손길을 내미셨습니다. 이 압도적인 화해 앞에서 나와 내가, 나와 네가, 우리와 너희가 어떻게 화해를 거부할 수 있겠습니까. 1조를 탕감받은 우리가 타인의 백 원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 없지 않겠습니까?
그러므로 먼저 하나님께서 화해하셨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우리 앞에 놓인 차별과 분열의 담을 하나씩 소멸해 나가는 저와 여러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