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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걍 Apr 15. 2021

토파즈, 앰버, 너의 눈동자


귤을 졸여서 발라놓은 눈동자에

가만히 시선을 더하고 속삭였지

창세기를 다시 쓰는 것 같아

너는 나의 유일한 사도가 되고

나는 너의 종이 되는 것 같아

내 손이 너의 전부가 된다고 말하면

부정도 미끄러뜨리는 말간 귓바퀴

오르내리는 배 위에 손을 얹고

노아의 방주에 대해 이야기해주었지

세상의 모든 호기심을 삼킨 배

거대한 운명은 너였을 거라고

그러면 바싹 엉덩이로 기대어 오는

켜켜이 쌓인 줄무늬의 온도

아무것도 쓰지 못하는 손으로

너의 머리를 쓰다듬을 때

빈 손바닥 위로 밀밭이 자라나고

사금을 긁어모은 손을

눈가에 풍덩 씻어낸다

떨리는 몸이 웃을 때

물 속에서 밧줄을 던질 때

눈 속으로 가라앉는 햇살이

닻이 되어 심장의 무게를 감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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