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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현 Jul 22. 2021

BBC 아나운서가 되려고 영어를 배우는 것도 아닌데

낯선 설렘: 필리핀

#동남아 #아세안 #필리핀 #마닐라 #인터뷰 #감성현


내가 필리핀 마닐라까지 와서 영어 공부를 했던 이유는

그 아이와 같은 하늘 아래에서 숨 쉬기가 힘들어서였고, 

그래서 한국을 떠나고 싶었는데 마땅한 명분이 필요했고, 

무엇보다 그 아이의 부모가 내게 물었던 첫 질문이 '자네 영어 할 줄 아나?'였고, 

그때 대답한 "아니요."라는 대답이 왜 그런지 몰라도 부끄러웠고,

이제는 그 아이를 떠나, 

극장에서 자막 없이 스크린 속 배우들의 연기에만 집중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자막 없이 영화에 좀 집중하고 싶어서요."


영어 공부의 이유가, 

꼭 거창해야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다. 





영어가 즐거워요.


피플 인 마닐라: 인터뷰#4


캘빈은 대학생이다. 그리고 졸업반이다. 

곧 사회로 나가 치열한 야생에서 자신의 몫을 제대로 해내고 싶다는 캘빈은, 

한 걸음씩 자신만의 길을 계획하고 준비하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캘빈을 만났을 땐, 

이미 그는 마닐라에 완벽하게 적응해 있었다. 


Kelvin

영어를 배우면 최소한 선택할 수 있는 일자리가 많아지잖아요. 

비단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전 세계 어디에서든 일 할 수 있으니깐, 그만큼 일자리가 많아지는 거죠. 

아, 물론 미국, 캐나다 같은 곳만 염두하고 얘기하는 건 아니에요. 

인도나 중국, 그 외 많은 나라에서 영어를 잘하는 사람을 필요로 하잖아요.

그래서 영어를 공부하고 있어요. 


취업을 위해 영어공부를 한다는 캘빈은 확실한 목적이 있어서일까? 

좀 더 여유롭게 영어공부를 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 정도로 

빽빽한 영어 공부 일과를 소화해내고 있었다.

 

Kelvin

하루 일과는, 

아침 8시 정도에 일어나서 인터넷으로 한국어로 된 강의를 보고, 

10시부터 두 시간 투터를 하고 점심 식사 후 또다시 두 시간 투터를 더 하죠. 

그 후엔 저녁 식사 전까지 다시 한국어로 된 강의를 봐요. 

그럼 금방 저녁 식사 시간이 되죠. 

그 후엔, 그날 배웠던 내용, 까먹기 전에 복습을 하고 잠들죠. 

대충 이런 일정이에요. 

아, 대신 주말엔 놀아요. 

마닐라 곳곳을 구경하기도 하고 친구들 만나 술 한 잔도 하고 마사지받으러 가기도 하고. 

가끔은 극장에 가서 영화도 보고 수영장에 가서 수영도 해요. 

밖에 나가기 싫은 기분이 들면 인터넷으로 다운 받아 놓은 한국 쇼 프로그램이나 드라마 같은 것도 보고요.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엔 가까운 곳이라도 좋으니 필리핀 지방으로 여행도 가볼 생각이고요.


여행하니 필리핀 마닐라가 있는 루손섬을 여행했던 기억이 났다. 

바기오를 시작으로, 바나웨, 본토크, 사가다, 라왁 그리고 파굿풋까지. 

지금은 산을 뚫은 터널도 생겨서 이동이 쉬워졌다고 하는데 내가 루손섬을 여행할 때만 해도, 

그 터널이란 게 없어서 커다란 산을 뱅뱅 돌면서 평균 10시간은 버스 안에서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 당시엔 왜 이렇게 고생을 하면서 여행을 계속할까 싶기도 했는데, 

지금에서 돌이켜보면 내가 마닐라에 있는 동안 경험했던 수많은 일들 중에 가장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캘빈에게도 얘기해주며 도전해 보라고 권했지만 캘빈은 그렇게 많은 일정을 여행에 보낼 순 없다고 했다. 

그냥 마닐라에서 가까운 민도르, 화이트비치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GHam

그러면 지금까지 혹시, 마닐라 외, 가본 곳은 있어요?

 

Kelvin

아니요, 마닐라가 처음이에요. 

그래도 여기 오래 있다 보니 듣게 되는 정보는 많죠. 

같은 하숙집에 머물던 사람 중에 세부에 있다 온 사람도 있고, 

어학원에서 오다가다 만나는 사람들 중에선 바기오나 일로일로에 있다가 온 사람도 많으니깐요. 

지금처럼 작가님을 통해 바나웨, 사가다 같은 곳도 듣게 되는 것처럼요.

