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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오 Apr 28. 2021

헬스장 할아버지들 유형 4가지

3년 차 헬스인이 정리한 헬스장에 계신 할아버지들의 4가지 유형

3년 차 헬스인이 정리한 헬스장에 계신 할아버지들의 4가지 유형

나는 헬스를 한지 올해로 3년 차가 됐다.

헬스장을 제대로 다니기 시작한 것은 2019년 2월부터 였는데 1년 정도는 운동하는 법을 터득하며 다녔다면 작년이었던 2020년부터 일주일에 최소 4~5번 씩은 다니며 운동을 하고 있다.


덕분에 "몸 좋아졌다.'라는 말을 많이 들으며, 날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는 "운동하나 보네"라는 말을 들을 정도의, 일반인과 비교했을 땐 그나마 운동한 티가 조금은 나는 몸을 갖게 되었다.


유독 신경 쓰이는 헬스장 할아버지들


그런데, 헬스장에서 신경 쓰이는 분들이 있는데 바로 할아버지들이다. 모든 분들이 다 그렇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다만, 같은 남자여서는 모르겠지만, 헬스장에 오시는 할아버지 분들의 행동들이 유독 마음에 쓰인다.


지금부터 내가 겪었던 일들을 얘기해보며 내가 경험했던 헬스장에 계신 할아버지들의 4가지 유형을 말해보고 싶은데 이에 앞서 상황 설명을 간단히 하자면 나는 2019년 말부터 회사 출퇴근 시간을 고려해 아침운동을 다니고 있다. 헬스장이 문을 여는 오전 6시에 가서 샤워까지 마치면 약 7시 25분 쯤 헬스장에서 나와 출근을 한다. 그러다보니 운동 시간에 아침 운동을 하시는 할아버지나 할머니 분들이 많이 오시고 뵙게 된다.




유형 1. 헤어 드라이어를 전신 드라이어로 사용하는 할아버지(아저씨)



헬스장을 다니며 목격한 첫 번째 유형은 '헤어 드라이어'를 '전신 드라이어'로 사용하는 할아버지(아저씨 포함)이다. 사실 헬스장에서 운동을 한 후 가장 편안한 시간 중 하나가 샤워 시간이다. 운동 내내 흘린 땀을 깨끗이 씻어낸 후 상쾌한 기분으로 아침을 맞는 게 아침 운동의 장점 중 하나이다.


그런데 타월로 물기를 제거한 후 헤어 드라이어를 사용하기 위해 탈의실로 나올 때마다 상쾌함을 불쾌함(언짢음, 찝찝함 등)으로 변모하게 하는 행동이 있다. 바로 '나도' 이제 곧 사용해야 하는 헤어 드라이어를 머리 뿐 아니라 신체의 모든 '헤어(hair)'를 말리는 데 사용하는 할아버지와 아저씨들을 목격할 때이다(전신 뿐 아니라 본인의 의류, 양말 등을 말리는 분도 봤다...).


이해를 할 수 없는 부분이 2가지가 생긴다. 첫 번째 부분은 '왜 머리 말리는 기구로 몸의 모든 곳'을 말리냐하는 것이다. 물론 이 부분은 이해를 하시는 분도 많을 것 같다. 내 집에서 나만 쓰는 헤어 드라이어라면 내가 어떻게 쓰든 상관 없으니까!


여기서 두 번째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생긴다. '왜 다른 사람도 함께 써야 하는 드라이어를 그들의 '은밀한 부분'까지 노골적으로 사용하는 지'에 대한 부분이다. 나 혼자 쓰는 것이면 상관 없지만 수량이 한정되어(우리 헬스장은 단 2대 뿐이다...) 다른 사람도 함께 써야 하는 공용 물건이면 뒷 사람을 생각해서 사용해야 하는 것이 아닌지 생각이 든다. 


이러한 모습을 볼 때면 난 헤어 드라이어를 사용하기가 매우 꺼려지며 찝찝한 기분이 들어 정말 빠르게 머리만 대강 말리고 나오는 편이다. 


유형 2. 과도한 몸동작으로 하이킥 하신 할아버지


내가 헬스장에서 목격한 할아버지들의 두 번째 유형은 '과도한 몸동작'을 사용하시는 것이다. 이 부분이 첫 번째 유형처럼 불편하거나 신경 쓰이는 것은 아니다. 어차피 사람마다 운동하는 목적과 방식은 다 다르며 내게 피해만 없다면 어떻게 운동하시든 자유롭게 하실 수 있으니까.


그런데 이러한 몸동작이 한 번 나에게 피해를 준 적이 있다. 운동 중간 잠시 정수기에서 물을 뜨고 자리로 돌아가던 중이었는데 한 할아버지가 누워서 허리에 반동까지 주시며 과도하게 양 다리를 머리 위로 올렸다 폈다를 반복하고 계셨다. 통로가 좁았기 때문에 살짝 피하면서 가려고 했는데 날 못보셨는지 양 다리를 쭉 피며 내 팔을 가격하셨다. 마치 발차기를 하듯이 충격이 강력해서 물통을 떨어뜨렸고 할아버지를 순간적으로 원망하게 됐다. 이내 할아버지는 바로 "에고 죄송합니다."라고 사과 하셨지만 이 후에도 그 동작을 반복하며 과도하게 몸을 푸는 할아버지가 괜히 미웠던 적이 있었다.  


이 외에도 머신이나 케이블을 이용해 운동하시는 할아버지 중 머신이 부셔져라, 마치 놀이기구 타듯이 큰 소음을 내며 운동하시는 할아버지도 있다. 물론 반면에 조용히 다른 이에게 피해 없이 운동하시는 할아버지 분도 많다.



유형 3. 갑작스런 노래로 깜짝 놀래키는 할아버지


세 번째 유형은 갑작스런 노래로 깜짝 놀래키는 할아버지다. 특히 운동 후 샤워를 하거나 옷을 갈아 입을 때 노래를 부르시는 할아버지들이 많은데, 혼자만 들릴 정도로 조그맣게 부르는 거면 아무런 상관이 없지만, 마치 그 공간에 나 혼자만 있다는 듯이 큰 소리로 흥얼거리며 노래를 부르는 할아버지들이 있다.


내가 신경 쓰이는 건 그 노래가 언제 나올지 몰라 방심하고 있다가 갑자기 크게 부르실 때 깜짝 놀란다는 것이다. 특히 목소리가 울리는 샤워장에서 갑자기 노래를 부르면 깜짝 놀라 짜증이 나는 경우가 많다. 



유형 4. 20대의 몸을 가진 멋쟁이 할아버지


마지막으로 내가 본 헬스장 할아버지 유형은 '20대의 몸을 가진 할아버지'이다. 헬스장에서 운동하며 상당히 멋있다고 생각하는 몇 부류의 사람들이 있는데 단연 그 중 하나이다. 겉으로 보기엔 60대 정도로 보이시는 분이 넓은 등판과 두꺼운 몸, 그리고 이에 맞먹는 무게와 운동량을 뽐내며 운동 하시는 모습을 보면 '나보다 낫다'라는 생각이 나며 이후 나이가 들어서도 저렇게 운동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든다.


겉으로만 봤기에 그 분이 어떤 인생과 품성, 경험을 갖고 계신지는 모르지만 단연 운동하는 모습만 보자면 존경스러운 마음까지 들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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