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후배들을 향한 마음

에베소서

by 한신자
이방 사람 여러분을 위하여 그리스도 예수의 일로 갇힌 몸이 된 나 바울이 말합니다.
《에베소서 3장 1절》


이 짧고도 담담한 문장 속에서 후배들을 위하는 바울의 격렬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에베소서 2장에서 우리는 에베소 지역에 있는 교회의 분열을 향해 잘못되었다 꼬집는 바울의 편지를 읽었습니다. 그리스도는 화평인데, 왜 몸 된 교회가 분열하는가, 왜 무너진 담을 다시 쌓고 있는가 바울은 엄하게 꾸짖었습니다. 이후 그는 3장의 처음을 이렇게 시작합니다.

'예수의 일로 갇힌 몸이 된 나 바울이'.


첫 문장을 쓰는 동안 바울의 머리에서 과거의 기억이 스쳐갔을 것입니다. 함께 동역했던 형제들, 두란노 서원에서 자신이 선포한 말씀에 반응하던 지체들을 떠올렸을 것입니다. 또한 그렇게 세상에 나아가 예수의 이름을 위해 죽기까지 순종한 제자들, 죽음의 위기 속에서도 함께 모였던 순간들, 그렇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붙들고 로마까지 도착한 기억이 그에게 떠올랐을 것입니다. 그때 느낀 절절한 감정이 바울 자신을 수식하는 단어 안에 모두 박혀 있습니다.

'그리스도 예수의 일로 갇힌 몸이 된'

이 수식어에 묻어 나오는 안타까운 마음이 말씀을 읽는 우리에게까지 다가옵니다.

'예수를 따르고자, 유대와 이방 모두 화평을 이루는 사랑을 전하고자 하였으나, 지금은 감옥에 갇혀 에베소에게 직접 갈 수 없는 나 바울이.', '예수의 머리로 세워진 교회가 분열되었다는 소식을 감옥에서 들을 수밖에 없는 나 바울이'


우리가 지금 누리는 모든 말씀이, 비통과 처절한 고난 속에서도 죽기까지 헌신했던 사도들을 비롯한 믿음의 선배들 덕에 우리에게까지 왔음을 다시금 묵상합니다. 이 말씀을 지금 여기서 읽고 있다는 자체만으로 감사할 수밖에 없음을 고백합니다.

말씀이 만연하나 희귀해지는 작금의 시대에, 이런 감사의 고백 속에서 말씀 자체에 헌신하기로 결단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 23년 10월 12일에 작성된 글을 일부 수정하여 재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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