 

GHam

마닐라 말고도, 영어공부를 위해 많이들 가는 곳은 어디예요?


Kelvin

음. 아까 이야기했던 바기오나 일로일로도 있지만, 

뭐니 뭐니 해도 세부죠. 

세부의 장점은 역시, 바닷가가 있다는 사실이죠. 

공부하다 지치면 바닷가 가서 그냥 놀다 오면 되잖아요. 

마닐라는 항구 도시지만, 모래사장이 있는 바닷가가 없잖아요. 

그래서 마닐라에서 바닷가를 가려면 최소 4시간은 달려야 하는데, 그 점은 아쉽죠. 

뭐 그래도 마닐라에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그만큼 많은 투터가 있고, 구하기도 쉽죠. 

대신 물가는 다른 곳에 비해 좀 비싼 편이라고 해요. 


GHam

아까 이야기한 바기오나 일로일로는 어때요?

 

Kelvin

저도 직접 가보지는 못했지만 다녀온 사람들에게 들은 바로는, 

바기오는 마닐라의 축소판이라고 해야 할까? 너무 작아서 심심하데요. 

일로일로도 물가는 조금 싸서 그 점은 괜찮지만, 워낙 시골이라 놀게 하나도 없다고 해요. 

마치 머리 깎고 절에 들어가는 기분이라던데요? 

정말 공부만 열심히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죠. 


그렇다면 캘빈은 왜 마닐라를 선택했을까? 

지금처럼 죽어라 영어 공부를 하고 싶다면, 일로일로를 선택하는 게 좋지 않았을까? 

아니면 여행을 좋아한다고 하니, 세부는 어땠을까? 


Kelvin

일로일로는 답답할 것 같아 싫고, 다시 하라고 하면 세부를 택할 것 같아요. 

그런데요. 제가 처음에 왔을 땐 지금처럼 정보를 많이 갖고 있지 않았어요. 

주로 오기 전엔 인터넷으로 정보를 찾아봐야 했는데, 솔직히 신뢰를 할 수 없더라고요. 

온갖 미사어구 투성이고, 너무 주관적이라서요. 광고 같은 포스트도 너무 많고. 

어떻게 보면 내 삶을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결정인데, 인터넷에 맡기고 싶진 않았어요. 직접 느껴야죠. 

그래서 그냥 무작정 왔어요. 여기 와서 몸으로 직접 부닥치며 알아가자는 생각을 했죠. 

그때만 해도 세부 하면 휴양지를 떠올리게 되니깐, 아무래도 마닐라가 더 좋겠다 싶었고요. 


캘빈은 삶을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기로에 서있었다. 

평범하게 대학을 졸업하고, 남들처럼 적당한 직장에 들어가 적당히 월급 받고 살 것인가. 

아니면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모습으로 더 넓은 세계로 나갈 것인가. 


문득, 갑자기 자신의 삶에서 영어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졌다. 

적어도 지금까지 영어의 영자도 모르고 있다가 영어를 처음 접한 건 아닐 것이고, 

우리나라에서 대학교를 다녔다는 것은 적어도 중고등학교 6년 동안은 영어공부를 했다는 의미일 테니까. 

하지만 그 6년으로는 충분하지 않았을까? 

한국에서 영어 공부는 어땠길래 이 먼 곳까지 와서 이토록 죽어라 영어공부를 하는 걸까?


Kelvin

한마디로 지겨웠죠. 

시험을 위한 영어공부였으니깐요. 


시험을 위한 영어 공부.

난 적어도 그런 영어 공부는 공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그것은 교묘한 함정이다. 

맞추게 하려는 게 아니라 틀리게 하는 게 목적이다.  

왜냐하면 등수를 나눠야 하니까.

그래서 배우는 건, 그 함정을 빠져나가는 법에 더 집중하게 된다. 

(적어도 내 세대는 그런 영어 공부를 했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난 영어 점수가 100점 만점에 10점을 넘었던 적이 별로 없었으니, 

정말 참고만 하시길. ㅡ..ㅡ)


Kelvin

지금까지의 영어공부는 누가 시켜서 했다고 해야 하나? 

하고 싶어서 했기보다는 왜 해야 하는지 이유도 모르고 했죠. 

일단 내신 성적을 따야 하니깐 했고, 대학을 가야 하니깐 했죠. 

즐겁지 않았어요. 

단어, 숙어. 그러다 그냥 문장까지 통째로 외워야 했으니깐요.

생각해봐요. 

한국어로 신문을 읽는데, 그걸 그냥 통째로 달달달 외우라니. 

대체 왜요? 그래야 한국어가 늘어나는 것도 아닐 텐데요. 

