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소서
하나님께서 모든 성도 가운데서 지극히 작은 자보다 더 작은 나에게 이 은혜를 주셔서, 그리스도의 헤아릴 수 없는 부요함을 이방 사람들에게 전하게 하시고, 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 안에 영원 전부터 감추어져 있는 비밀의 계획이 무엇인지를 [모두에게] 밝히게 하셨습니다.
《에베소서 3장 8-9절》
이 말씀을 묵상할 때마다, 예수님은커녕 바울 사도의 발끝에 미치지 못하는구나 하는 답답한 마음이 찾아옵니다.
누구보다 복음에 열심이었고, 누구보다 많이 배웠던 바울이 자신을 이렇게 소개합니다.
'지극히 작은 자보다 더 작은 나'
바울 보다 한참 작은 나는 기어 다녀야 하나 생각하다가 문뜩, 불퉁한 마음이 스쳐갔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낮아지는 게 높아지는 것이니, 하나님 나라에서 가장 크게 되고 싶다는 바울의 야망을 보여주는 소개인가?'
그러다 그가 감당했던 부요한 은혜, 영원 전부터 감추어진 비밀의 계획에 생각이 닿는 순간 저의 이런 마음이 틀렸음을 깨닫게 됩니다.
'아, 바울 사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감당하기 위해 그가 가진 모든 것을 배설물로 여겼구나. 그래서 그는 복음을 위해 어느 누구보다 낮아질 수 있었던 거구나.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의 감격 안에서, 자신을 들어 쓰시는 감사에 압도당해 낮아질 수밖에 없었던 거구나.'
생각해 보면 그렇습니다. 우리의 신앙생활이 깊어진다는 의미는, 예수 그리스도의 부요함이 다른 어떤 만족들을 압도하는 것을 실제적으로 경험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게 하나님의 영원한 사랑 앞에서 한없이 낮아질 수밖에 없음을, 그분의 옷자락을 조금도 잡을 능력이 없음을 알아가는 게 우리의 신앙생활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렇기에 더욱더 감사하게 되고, 더욱더 감격하게 되는 하나님의 비밀이 아닌가 합니다.
비록 부족하지만 오늘도 믿음의 선배들의 발끝을 따라가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렇게 기어서 따라가다 보면 예수님의 발등이 언젠가는 보이지 않겠습니까.
주어진 오늘 하루도 하나님과 가까워지는 저와 여러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