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이 왔다. 덕분에 가구들을 잘 주문했단다. 한 가지 더. 텔레비전 받침은 사기였단다. 디귿자 모양의 받침과 그 사이에 들어가는 서랍장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길이를 조절할 수 있는 텔레비전 받침은, 사실 '디귿자' 받침과 '서랍'을 따로 주문하는 것이란다. 즉 핵심만 말하자면 어제 우리가 봤던 가격에서 곱하기 2를 해야만 온전한 텔레비전 받침을 살 수 있는 것이다. 기상천외한 걸까 내가 세상 물정을 몰랐던 걸까. 어처구니없는 상술에 입에서 욕이 튀어나올 뻔했다. 이어서 카톡이 왔다.
부모들이 우리의 어린 시절을 꾸며 주셨으니 우리는 그들의 말년을 아름답게 꾸며 드려야 한다 생택쥐페리
아주 건방지게 어디서 이런 걸 잘도 찾아서 보내왔다.
오후에 다시 카톡이 왔다. 주문을 취소했단다. 주문이 밀려서 연말에나 가구를 받을 수 있다고 했기 때문이다. 코로나 때문에 다들 죽어가는 줄 알았는데 때 없는 호황에 밀려드는 일거리를 감당 못하는 곳도 있구나. 저녁에 다시 가구를 보러 갔는데 어제 본 것만 못하다. 역시 갖지 못하는 것이 더 탐나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