(안 하는 것보다 늘겠지만) 그런 무식한 가르침이 여전하다는 게 참 그래요. 


언젠가,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내가 한국에서 중학교,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과 사회에 나와서 까지, 

얼추 10년 넘게 배웠던 영어는 영어가 아니라 암기력을 향상하는 훈련이었을 뿐이라는. 

그래서 정해놓은 대본대로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다시 말해 상대 배우가 애드리브라도 치면 당황해서 아무 말도 못 하고 우왕좌왕하게 된다.

 

세상 그 어디에, 감정이 들어가지 않는 언어가 있단 말인가?

언어란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이다. 

내 생각, 내 느낌, 내 감정을 다른 누군가에게 전달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이며,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위대한 방법인데, 

적어도 내가 10년 넘게 배웠던 영어는 언어가 아니었다.

  

내가 생각할 때는, 

언어는 의사소통을 목적으로 배워야 한다. 

그래서 영어를 배우려고 하는 것이다. 


내가 한 세상을 살면서 어떻게 한국인만 만나고 살겠는가. 

조선시대도 아닌 글로벌 시대에 말이다. 

물론, 세계엔 수많은 언어가 있지만, 그중에 유독 영어가 중요한 이유는, 

언젠가부터 세계는 영어가 기준이 되었기 때문이다. 


제기랄.

한국어가 세계 공용어가 되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이렇게 과학적인 언어도 없는데. 


아무튼, 

다양한 언어를 배우고, 구사한다면야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게 쉽지만은 않으니깐, 영어를 배운다.

일본인을 만나도, 중국인을 만나도, 영어만 할 줄 안다면 어느 정도 대화는 통하니깐. 

적어도 내 머릿속에 들어 있는 생각을, 그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효율적인 언어니깐 말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비약이 심할지도 모르지만) 내가 10년 넘게 죽어라 배운 영어는 죽은 영어였다. 

영어의 영자만 들어도 스트레스를 받던 나를, 

그래도 지금까지 열심히 이끌어주신 수많은 선생님들께는 죄송스러운 말이지만.

ㅡ..ㅡ


Kelvin

맞아요. 죽은 영어. 

나중에 써먹을 수 있겠나 생각해보면, 써먹을 수가 없을 것 같더라고요. 

토익에서 아무리 높은 점수를 받아도 외국 사람 만나면 한 마디도 못할 것 같고요. 

읽고 쓰는 건 잘할지 몰라도요. 

전 외국인과 대화를 나누고 싶었어요. 

살아있는 영어. 그걸 배우고 싶었어요.


GHam

그래서, 살아있는 영어는 많이 배웠나요?


Kelvin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이건 확실해요. 

지금은 외워서 말하는 게 아니라 내가 생각하는 것을 말하고 있거든요. 

나 아닌 누군가가 미리 정해 놓은 대사를 뻐꾸기처럼 말하는 게 아니라, 

내 머릿속에서 나오는 생각을 말하고 있는 거죠. 


GHam

한국에서 배우던 입시를 위한 영어와 지금 배우고 있는 살아있는 영어의 다른 차이점이 있나요? 


Kelvin

음.... 한국에서 사용하는 단어나 문장이, 여기서는 안 통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러니깐 콩글리쉬인데 콩글리쉬인 걸 모르고 사용하다 알게 되는 거죠. 

예를 들자면, 우리는 보통 운동하는 곳을 헬스클럽이라고 하잖아요. 근데, 짐이라고 해야 해요. 

단순하게 우리는 콩글리쉬라도 헬스클럽이라고 하니까 상관없잖아 할 수도 있는데, 

이걸 모르고 외국에 나가게 되면 제대로 된 의사소통이 안되게 되니까 문제가 된다고 봐요. 

여기에서는 헬스클럽 하면 일종의 안마방을 떠올려요. 

우리가 받는 건전한 마사지 말고 한국에 있는 불법 안마방 있잖아요, 그런 안 좋은 곳을 떠올리더라고요. 

그래서 언젠가 운동이나 시작할 생각으로 쇼핑몰에 가서 헬스클럽이 어디냐고 안내원에게 물었었거든요. 

근데, 얼굴이 빨개지면서 화들짝 놀라더라고요. 

그때 왜 그러나 했었는데, 나중에 투터가 알려주더라고요. 

아! 그리고 혹시 그린마인드라고 아세요? 

일반적으로 한국인들은 그 단어를 들으면 환경을 생각하고 뭔가 예쁜 마음이라고 생각하잖아요. 

근데 여기선 변태라는 의미예요. 

뭐, 이런 식으로 황당한 경우가 종종 있죠. 

