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도 평범하고 꾸준하게 성장하는 현실적인 방법
스타트업에선 첫 직장생활부터 사수 없이 홀로 커리어를 시작하게 된 사람들이 무척 많습니다. 저 또한 그런 사람들 중 하나입니다. 직장생활 5년 동안 사수가 있던 기간은 고작 1년 정도였죠.
특히 저는 디자이너로 시작했지만 마케터로 커리어 전환을 한 케이스라 정말 마케팅에 대한 지식이 아예 없는 상황에서 시작했고, 배워온 것과 전혀 다른 커리어에 대해 기초부터 쌓아야 하는데 사수도 없는 환경에서 성장하기는 정말 어려웠죠.
이번 글에선 1~2년 만에 엄청난 성과를 내고 몇 천 만원씩 연봉을 쭉쭉 미친 듯이 올리는 그런 소설 같은 이야기가 아닌, 빠르진 않지만 꾸준하게 연봉을 올리고 있는 평범한 직장인의 현실적인 성장 방법을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1) 추상적인 장점을 구체적인 강점으로
2) 랜선 사수 만들기
3) 작고 소중한 내 연봉의 이유 찾기
*장점 : 좋거나 잘하거나 긍정적인 점
*강점 : 남들보다 우세하거나 더 뛰어난 점
여러분들은 어떤 장점을 가지고 있으신가요? 보통 장점을 표현하는 단어들은 대부분 추상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장점을 말할 때 단골로 나오는 단어인 인내심, 커뮤니케이션 능력, 창의성, 도전정신, 열정 등의 단어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무척 추상적인 단어들이죠.
저의 사례로 간단히 이야기해보자면, 사회초년생 때 콘텐츠마케터로 마케팅 커리어로 시작했던 제가 생각한 스스로의 장점은 아이디어를 잘 내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제 기준에서의 장점이었던 것이지, 남들과 비교할 수 있는 강점은 아니었죠.
이때 제가 고민했던 부분은 '아이디어'라는 장점을 구체화하면 어떤 개념이 될 것인가? 였습니다. 고민 끝에 제가 내린 답은 '기획력'이라는 개념이었습니다. 그래서 기획력을 성장시키기 위한 훈련을 스스로 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수도 없고, 시골에서 올라와 연고도 없어 딱히 물어볼 사람도 없던 저는 세 가지 간단한 습관을 만드는 것을 통해 연습하기 시작했죠.
어릴 적부터 일기 쓰라고 하면 한 번도 끝까지 써 본 적 없을 정도로 게을렀고, 디자인을 전공하며 저의 생각을 글로 쓰는 것을 무척 귀찮아하고 싫어했습니다. 하지만 기획력을 키우기 위해선 반드시 '기록'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딱 맞는 기록 법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카카오톡 '나에게 보내기' 기능으로 낙서장처럼 활용하는 것입니다. 생각보다 허접한 방법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불편하게 항상 노트와 펜을 들고 다니기 싫었고, 너무 각 잡고 체계적으로 정리하다 보면 오히려 빠른 생각의 흐름이나 찰나의 감정이나 포인트를 놓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그래서 빠르고 간편하며, 시간까지 기록되어 회상하며 기억하기도 쉬운 방법을 찾다 보니 이 방법이 저에겐 가장 좋은 기록방법이었습니다. 생각의 정리가 필요할 때, 번뜩이는 아이디어나 생각을 빠르게 기록하고 싶을 때, 수많은 단톡방이나 커뮤니티에 수없이 올라오지만 지금 당장 읽기엔 어려운 양질의 자료를 저장하고 싶을 때 등 수많은 순간을 꾸준하게 나에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활용하는 방법은 최소한의 '키워드'를 머릿속에 기억하고 있는 것이죠. 키워드를 기억하고 있으면 과거에 생각만 하고 발전되지 않았던 아이디어들이나 기록들을 다시 꺼내 보기 쉽고, 카톡 서비스를 못쓰게 되지 않는 이상 몇 년 전이든 기록만 해놨다면 다시 찾아볼 수 있죠.
성공한 사람들이 말하는 '각 잡고 하는 기록'이 어렵다고 기록 자체를 포기하지 말고, 저처럼 '간단한 날것의 기록'으로 시작하면 장기적으로 상상 이상으로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을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 예시로 저는 이제 카카오톡 기록하기만 하는 것이 아닌, 목적에 따라 블로그나 노션, 브런치 등에 기록을 하는 단계까지 왔으니까요.
