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관 입장에서 본 '눈이 가는 포트폴리오'
요즘 마케터를 채용하는 기업들을 보면, 필수 제출 사항에 '포트폴리오'가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조직 안의 만능엔터테이너(잡부)로 통하는 마케터인 만큼 단순 이력서만 보는 것보다, 이 사람의 산출물 기반으로 평가를 하는 것이 요즘의 일반적인 평가 방식이죠.
그래서 마케터로 취준을 하고 있거나, 이직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대부분이 문서의 형태(PDF)든, 웹의 형태든, 제출하기 위한 '포트폴리오'를 준비하거나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선, 제가 수없이 포트폴리오를 수정하며 알게 된 방법과, 면접관으로서 참여하며 느낀 점을 바탕으로 눈이 갔거나, 혹은 빠르게 흥미를 식게 만드는 포트폴리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이 글은 현재 제가 속한 조직과는 무관하게 저의 개인적인 주관이 들어간 의견이라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1) 포트폴리오? 노션폴리오?
2) 커뮤니티 & 부트캠프 템플릿 금지
3) '모든 프로젝트'가 아닌 '기여한 or 성장한 프로젝트'
4) 타임라인은 이력으로 충분합니다
요즘 서류로 포트폴리오를 제출하라고 하면, PDF만 제출하는 사람도 있고 노션폴리오만 제출하는 사람도 있고 둘 다 제출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조직의 특징에 따라 선호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둘 중 선택하라 하면 뭐가 더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죠.
다만 여기서 뭐가 더 좋냐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닌, '뭐가 나에게 & 상대에게 적합할 것인가?'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기본적으로 PDF파일을 필수로 제출하라고 하는 곳이라면, 자료를 웹상에서 보고 끝날 수도 있지만 '지류로 출력해서 볼 수도 있다'라는 것을 염두하며 제출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면접까지 진행된 상황이라 했을 때, 요즘은 면접관이 노트북을 들고 오는 경우도 있지만, 자료를 출력해서 들어오는 경우도 생각보다 많죠.
그렇기 때문에 PDF 파일이라고 명시한 곳이라면, 노션폴리오만 제출하는 것은 되도록 피해야 하는 일이라는 것이죠.
그리고 생각해 보면, '포트폴리오'를 제출하라고 한 곳은 있어도, '노션폴리오'를 직접적으로 제출하라고 하는 곳은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노션이라는 툴이 유명해지고, 활용하는 조직이 많아지면서 본인이 노션을 잘 다룬다는 것을 어필하거나, 특색 있는 포트폴리오를 제출하기 위해 노션폴리오를 제출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이지, 아직까지 암묵적으로 기업 간의 합의된 방식은 노션폴리오가 아닌 'PDF로 제출된 포트폴리오'인 것이죠.
기본적으로 PDF 포트폴리오는 '문서'형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용을 구성함에 있어서 흐름과 연속성을 바탕으로 끝까지 보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죠.
하지만 노션폴리오는 '웹사이트'라는 것을 기본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물론, 노션폴리오도 하나의 랜딩페이지처럼 구성하여 PDF 포트폴리오와 비슷한 역할을 할 수 있지만 두 개 다 제출하는 상황이라면, 노션폴리오는 연속성을 보여주는 '문서'의 역할보다는 나에 대해 더 폭넓게 표현할 수 있는 Hub 웹사이트의 느낌으로 구성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프로젝트 중심의 자료와 함께, 인간적으로 이 사람에 대해 알 수 있는 자료가 함께 제출되는 것이니 +는 될지언정, -가 되는 상황은 거의 없죠.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특정 채용 시기마다 묘하게 비슷하거나 완전히 똑같은 양식의 포트폴리오를 제출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습니다. 그래서 항상 물어보면, 특정 부트캠프나 커뮤니티에서 배포된 템플릿인 경우였죠.
그리고 만약 그런 사람들 중에 면접까지 진행된 경우가 있다면, 오지랖이라 느낄 수도 있지만 전 반드시 "다른 곳을 더 지원할 계획이 있으신지는 모르겠지만, 되도록이면 템플릿은 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말해주곤 합니다.
템플릿을 쓰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만, 사용할 것이라면 본인의 특색에 맞게 충분히 변형해서 활용해야 하는데, 구성은 바꾸지 않은 채 텍스트만 바꿔서 사용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알고 조금 충격이었습니다.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서류'라는 아주 짧고 지나칠 수 있는 포맷으로 평가를 받아야만 하는 상황에서, 본인만의 작업물과 인사이트가 고스란히 녹아들어 간 '포트폴리오'의 구성이 남들과 똑같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이죠.
