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로마서는 바울서신서의 정수라 칭해질 만큼 신학의 기초와 토대가 탄탄한 편지입니다. 로마로 갈 수 없었던 상황 속에서 바울은 자신이 확신하는 복음이나마 로마로 보내고자 이 글을 작성했습니다.
[롬1:13, 새번역] 형제자매 여러분, 여러분은 이것을 아시기 바랍니다. 나는 여러분에게 가려고 여러 번 마음을 먹었으나, 지금까지 길이 막혀서 뜻을 이루지 못하였습니다. 나는 다른 이방 사람들 가운데서도 열매를 거둔 것과 같이, 여러분 가운데서도 그것을 좀 거두려고 했던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로마서를 정말로 좋아합니다. 논리 정연한 글이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지 처음 경험하게 해 준 글이기도 하고, 복음이 희귀한 시대에 헬라 철학과 문화를 뚫어내고자 시도한 바울의 치열한 사유가 문장 하나하나에 담겨 있기도 해서, 한절 한절 묵상도 좋지만 장 전체의 논리적 흐름을 따라 읽어보기를 강하게 추천드립니다.
로마서 첫 번째 장은 '복음이 왜 우리에게 필요한가?'라는 질문 앞에서, 바울이 확신에 찬 목소리로 답변하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롬1:15-17, 새번역]
15 그러므로 나의 간절한 소원은, 로마에 있는 여러분에게도 복음을 전하는 일입니다.
16 나는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이 복음은 유대 사람을 비롯하여 그리스 사람에게 이르기까지, 모든 믿는 사람을 구원하는 하나님의 능력입니다.
17 하나님의 의가 복음 속에 나타납니다. 이 일은 오로지 믿음에 근거하여 일어납니다. 이것은 성경에 기록한 바 "의인은 믿음으로 살 것이다" 한 것과 같습니다.
이 말씀은 후반부 말씀과 대조를 이룹니다.
[롬1:20-24, 새번역]
20 이 세상 창조 때로부터, 하나님의 보이지 않는 속성, 곧 그분의 영원하신 능력과 신성은, 사람이 그 지으신 만물을 보고서 깨닫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핑계를 댈 수가 없습니다.
21 사람들은 하나님을 알면서도,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영화롭게 해드리거나 감사를 드리기는커녕, 오히려 생각이 허망해져서, 그들의 지각없는 마음이 어두워졌습니다.
22 사람들은 스스로 지혜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상은 어리석은 사람이 되었습니다.
23 그들은 썩지 않는 하나님의 영광을, 썩어 없어질 사람이나 새나 네 발 짐승이나 기어다니는 동물의 형상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24 그러므로 하나님께서는, 사람들이 마음의 욕정대로 하도록 더러움에 그대로 내버려 두시니, 서로의 몸을 욕되게 하였습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흔적을 창조한 모든 것들에 남겨두었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이를 앎에도, 자신의 욕망에 따라 우상을 만들었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보다 자신이 지혜롭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사람의 이런 태도를 내버려 두셨습니다. 이는 '창조주 하나님은 선하신데 왜 세상에 악이 존재하는가'의 답변이기도 합니다. 바울은 말씀을 통해 사람이 (자유의지로) 하나님을 떠나 악을 행하였고, 그것을 하나님께서는 내버려 두셨다고 논증합니다.
이런 세상이기에 복음이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복음은 사람의 거짓된 우상이 아니라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고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람은 하나님께 핑계되거나 '당신은 의롭지 못하다' 하며 따지지 못합니다. 하나님께서 악을 내버려 두신 것 같지만, 실상은 악에서 구원하시기 위해 예수 그리스도, 그 복음을 우리에게 주셨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이제 악의 문제가 아닌 믿음의 문제입니다. 인간은 자신의 지혜로 하나님의 존재를 부정하려 애쓰나, 하나님의 존재를 지각하여 믿은 자들은 하나님의 능력 안에서 진정한 의로움을 누립니다. 이것이 복음이 우리에게 필요한 이유입니다.
감히 핑계하지 못하는, 복음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습니다. 하나님의 능력과 의와 지혜이자 구원이 되신 어린양을 찬양합니다.
주어진 오늘 가운데, 복음을 신뢰하며 하나님의 의로움 안에 거하는 저와 여러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