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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뀨우 Dec 08. 2020

내 몸은 사람들의 눈총으로 벌집이 되겠지? 아서라.

2020년 11월 열아흐레날의 단어들

전에 근무환경개선을 주제로 회의를 했다. 나는 지금 상황에 대단히 만족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 의견에 열심히 좋아요만 눌러줬다. 회의에서 나온 의견으로는 첫째, 다른 부서에 가려는 손님들이 우리 부서에 잘못 찾아오지 않도록 안내판 만들기. 둘째, 근무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 '근무집중시간' 팻말을 만들기. 셋째, 졸음이 쏟아질 때 서서 근무하기. 오늘은 실천 내용을 정리한 보고서를 두고 다 같이 회의를 진행했는데, 회의 주제는 뭔가 쌈박한 제목이 없을까 하는 것이었다. 게다가 모두들 진지하다. 영화 '춤추는 대수사선'이 오버랩됐다. 지역 경찰서에 사건 본부가 설치되면 서장, 부서장, 형사과장이 모여 사건 본부 이름을 무엇으로 할 것인가를 두고 머리를 맞대고, 이름이 결정되면 정성스레 먹을 갈아 정갈한 붓글씨로 써내려 간다. 드라마에서 보던 것이 현실에서 일어나다니. 순간 몰래카메라가 아닌지 카메라를 찾을 뻔했다. 내년 근무환경개선 회의 때 불필요한 회의 금지를 얘기하면 내 몸은 사람들의 눈총으로 벌집이 되겠지? 아서라.


真剣(しんけん):진지하다
丁寧(ていねい):정성스럽다
ドッキリ:몰래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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