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신자 Sep 04. 2018

작은 행복

공시생이 점심 한시간 사이에서 누리는 것들

 제게 우울한 날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취업준비생이란 이름을 단 저는 이리도 불안하고, 이리도 고단하며, 이리도 애달픈 하루를 살아갑니다.


 그러나 고통스런 하루에도 행복은 있습니다.

 광야의 길에서 이스라엘이 만나와 매추라기의 행복을 누린 것처럼, 저도 또한 점심식사에서 행복을 누립니다.


 대단한 음식은 아닙니다. 4000원 내외의 돈으로 얼마나 거창한 음식을 먹겠습니까. 입이 저렴한 편이어서 불만없이 먹을 정도의 맛이지만, 다 먹고 난 후의 배부름은 제게 행복을 줍니다.


 점심 후의 행복은 밥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이후 행복의 열쇠는 배부름이 불러오는 노곤함에 있습니다. 자연스러운 현상인 그것에 저항하지 않고 30분 정도 책상에 엎드려 눈을 감습니다.


 낮잠 후에 눈을 뜰 때의 개운함은 배부름과는 다른 행복을 줍니다. 정신이 깨끗해진, 말하자면 청정한 행복이라 부를 수 있을 듯 합니다. 이때 저에겐 글이 써지는 행복도 함께합니다.


 눈을 뜬 후에도 피곤하다면 마시러 가는 행복을 누릴 자격을 갖춘 것입니다. 자리에서 일어나 근처 카페에서 천원짜리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켜 마십니다. 살짝 쓰고 올리브유 질감의 아메리카노가 식도를 타고 몸에 퍼지는 느낌은 짜릿함을 선사합니다.


 신이 주신 하루의 시간에 작은 행복을 찾아 누리는 것은 내일을 기대하게 하는 행복을 줍니다.


 여러분의 삶에서 작은 행복이란 어떤 것이 있습니까?

매거진의 이전글 예수 때문에 살아갑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