아이디어를 기록해 놨다면 그다음은 디테일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이디어는 실제로 실현 가능해야 의미 있다고 생각했고,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를 남들보다 잘 떠올리고 생각하기 위해선 '어떻게' 실현 가능할지도 항상 염두하는 습관이 만들어져야 된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생각한 것은 기획서를 작성해 보는 것입니다. 거창한 기획서가 아닌, 워드 문서 1~2page 분량으로 편집 가능할 만큼으로 간단하게 압축해서 기획서를 써 보는 것이죠.
1. 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Why)
2. 어떤 기대 효과와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지 (Effect)
3. 이것을 실현시키기 위해 어떤 일을 실행해야 하는지 (Action)
4. 이것을 실현시키기 위해 얼마큼의 자원이 투자되어야 하는지 (Resource)
5. 이로 인해 예상되는 리스크가 있는지 (Risk)
괜찮은 아이디어가 있을 때, 위의 5가지로 질문을 답을 작성해 보면 생각할 땐 좋아 보였지만 실현이 불가능하거나 현재 상황에 맞지 않는 '빛 좋은 개살구' 같은 아이디어들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저는 지금도 괜찮아 보이는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이 과정으로 필터링을 자체적으로 한 후에 괜찮으면 동료들에게 공유하곤 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어느 정도 익숙해져서 아이디어의 규모가 작거나 굳이 적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항목들이 있다면 굳이 작성하지 않고 머릿속으로 필터링을 한답니다:)
세 번째는 1),2) 번을 하기 위한 기초 체력이 되어 주는 '인풋 늘리기'입니다. 개인적으로 세 가지 습관 중 가장 중요한 습관을 선택하라고 하면 이 습관을 선택할 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상황에 맞는 아이디어가 꾸준하게 떠오르고 그것을 현재 상황에 적용시킬지에 대한 고민을 위해선, 그 분야에 대한 지식과 정보들이 끊임없이 들어와야 합니다. 즉, '인풋'이 늘어나야 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저의 환경 자체를 마케팅에 대한 인풋이 끊임없이 들어오는 환경으로 만들고, 생활 속에서 받아들이는 게 당연한 습관이 되도록 만들었습니다.
인터넷을 켜면 'supple'이라는 서비스를 통해 매일 내가 원하는 카테고리의 칼럼을 추천해 주고 있고, 유튜브도 프리미엄 결제를 해서 쓰고 있지만 평소에는 광고를 보기 위해 일반 계정을 활용해서 봅니다. 그리고 내가 관심 있는 분야의 단톡이나 커뮤니티에 꾸준하게 참여하고, 강연회/스터디도 쉬지 않고 참여하면서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게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죠. 그리고 가장 중요한 책을 한 달에 한 권은 꼭 읽는 것입니다.
내면에 쌓이는 인풋이 많을수록 밖으로 발산할 수 있는 아웃풋의 경우의 수는 무한대로 증식합니다. 혼자서 성장해야 하는 분이라면, 인풋을 늘리는 환경을 만들고 언제든지 활용할 수 있는 기초 체력을 반드시 키워놔야 합니다.
사수가 있다는 것과 없다는 것은 무척 큰 차이가 있습니다. 그중 가장 치명적인 것을 고르자면 '수많은 시행착오에 대한 데이터가 없다는 것'과 '의견을 나눌 사람이 없다는 것'입니다.
시행착오에 대한 데이터가 없다는 것은 앞으로 겪어야 될 시행착오를 필터 없이 모두 건드려봐야 그게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의견을 나눌 사람이 없다는 것은 본인이 잘못된 방식으로 일을 하더라도 바로잡아 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것입니다.
결국 이 두 가지에 대한 리스크는 한정적인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게 하여 조직과 개인이 성장하는 속도를 늦추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저도 혼자 감당하는 상황이 벅찬 경우가 너무 많았고, 2~3년 차부터 '랜선 사수'를 찾아 돌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위의 '인풋 늘리기'에서 이야기한 커뮤니티나 강연회/스터디를 통해 제가 성장할 수 있는 곳, 제가 가르침을 청할 수 있는 곳을 하이에나처럼 찾아다녔습니다. 그리고 제가 업무에서 어려움에 봉착하거나 새로운 분야의 의견을 필요로 할 때 정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제가 지금 들어가 있는 마케팅/비즈니스 관련 단톡만 11개, 슬랙 커뮤니티만 7개 정도 됩니다. 그리고 현재 참여하고 있는 스터디가 4개나 되죠. 이제는 도움을 청하기만 하는 것이 아닌, 도움을 요청하시는 분들께 제가 가진 경험과 노하우를 나누며 나의 경험들이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것을 경험하고 자존감과 자신감도 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죠.