사전에 같은 템플릿을 받아 본 경험이 있는 평가자 입장에선, 아무리 열심히 준비했다 하더라도 그 템플릿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성의 없다'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러니 되도록이면, 조금 서툴더라도 본인이 직접 만들거나 본인의 특색에 맞게 바꿔서 사용하세요
저의 경우 포폴을 반도 안 읽게 되는 몇 안 되는 케이스가 있는데, 말도 안 되게 분량이 많은 경우가 그렇습니다. 보통 이런 경우는 본인이 했던 모든 프로젝트에 애정이 있어, 굳이 서술하지 않아도 되는 프로젝트나 내용까지 모두 구성에 포함하여 작성한 경우가 대부분이죠.
예전에 포폴 분량만 1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을 받았을 때, 어떻게 용량 제한을 뚫고 이걸 제출했는지도 신기했지만, 제가 그 포폴을 보는 것에 들인 시간은 5분 정도였습니다.
분량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앞에 목차 부분에서 흥미가 있는 키워드를 보고 그 키워드가 있는 부분만 확인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힘들게 그 포폴을 만든 것은 알지만, 한정된 업무시간에 효율적으로 업무를 해야 하는 입장에선 그 모든 내용을 물리적으로 볼 시간이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이것은 저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서류를 검토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서류에선 가장 핵심이라고 생각하는 프로젝트 위주로 3~5개 정도만 디테일하게 설명 후, 우선순위가 떨어지는 내용들은 언급 정도만 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실제 저도 이 방식으로 서류를 수정한 후 서류 합격률이 무척 높아졌던 기억이 있네요.
그리고 여기서 추가적인 팁을 공유드리자면. 본인이 프로젝트 상에서 맡은 구체적인 Role을 기입해 놓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 스타트업 마케터들이나 소규모 인력으로 진행되었던 프로젝트를 설명할 때 난감한 부분이 생깁니다.
그것은 바로, 소규모 인원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본인이 원래 맡은 역할 이외에도 무척 다양한 역할을 모두 소화해서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때 본인의 기여도나 역할을 어떻게 정의해서 기입할지에 대해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런 경우엔, 수행한 다양한 역할 중 본인이 가장 자신 있는 역할이나 성장의 폭이 컸던 역할 위주로 설명해 놓는 것이 좋습니다. 기업에서 원하는 것은 지원자의 '단순히 할 줄 아는 능력'이 아닌 '보다 잘하는 능력'이나 '성장 가능성이 있는 역량'이 무엇인지를 알고 싶어 하니까요.
이 내용은 위의 프로젝트 구성과 연결되는 내용입니다. 지금까지 제가 받아 본 포트폴리오의 90% 정도는 타임라인 기반의 자료였죠. 이것이 틀렸다는 것은 아닙니다.
타임라인 기반으로 설명이 되어 있어도 충분히 매력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으니까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본인의 매력을 표현하는 방식이 타임라인이라면 시너지가 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엔 그저 본인이 작성하기 편한 방식대로 나열한 것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당장 포트폴리오 수정이 필요하신 분이라면 내용 수정 없이 순서만 살짝 바꿔도 훨씬 매력적인 포트폴리오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꼭 한 번 더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대부분 아는 내용을 저의 경험에 빗대어 공유드리는 내용입니다.
저도 포폴을 업데이트하고 관리하는 마케터로서 제가 겪었던 시행착오를 남들은 조금 덜 겪었으면 하는 마음에 보편적인 얘기를 거창한 이야기인 것 마냥 적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에 대해 궁금한 부분이 있으시다면 언제든지 댓글이나 하단의 연락처로 연락 부탁드립니다.
선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낭만있는 마케팅을 지향합니다. 같이 성장하는 마케팅 조직을 만드는 것에 관심이 많으며, 서로의 시너지로 함께 돈을 버는 마케팅을 하고 싶습니다.
現 에듀테크 스타트업 오누이/설탭 유닛 리드
前 출판&에듀테크 기업 개념원리 마케팅팀 리드
前 (창업) 정육 브랜드 '고기마스터' 마케팅 총괄
>> 돈마호크(링크) & 죽통삼겹살 개발
前 B2B 물류 스타트업 마케터
前 기타 창업 1회, 인턴 2회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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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창업을 시작으로 4인 규모의 작은 스타트업부터 현재는 150명 규모의 조직에서 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콘텐츠, 그로스, 퍼포먼스 등 조직의 단계별로 필요한 마케팅을 경험하고 리딩한 경험이 있습니다. 실제 스마트스토어와 오프라인 지점 창업 경험 바탕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비즈니스에 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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