그럴 때마다 신기하기도 하고, 아무튼 재미있더라고요. 


당연한 대답이 나올 거라 생각을 하면서도, 

왜 미국이나 호주, 캐나다로 가지 않고 마닐라로 왔는지를 물었다. 

한국에 콩글리쉬가 있듯이, 필리핀엔 타글리쉬가 있으니깐. 

아무래도 방금 얘기했던 웃지 못할 해프닝이 

여기서 영어 공부를 한다면 줄어들지 않고 늘어나지 않겠냐 싶은 마음에서였다. 


Kelvin

당연히 현실적인 문제가 걸렸죠. 

미국, 호주, 캐나다.... 이런 곳이 더 좋다는 건 알죠. 

하지만, 그런 곳에서 한 두 달 정도 머물 수 있는 비용이면, 

여기선 정말 편하게 반년이나 그 이상도 머물 수 있으니깐요. 

영어가 한 두 달 가지고 해결할 수 있는 건 분명 아니잖아요. 

그리고, 제가 우리가 알고 있는 네이티브 스피커처럼 정확한 영어를 구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아나운서나 성우가 되려고 영어를 배우는 게 아니잖아요. 

난 한국인이고, 한국인 특유의 발음이 섞인 영어도 영어니깐요. 

아까 제가 외국에서 일하고 싶다고 했잖아요. 

하지만 네이티브 스피커가 있는 나라는 아니고요. 

그냥 영어를 사용하는 나라로 가고 싶거든요. 

예를 들어서, 전 마닐라에서도 일할 생각이 있어요. 

이런 생각이 있었기에 즐거운 마음으로 마닐라를 선택했죠. 

그리고 마닐라의 영어를 낮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던데요, 그만큼 나쁘진 않아요. 

여기도 네이티브 스피커 못지않게 발음 좋은 투터도 있거든요. 

아무래도 마닐라가 사람이 많아서, 다른 지역보다는 좋은 투터를 쉽게 구할 수 있긴 해요.

  

GHam

영어 말고, 다른 부분은 어때요?


Kelvin

음.... 낮과 밤이 완전히 다르다고 해야 할까요? 

낮에 만나는 사람들을 밝고, 친절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이라면, 

밤에 만나는 사람들은 지쳐있고, 어둡고 그래요. 

그 때문인지 낮에 보는 마닐라와 밤에 보는 마닐라는 전혀 다르더라고요. 

내가 같은 곳에 있는 건가 싶을 정도로요. 

그리고 마닐라가 필리핀의 수도임에도 불구하고 좀 어둡잖아요. 

가로등이 어두워서 그런가? 그것마저도 많지 않으니, 

우리나라 서울에 익숙한 제가 볼 땐, 완전히 어둠의 도시죠. 

그 때문에 더 마닐라의 밤이 음침하게 느껴지는 것일지도 모르고요. 


살아있는 영어를 좋아한다고 했는데,  

실제로 마닐라에 있으면서 영어를 활용할 수 있는 기회는 얼마나 많은지 궁금했다.

영어가 공용어라고 하지만, 아무래도 영어보다는 타갈로그어를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수업 시간이 아닌 이상, 일상생활에서 영어를 사용할 그 기회란 게 많지는 않을 듯싶었다.

 

Kelvin

맞아요. 

그리고 제가 아무래도 외국인이다 보니, 현지인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도 거의 없고요.

투터를 통해서 친구를 소개받는 정도예요. 

아, 소개팅 이런 게 아니고 가끔 투터와 하숙집에서 가까운 바에서 술 한 잔 하곤 하거든요. 

그때 근처에 친구가 있으면 오라고 해서 합석하는 정도예요. 

그렇게 한 사람 한 사람 알게 되는데요. 

아무래도 그런 친구들은 직업이 투터가 아니니깐 영어 수준이 낮죠. 

가끔은 저보다 영어를 못하는 친구를 만나기도 해요.

 

인터뷰 도중, 캘빈은 이제 수업이 있다며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루 정도는 핑계를 대고 놀 법도 하건만, 

자신이 정해 놓은 스케줄대로 소화해 내는 성실함이 보기 좋았다. 

종종걸음으로 돌아가는 캘빈의 뒷모습을 보면서, 

인터뷰 중 그가 했던 얘기 하나가 귓가에 맴돌았다. 


Kelvin

태어나자마자 영어 공부를 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어떻게 보면 제 나이만큼, 영어를 공부했다고 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그동안 지금처럼 영어가 즐겁게 다가온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여기서 제가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영어에 대한 흥미를 얻었다는 거예요. 

그리고 이젠 어떻게 영어를 공부해야 하는지 그 길도 보이고요. 


그렇다. 

영어는 즐겁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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