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마음만 먹으면 저렇게 할 수 있어’, ‘내가 안 해서 그렇지, 막상 하면 더 잘할걸?’ 우리가 하는 대부분의 질투는 이런 마음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나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던 사람, 그리 대단해 보이지 않았던 사람들이 갑자기 돋보이기 시작할 때 이런 질투심은 증폭된다. 친한 사람도 예외는 아니다. 겉으로 드러내지 않을 뿐, 속으로는 비슷한 생각을 하며 질투의 싹을 무럭무럭 키워낸다.
나 역시 그랬다. 누군가의 업적을 마주할 때마다 대단해 보이기는 하지만, 늘 마음 한 편으로는 ‘나도 생각했던 거네~’라며 그의 업적을 얕잡아 보는 못된 심보를 갖고 있었다. 심지어 내가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의 성공을 마주했을 때조차도 그 습관은 이어졌다. 도저히 뛰어넘을 수 없는 업적을 가진 사람에게는 되레 진심을 담아 존경심을 표했다. 지금 생각해도 나 정말 너무 못났다.
2020년 4월, 백수 신분으로 할 일 없이 카페에 앉아있다가 SNS에 써 놓은 예전 글들을 하나씩 다시 본 적이 있다. 가볍게 읽고 넘기려던 찰나에, ‘이 이야기로 그림이나 한번 그려보자’는 마음으로 짧은 툰을 완성했다. 그리고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어 하나둘 올리기 시작했다. 터무니없이 부족한 실력이지만 그렇게 시작했던 게 ‘내 기준으로’ 잘 됐다. 주변의 많은 연락과 칭찬을 받았고 덕분에 책도 쓰게 됐다.
생각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의 연락을 받고 좋은 이야기를 전해 듣다 보니, 문득 질투심 많던 그 시절의 내가 떠올랐다. 그때 느꼈던 감정을 누군가는 나를 보고 똑같이 느낄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 생각은 역시 맞았다. 친구로부터 비슷한 이야기를 듣게 된 거다. 내 그림과 글을 지인에게 추천해주며 너도 한번 도전해 보라고, 이렇게 하고 있는 친구가 있다고 했는데 ‘이 정도는 나도 충분히 할 수 있지’라고 했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만감이 교차했다. 기분이 나빴던 게 아니다. 나도 같은 생각을 했었기 때문에 그저 놀랐다. 그리고 친구는 덧붙여 이런 말을 해 줬다.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는데, 너는 하지 않았냐고. 무엇을 막론하고 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므로 나는 네가 참 멋있다고.
창작활동을 시작하기 전에도 머리로는 알고 있었다. 시작이 어렵다는 거. 누구나 하는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게 대단하다는 것도.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시작한 사람들을, 그 시작을 꾸준함이라는 용기로 지속해오고 있는 사람들을 알게 모르게 평가하고 마치 내가 그 우위에 있는 듯 우쭐대던 불행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글과 그림을 가볍게 시작했다고는 했지만 사실 오래도록 품어왔던 꿈이었다. 혼자 연습도 많이 했다. 하지만 이 과정을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 그렇기에 쉽게 이야기할 수 있다. ‘나도 저 정도는 할 수 있어’라고.
직접 해 보니 알겠다. 내가 감히 질투했던 많은 사람들이 실로 얼마나 대단했었는지를. 가벼워 보이는 그 시작을 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행이 있었는지. 그리고 그 시작을 꾸준히 이어가는 삶은 존경받아 마땅하다는 것까지.
참으로 부끄럽지만 나는 이제야 불필요한 질투심을 내려놓게 됐다. 여전히 배울 게 많은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