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고양이를 독립적인 동물이라 했던가?! 두루와 마리를 키우기 전 14년간 강아지들과 함께 했었는데 강아지들보다 이만큼 손이 많이 가는 반려동물은 없을 거야 하며 혀를 내두른다.
하루에 몇 번씩 사냥놀이를 해달라고 하고 졸릴 때는 잠투정도 엄청나게 부린다. 내가 침대에 누워있어야 편하게 잘 수 있는 건지 자꾸 같이 누우라며(우리가 한 무리인 줄 아는듯).
가끔 TV나 인스타를 보다 보면 가만히 잠만 자는 조용한 아이들도 있다. 주인에게 치댕치댕거리지도 않고. 그런 고양이들을 보고선 독립적이다, 도도하다고 말하나 보다.
우리 고양이들이랑 24시간을 붙어있다 보니 나는 그게 도도한 고양이라기보다 주인과 소통하는 시간이 적어서 교감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란 생각도 든다.
우리 두루는 처음 왔을 때 정말 소심하고 겁 많은 아이였다. 펫숍에서 6개월이 넘도록 분양이 안돼서 중요한 시기에 어떠한 것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우리의 가족이 되고 나서 점점 변하기 시작했다. 엄마한테 요청하는 법이나 사랑을 표현하는 법 같은 것들을 배워서 전과는 다르게 많은 감정을 나타내고 소통하게 된 걸 느낀다.
작년에 이사를 하고 나서 며칠 후, 두루가 쉬를 하고 나서 분홍색 모래 같은 것이 묻은 것을 보았다. 아주 살짝. 모래가 묻었나? 싶었는데 혹시 몰라 걱정이 돼서 병원을 찾았다.
"보호자분, 언제부터 그랬어요?"
"어제 처음 봤어요."
이사로 인한 스트레스인 게 맞는 것 같다고, 아주 살짝 결석이 생겨서 그렇다고, 어떻게 이렇게 바로 발견했냐고 의사가 놀라 했다. 내가 늘 애기들을 체크할 수 있으니 가능한 일이었다. 나도 늦게 퇴근하고 매일 같이 집을 비웠다면 아팠을지 전혀 몰랐을 거다.
처방은 다음과 같았다. 좋은 모래(=돈)를 쓰고, 화장실을 자주 청소해주고(=시간), 스트레스를 경감시켜주는 사료(=돈)와 불안감을 낮춰주는 방향제(=돈)를 여러 개 꼽아놓으라는 것.
말 그대로 아프지 않고 행복한 고양이가 되려면 첫째로 함께 시간을 충분히 보내는 집사가 있어야 한다는 거다. 고양이는 아픈 것을 티 내지 않기 때문에 심각해질 때까지 집사가 모르는 경우가 많단다. 집사가 곁에 없는 시간이 길어 초기에 해결될 것도 점점 심해진 후에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둘째는 역시 돈이다.'마음으로 낳아 지갑으로 키운다'는 말처럼, 어느 수의사 선생님이 고양이의 병은 99% 돈이면 해결된다는 말을 하기도 했는데 그만큼 많은 부분을 좋은 제품, 좋은 약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병도 예방되고 치료도 금방 된다는 걸 실감했다.
고양이도 이런데 사람은 오죽할까?
무엇인가를 사랑한다는 건,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싶단 생각이 드는 것과 같다. 그리고 행복이란 건 아프지 않고 서로 함께 의미 있는 시간들을 많이 보내는 것이 아닐까? 그런 면에서 돈과 시간이 많은 부분을 케어할 수 있기에 나에게 소중한 것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시간과 돈을 나는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두루마리야 행복하냥? 같이 행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