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공연이 시작하기에 앞서 유니버설 발레단의 문훈숙 단장이 발레단과 공연에 대한 소개로 우리를 따뜻하게 맞이한다. 공연 관련 정보를 미리 검색해 보고 들어가긴 했지만 단장의 우아한 목소리로 직접 듣는 소개는 공연에 대한 기대와 설렘을 배가시켰다
어떤 마음으로 공연을 관람해야 할까, 어떻게 해야 이 공연을 가득 느낄 수 있을까 생각하며 공연장으로 향했다. 한국에만 있는 정이라는 정서에 대해 생각했다. 어떤 말로 풀어서 설명해야 할지 알 수 없는, 그저 ‘정’이라고만 표현될 수 있는 미묘한 정서. 내가 가족에게, 친구에게, 연인에게 혹은 이름도, 하는 일도 잘 몰랐던 어떤 이에게 느꼈던 그 묘한 정서를 되짚어보았다.
그런 ‘정’이라는 정서를 몸짓으로 표현한다니! 다양한 형태의 공연을 보아왔지만 인간이 가진 몸을 이토록 섬세하게 사용하여 주제와 감정을 표현하는 발레의 매력에 도입부부터 완전히 매료되었다. 그중에서도 남녀 2인무가 나에게는 가장 아름답게 느껴졌다. 남성 무용수가 주는 안정감과 여성 무용수가 주는 섬세함과 조화되어 비로소 완전한 하나가 된 느낌을 받았다.
아름다운 음악과 배경, 무용수들이 가진 유려한 선을 더 돋보이게 하는 의상은 공연을 더 완성도있게 만들어주었다. 한국인이 가진 정서, 절제된 아름다움을 너무도 잘 표현하는 공연이었고, 그래서 이 공연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닿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름다운 계절 어느 주말을 유니버설 발레단의 <코리안 이모션>으로 채울 수 있어 기뻤다. 문화예술이 나의 봄을 한 층 더 따듯하게 만들어주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며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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