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태도로 일을 할까

에베소서

by 한신자
하나님께서 여러분을 위하여 일하도록 나에게 이 직분을 은혜로 주셨다는 것을, 여러분은 이미 들었을 줄 압니다.
《에베소서 3장 2절》


어떤 일을 맡게 된다는 것은 참으로 귀찮은 일입니다. 그 일의 결과를 책임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힘들고 어렵고 더러운 일을 해야 한다면 더 하기가 싫습니다. 오늘 제 상황이 그렇습니다.

경험 많으신 분이 지쳐 자리에 앉아 있는 제게 다가와 이런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원래 회사 일은 돈 받는 만큼 하는 거다."

위로와 격려의 말이었으나 제 안에 한 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경험자가 말한 이 지혜가 과연 나와 같은 그리스도인에게도 해당이 되는가? 하고 말입니다.


아담스의 공정성 이론에 따르면 사람의 동기는 주변과의 비교를 통해 결정됩니다. 가령 A는 많이 받으면서 일은 조금 하고 B는 적게 받으면서 일은 많이 한다고 했을 때, A는 B를 보고 일을 더 많이 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B는 A를 보며 일을 적게 해야겠다는 동기상실이 일어난다는 이론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에서는 전자는 극히 드물고, 후자만 왕왕 일어납니다. 여기에 그리스도인인 우리가 조금 더 사랑하라는 말씀에 순종하기 위해 회사로부터 받는 것 이상의 일을 한다면, 회사차원에서든 동료관계차원에서든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이것은 선을 악으로 변질시키는 권세가 세상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역시 공정성 이론을 따라, 받은 만큼 일해야 하는 세상의 지혜를 따라야 하는가?라는 의문에서 그리스도인인 저와 여러분은 여전히 머뭇거리게 됩니다. 오늘의 말씀이 머뭇거리는 우리에게 찾아왔습니다. '여러분을 위하여 일하도록', '하나님께서 직분을', '은혜로'. 이 3가지 태도로 바울은 일을 하였고,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어떤 태도를 가지고 일을 하여야 하는지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1) 여러분을 위하여 일하도록

우리는 돈을 획득하기 위한 수단으로 일을 해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타인을 위하는 수단으로써 일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세상 현실은 우리의 일을 효율성과 효과성의 척도로 바라봅니다. 얼마만큼의 투자로 결과가 극대화될 것인지를 항상 따집니다. 우리는 이런 시각에 동조되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효율과 효과 너머에 있는 사람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 우리를 이런 시각으로부터 자유케 하셔서 사랑을 실천하는 일로 초대하셨기 때문입니다.


2) 하나님께서 직분을

우리는 사람의 눈앞에서 일을 행하는 게 아닙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맡기신 일을 하나님 품 안에서 합니다.

물론 내게 주어지는 일에 대해 분별이 필요합니다. 내가 할 수 있는가? 내가 감당할 수 있는가? 내가 책임질 수 있는가? 의 질문에 통과된 일이 우리 앞에 놓이게 되면, 우리는 그 일에 대해 하나님께 하듯이 진실되고 정직하게 처리해야 합니다.


3) 은혜로 주셨습니다

어떤 일들은 정말로 하기가 싫습니다. 저에게도 이런 일이 있습니다. 악취 가득한 하수구를 뚫어야 하고 찌린내 나는 용변기를 수리해야 하는 일이 바로 이런 것인데, 주어진 일 자체에 집중하다 보면 의욕만 떨어집니다.

그러나 이 일 너머에 있는 하나님의 은혜를 떠올리기 시작하면, 십자가의 처절한 고통을 기억하게 되면 이런 일은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됩니다.

십자가의 고통뿐만 아니라, 이 회사에 입사할 수 있었던 은혜, 지금 내가 살아갈 수 있게 인도하신 은혜를 떠올리기 시작하면, 내게 다가오는 모든 일이 감사하게 느껴집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인입니다. 우리는 나의 유익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일 너머에 있는 사람을 사랑하기 위해 일합니다. 더 나아가, 일을 주신 하나님, 사람을 섬길 기회를 주신 하나님, 지금껏 생명을 허락하신 은혜의 하나님을 바라보며 일합니다.

오늘 말씀에서 드러난 바울의 태도처럼, 일상 속에서 다가오는 일에 더 이상 꺼려하지 맙시다. 상관없는 타인에게 회피하거나 떠넘기지 맙시다. 주어진 일을 통해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저와 여러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 23년 10월 13일에 작성된 글을 수정하여 재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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