만약 혼자 성장하는 게 힘들고 어려우시다면, 꼭 랜선 사수를 찾아 나서서 도움을 요청하세요. 그리고 나중에 다시 나눠주세요. 그러다 보면 성장하고 있는 본인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PS. 이 중 개인적으로 가장 많은 도움을 받았던 곳은 '청년마케터' 단톡방이었습니다.
마지막 주제는 연봉에 관한 주제입니다. 생각보다 알아서 적절한 연봉을 올려주는 회사는 많지 않습니다. 특히나 스타트업이라면 더욱 그렇죠.
스타트업에선 연봉이 오르지 않는 것도 무서운 일이지만, 근거 없이 쉽게 연봉이 오르는 것도 경계해야 합니다. 본인의 능력 이상을 과도하게 받게 되었을 때, 그것을 제대로 증명하지 못하면 물경력에 연봉만 높은 사람이 되어 어느 순간 경력이 단절될 가능성도 있으니까요.
연봉협상은 보통 다니던 회사에서 하게 되는 경우와, 이직하며 하게 되는 경우로 나뉩니다.
먼저 다니던 회사에서 연봉협상을 하게 되는 경우 생각보다 '협상'이 아닌 '통보'를 받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협상'을 주장하지 못하고 '통보'를 받아들이는 것은 여러분이 회사보다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직을 하며 연봉협상을 하게 되는 경우는 보다 '협상'에 가깝긴 하지만 마찬가지로 정보가 부족하다면 원활한 협상을 진행하기엔 어렵습니다.
그래서 연봉협상에선 정보가 무척 중요합니다. 최소한 주장을 하기 위해선, 비슷한 직군, 비슷한 연차의 업계 평균 연봉이라도 알아야 하겠죠. 구인구직 관련 사이트를 맨날 보라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연봉협상 시즌엔 최소한의 검색이라도 꼭 해보세요.
업계 평균 다음에 필요한 무기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성과입니다. 실제 회사에서 어떤 성과가 있었고 목표치를 얼마큼 달성했는지 알고 협상장에 들어가야 합니다. 여기서부터가 진짜 연봉협상의 시작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성과를 못 낸 상황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성과를 낸 상황에서 후려치기 당하지 않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위에 방법만 가지고는 해결이 안 된다면 이제부터가 진짜 정보 싸움이 필요합니다. 정보라는 것은 한쪽만 가지고 있을 때 그 가치가 올라가죠. 그렇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꼭 했으면 좋겠는 부분은 '나'라는 사람의 시장 가치을 아는 것입니다. 번거롭더라도 리멤버, 원티드, 로켓펀치 등 이력서를 1년에 한 번이라도 꼭 업데이트하고 제안받는 기능을 열어놓으세요. 제안이 오면 무작정 이직하라는 것이 아니라, 커피챗도 해보고 면접도 진행해 보고 하면서, 제안 오는 것들을 확인해 보고 당신의 이력이 시장에서 매겨지는 연봉의 평균치를 알아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정말 괜찮은 곳이 있다면 이직하는 것도 방법이죠.
위의 과정에서 핵심은 협상에서 쫄지 말고 당당해 지라는 것이죠. 적어도 나의 경력/능력을 인정하지 않고 후려치는 기업은 저자세로 수긍하지 말고 당당하게 때려치우세요. 그런 기업에 있어봤자 물경력만 쌓이고 마음만 더 힘들어질 곳이 뻔합니다.
특히 돈이 없다는 핑계로 인정으로 호소할 때, 정말 그 비즈니스에 큰 뜻이 있는 게 아니라면 마찬가지로 과감하게 이직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가뜩이나 귀여운 연봉인데, 본인이 안챙기면 아무도 안챙겨주니까요.
뭔가 대단한 방법은 없습니다. 성공한 사람들처럼 엄청 힘들게 실행한 것도 아닙니다. 다만 평범한 사람에 맞게 꾸준하게 성장하길 원했고 현실적으로 제가 가능한 범위 안에서 실행했던 내용들을 담아봤습니다.
스타트업에서, 작은 기업에서 사수 없이 혼자서 고생하는 마케터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에 대해 궁금한 부분이 있으시다면 언제든지 댓글 남겨주세요.
PS. 아래 링크는 제가 블로그에 작성했던 인풋에 관련된 글입니다. 참고 삼아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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