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딱 감고 낙하

by 나난

뭔가 다른 것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퇴사하기 2년 전부터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재밌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완강해졌다. 국내 건설사는 너무나도 폐쇄되고 고여있는 조직이라 변화와 발전이 없었다. 회사 자체도 그렇지만 그곳을 다니는 직원들도 마찬가지였다. 내 청춘을 이런 회사에 바치고 싶지 않았다. 이 멈추지 않는 열차에서 뛰어내리고 싶었다.


첫 도전은 헬스 트레이너였다. 뜬금없는 분야였지만 운동을 좋아하기도 했고, 운동을 가르치는 것도 재미있었기 때문에 그냥 이 일을 해보고 싶은 마음으로 시작했다. 그래서 일반인으로서도 취득할 수 있는 헬스 트레이너 자격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매일 저녁 퇴근 후 그리고 주말 할 것 없이 책과 영상을 보며 트레이닝 관련 이론과 정확한 자세를 연습하고 또 연습했다. 나중에 트레이닝을 어떤 식으로 할지 나름의 교육과정도 짜고 고객들에게 보여줄 프레젠테이션도 만들었다. 그렇게 두서너 달 동안 최선을 다했다.


필기시험은 무난히 패스했지만(외우기만 하면 되니) 3명의 체육학과 교수님 앞에서 치른 면접은 여태까지 봤던 면접 중 최악 중에 최악이었고, 이건 무조건 망했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반전! 결과는 합격이었다. 당연히 불합격이라 생각하고 있었건만 간당간당하게 PASS가 된 것이다. 일단 노력을 해본 후 ‘이 정도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며 그냥 도전해버렸더니 괜찮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첫 투자도 그런 식으로 해버렸던 것 같다. 이런저런 조건이 나름 괜찮은 거 같은데, 이 정도면 수익이 날 것도 같은데, 투자금 몇 천만원에 죽기야 하겠나.

일단 그냥 하자, 걍 해!

이 중력에서, 이 관성에서, 이 궤도에서 벗어나고자 마음먹곤 그냥 해버렸다.


뭔가 해야겠다 마음먹고 내디뎠을 때 내가 나아갈 수 없도록 불었던 진짜 역풍은 진짜 내 마음이 아닌 주위 사람들의 마음이었다. 내가 헬스 트레이너가 되겠다고 했을 때 누군가는 그냥 하는 소리겠지, 어떻게 진짜 되겠어?라는 뉘앙스로 말하기도 했다. 월세 투자로 회사를 그만둘 거라 말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저녁에 퇴근하고 뭘 해왔는지 그동안의 주말에 뭘 했는지 어떤 시간을 투자했는지 그 노력은 알지 못한 채 그들의 삶에 비춰 나를 판단하고 비관적으로 말했다. 그러나 그런 역풍이 나를 더 자극하는 부스터로 작용했고 결국 자신 있는 퇴사라는 결과가 나중에 드러나자 모두가 놀랐다.


그때 알았다. 그게 되겠어?라고 말하던 그들은 늘 회사 욕을 달고 다니며 그만두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퇴근 후에 집에 가서 하는 일이라곤 맛집에서 저녁을 배달해먹고 TV 프로그램을 보다 잠드는 것이라는 걸.

만약에 좋아하는 다른 일을 하고자 한다면 부정적으로 말하는 사람들의 말은 듣지 말고 그저 내 갈 길을 가면 된다. 떨어질 거라 생각이 들더라도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시작을 해버리는 거다. 눈 딱 감고 낙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