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서
그리고 그는 말하였다.
"보아라, 하나님의 분노가 마지막 때에 어떻게 일어날 것인가를, 내가 너에게 알려 주겠다. 이 환상은 끝 날의 정한 때에 일어날 일에 관한 것이다."
《다니엘서 8장 19절》
다니엘서 8장은 전반부의 환상과 후반부의 환상에 대한 해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해석이 있는 후반부는 우리에게 오히려 난해함을 더합니다.
다니엘서 2장의 금신상을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오늘 본문의 바로 앞장인 7장을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다니엘이 경험한 환상은 그리스 너머 로마로,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까지 이어져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환상은 명시적으로 그리스 마케도니아 제국과 그 분열된 왕조에서 끝납니다.
[단8:21-22, 새번역]
21 그 숫염소는 그리스 왕이고, 눈 사이에 있던 큰 뿔은 그 첫째 왕이다.
22 그 뿔이 꺾이고 그 자리에서 생긴 네 뿔은, 그 나라가 분열되어 일어날 네 나라다. 그 네 나라의 힘은 첫 번째 나라와 같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이 환상의 끝은 회복이 아니라 성전의 파괴로 마무리됩니다.
[단8:10-11, 새번역]
10 그것이 하늘 군대에 미칠 만큼 강해지더니, 그 군대와 별 가운데서 몇을 땅에 떨어뜨리고 짓밟았다.
11 그것이 마치 하늘 군대를 주관하시는 분만큼이나 강해진 듯하더니, 그분에게 매일 드리는 제사마저 없애 버리고, 그분의 성전도 파괴하였다.
이 구절은 실제 역사적 사건인 신구약 중간기(제2성전기) 때의 마케도니아 제국 분열과 그 분열 왕조 중 하나인 셀레우코스 왕조의 성전 모독 사건을 연상하게 합니다.
그렇다면 8장은 이전 장과 다르게 왜 이런 한정된 구간만을 보여주는 걸까요? 왜 성전의 모독으로 환상이 끝나는 걸까요?
그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정치에 집중되었던 이전 장들과 다르게 8장의 환상은 성전과 예배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다니엘 시대에 성전은 이미 바벨론 제국에 의해 파괴되었습니다. 이미 파괴된 성전이 미래에 다시 파괴된다는 말은, 그 사이 어느 시점에서 다시 세워진다는 말과 다름없습니다.
그래서 일차적으로 오늘 8장의 환상은 셀레우코스 왕조 이전에 성전이 다시 지어진다는 확신의 예언입니다.
다니엘의 시점에서, 미래에는 성전이 반드시 지어집니다. 하지만 그 성전 또한 불완전합니다. 세상의 시류에 따라 성전에서 하나님을 향한 예배가 드려지기도 하고 하나님이 그 안에서 모욕당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다시 지어진 두 번째 성전, 스룹바벨 성전이 어떻게 되는지 이미 알고 있습니다. 셀레우코스 왕조에서 예배가 금지됩니다. 그것을 거부하여 마카베오 혁명이 일어나지만, 독립된 왕국은 로마에 점령당합니다. 헤롯시대에는 화려하게 증축됩니다만 껍데기만 넓어지고, 그 속에는 하나님이 계시지 않습니다. 그래서 결국 성전은 다시 무너집니다.
[단8:13, 새번역] 내가 들으니, 어떤 거룩한 천사가 말하는데, 또 다른 거룩한 천사가 먼저 말한 그 거룩한 천사에게 물었다. "환상 속에서 본 이 일들이 언제까지나 계속될까? 언제까지나 계속해서, 매일 드리는 제사가 폐지되고, 파멸을 불러올 반역이 자행되고, 성소를 빼앗기고, 백성이 짓밟힐까?"
솔로몬의 성전부터 시작된 무너짐의 역사는 이런 회의 어린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우리가 만든 성전이 계속 무너진다면, 예배가 중단되고 하나님을 향한 믿음이 희귀해진다면, 그렇다면 결국 모든 것이 허망함으로 끝나지 않는가?"
이 질문 앞에서 저는 예수 그리스도를 묵상하게 됩니다. 그분은 하나님의 놀라우신 지혜입니다.
사람이 만든 성전은 허망합니다. 상황에 따라 이리저리 휘둘리다가 결국 무너지게 됩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로 시작된 성전은 그렇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당신을 내어주심으로 지성소의 휘장을 찢으셨고, 성령이 내주하시는 새로운 성전을 우리에게 허락하셨습니다.
아, 감사드릴 수밖에 없는 주님의 은혜를 찬양합니다. 함께 지어질 성전으로 초대하셨고, 지금도 함께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경배합니다.
다니엘이 목격한 무너지는 성전은 이제 없습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의 새로운 성전 터가 되셨고, 그 위에 우리가 지어져 갑니다.
이 은혜를 기억하며 살아가는 저와 여러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