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일하게 감정을 움직인 팝업스토어
올해 다양한 행사와 전시, 팝업스토어 등 다양한 공간을 방문하며 느낀 점은 마케터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보니 공간을 공간 그 자체로 즐기기보다는, '콘셉트가 좋네', '퀄리티가 좋아서, 돈 쓰는 게 아깝지 않은 팝업이네', '이런 부분은 조금 아쉽다.', '우리 브랜드는 어떻게 해볼 수 있을까?' 등을 생각하며 감상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방문한 '키크니 개인전'은 올해 유일하게 온전히 '감상'을 하게 해 준 공간이었고, 그 감정을 꼭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는 마음에, 이렇게 감상 후기를 남겨보려 합니다.
10.21~12.10까지 진행된 키크니 전시는 원래 12.3까지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인기가 너무 많아 무려 일주일이나 전시 기간을 연장했습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도, 대기시간이 3시간이나 될 정도로 줄 서있는 사람이 무척 많았고, 솔직히 이때는 그냥 집에 갈까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황금 같은 주말에 짬 내서 보려 했던 전시에 3시간 이상 기다려서 봐야 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죠.
하지만, 다른 날에는 다시 오기 힘들다는 생각에, 주변 카페에서 작업하며 기다리다가 오랜 기다림 끝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나는 원래 키크니 작가를 팔로우하고 있긴 하지만, 콘텐츠를 꾸준히 보는 편은 아니었습니다. 유머러스한 콘텐츠가 보이면 조금씩 보는 정도였죠.
그래서 전시를 방문하기 전에 기대했던 부분도, 얼마나 유쾌하고 재미있는 것들이 많을 지에 대한 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방문하고 보니,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유쾌하고 재미있는 내용들이 무척 많았습니다.
인스타에서 글로만 봐도 재미있던 것들을, 공간에 녹여서 표현하니 더 유쾌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미친 작가, 미친 공간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이것이 아니었습니다.
전시에서 동물에 관련된 섹션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었는데, 하나의 사연을 단순히 그림으로만 표현한 것이 아닌, 공간과 영상으로 표현한 부분을 보고, 과거에 함께했던 반려동물들이 떠올랐습니다.
제가 잘해주지 못한 친구들이, 저렇게 무지개다리로 편하게 갔다는 상상을 할 수 있어서 너무 감동적이면서도 미안한 마음이 들더군요.
"인생은 어디가 앞인지 모르잖아요."
텍스트만으로도 감동적인 문장에, 공중에 떠 있는 모형으로 문장을 120% 표현한 것을 보고, '이 작가는 진짜 미친 작가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본인이 표현한 문장과, 그 문장을 어떻게 해야 최상의 방식으로 전달할 수 있을지, 꿰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게 바로 공간 예술이고 예술의 순 기능이구나...! 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공간이었습니다.
이 외에도 너무 많은 감동과 재미를 주는 내용이 너무 많았습니다. 굿즈도 정말 다양하고 이색적인 콜라보 제품들이 많아서 전시가 끝나도 굿즈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집에 돌아가는 길에, 이만큼 감동하고 마음을 움직인 전시가 이전에 있었나?라고 생각해 보니 없었습니다.
특히 단순히 재미만을 위한 것이 아닌, 작가 본인의 어두운 내면을 언어와 그림을 통해 유쾌하게 표현하고 그것이 공감받고 많은 사람들을 위로하고 있다는 것이, 전시를 감상하며 오롯이 전달되어 많은 여운을 남기게 한 전시였다고 생각합니다.
키크니 작가님의 다음 전시가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언제 다시 열리든 꼭 다시 방문하고 싶습니다.
전시를 보고 나니 어느새, 가볍게 즐거운 콘텐츠를 즐기던 수준에서 작가의 팬이 되어버린 것을 알았죠.
https://www.instagram.com/keykney/
혹시 아직 키크니 작가를 모르시는 분이라면, 이 글을 핑계 삼아 한 번 방문해서 콘텐츠를 즐겨보시길 바랍니다.
플레이시보(PLAYcebo)는 집구석마케터(에디터J)를 포함한 세 명의 에디터가 모여 주기적으로 세미나, 박람회, 북토크, 팝업스토어 등 비즈니스 관련 행사나 영감을 주는 공간을 방문하고 각기 다른 채널을 활용하여 리뷰하는 콘텐츠를 작성하는 크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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