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워져 가는 성전

에베소서

by 한신자
여러분은 사도들과 예언자들이 놓은 기초 위에 세워진 건물이며, 그리스도 예수가 그 모퉁잇돌이 되십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건물 전체가 서로 연결되어서, 주님 안에서 자라서 성전이 됩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여러분도 함께 세워져서 하나님이 성령으로 거하실 처소가 됩니다.
《에베소서 2장 20-22절》


공동체가 겉으로는 좋아 보여도, 섬김과 헌신으로 내부에 들어갈수록 가슴 아픈 모습을 발견할 때가 많습니다.


최근의 일입니다. 교회 차원에서 30대와 40대 신혼부부를 위한 소그룹을 구성하려고 협의 중에 있습니다. 그래서 청년부에 속한 신혼부부와, 장년부에 소그룹별로 흩어져있는 신혼부부들을 모아 모임도 몇 번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신혼부부 모임이 진행될수록 그 안에 특정 인원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생겨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갓난아기가 있는 부부는 모임에 참석하기 어려우니, 어쩔 수 없지 않냐는 주장이라고 합니다.

(제가 생각하기로는) 다행하게도 이런 움직임에 브레이크를 거는 반대 주장이 격렬하게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신혼부부 중에서 가장 케어가 필요한 이들이 바로 아이를 가진 부부인데, 신혼부부라는 이름을 가진 모임이 이들을 배제하는 게 말이 되냐고 하면서 말입니다.

신혼부부 소그룹 구성은 아직까지 현재진행형인데, 사람의 욕심이나 논리가 아니라 말씀과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 위에 잘 세워지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속한 공동체는, 우리의 교회는 결코 '세워짐이 완료된 성전'이 아닙니다. 모퉁잇돌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와 선지자들의 터 위에 연합하여 '세워져 가고' 있는 상태입니다. 분명 하나님의 말씀과 하나님의 사랑에 뼈대와 기반을 두고 튼튼하게 다져졌으나 완공되지는 않았습니다.

건설 중인 건물을 떠올려 보시면 이해하기가 쉬울 것입니다. 외벽이 마감되지 않아 속이 훤히 보이는 건물은 무질서한 것처럼 보입니다. 자제가 이리저리 흩어져 있고, 전선은 늘어져 인부들의 움직임을 방해하며, 아직 굳어지지 않는 부분은 위험하여 어떤 것도 놓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런 시간이 없다면 결코 완성된 건물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무질서한 것들이 모여 연결되고, 무른 연결부위가 단단하게 굳혀지기 시작하면, 우리는 비로소 하나님이 거하실 처소가 되는 집을 조금이나마 목격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오늘 말씀 앞에서 우리는 두 가지 마음을 주의해야 합니다.


1.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한다.


이미 완성된 절을 운영하는 스님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어져 가는 건물의 한 피스가 빠지게 된다면, 그 건물은 부실공사로 인해 완성 자체가 불가능해집니다.

우리의 공동체 안에 불합리하고 연역하고 때로는 이래도 되는가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부분으로 인해 '나와 맞지 않아' 하고 떠나고 싶어질 수 있습니다. 이럴 때마다 우리가 명심해야 하는 것은, 공동체와 나는 연결되어 함께 지어져가고 있는 과정 중에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연약한 우리 교회, 잘못된 점이 보이는 우리 교회를 포기해서는 안됩니다. 교회의 포기는 완성될 성전으로 나아가는 기대의 포기이며, 주 안에서 성장해 나갈 나의 미래를 포기하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말씀에 기초를 삼고 예수 그리스도를 모퉁이 돌로 삼은 한, 세워져 감은 결코 멈추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굳건히 신뢰해야 합니다.


2. 현실을 살아가기에, 이상이 아닌 현실을 바라보아야 한다.


이 말이 아직 도래하지 않은 미래에 집착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라면 우리 모두가 명심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미래에 도래할 이상적인 성전으로 향하는 노력을 포기하라는 말이라면 저는 단호하게 거부하겠습니다.

'세워진다'는 말은, 아직까지 완성되지 않았다는 말이기도 합니다만 반드시 세워질 것이라는 확신이 담긴 말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미 오신 예수 그리스도와 아직 완성되지 않은 하나님 나라 사이에서 복음을 확장해 나가는 것처럼, 이미 구성된 교회 공동체와 아직 완공되지 않은 성전 사이에서 사랑과 용납으로, 성령의 열매로 그 간극을 좁혀나가야 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완성되지 않은 공동체에 실망할 필요도 없고, 현실 속에서 완성되지 않을 것이라 포기할 필요도 없습니다.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를 시작으로 성전을 세워나가기 시작하셨고, 지금도 세워나가시며, 앞으로도 세워나가십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우리는 전 우주적으로 완성된 교회, 전 세대가 연합하여 세워진 성전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이 소망을 붙들며 오늘 하루도 주어진 공동체를 섬기는 저와 여러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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