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감성현 Jul 23. 2021

이젠 대학이 필수가 아니죠

낯선 설렘: 필리핀

#동남아 #아세안 #필리핀 #마닐라 #인터뷰




커리큘럼과 철저한 자기 관리가 중요해요.


피플 인 마닐라: 인터뷰#5


찰리는 영어와 일어를 능숙하게 구사했다. 

거기에 한국어까지 포함하면 3개 국어를 하는 건데 꽤나 멋있고 부러웠다. 


이 사람의 전공은 뭐였을까? 일문과? 영문과? 

점점 궁금한 부분이 많아지면서 정식으로 인터뷰를 요청하자, 

손을 내저으며 망설였지만 결국 조심스럽게 인터뷰에 응했다.  


GHam 

간단히 자기소개부터 시작할까요?


Charlie 

2001년 7월에 군대를 제대했고, 

2001년 9월부터 2003년 4월까지 일본에서 일본어 공부를 했고요. 

2003년 9월부터 2005년 3월까지 회사 생활을 좀 했고, 

2005년 6월부터 2005년 11월까지 필리핀 세부에서 영어 공부를 했고, 

2006년 2월부터 2006년 12월까지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로 영어 공부를 했고, 

2007년 4월부터 2008년 7월까지 Dream Excution에서 Warrock US/EU Project Manager로 

다시 회사 생활을 했어요. 그리고....


잠깐, 잠깐. 

이런 자기소개는 처음이다. 

대부분 ‘어디에서 온 몇 살의 누구입니다.’이지 않나? 

게다가 년과 월까지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음에, 솔직히 당황스러웠다. 


Charlie 

아. 요즘 이력서를 쓰고 있어서요. 무의식 중에 그렇게 소개했네요. 

평소에는 이런 식으로 자기소개를 하진 않아요. 하하.


아! 그랬구나. 

한창 이력서를 쓰고 있는 찰리의 나이는 32살.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나이지만, 찰리는 새로운 회사 생활에 별다른 걱정은 안 하는 듯했다. 

자신에 대한 믿음과 그 믿음에서 나오는 자신감이 넘쳐 나오고 있었다. 

게다가 사회생활 경험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닌, 경력자 아닌가. 

당황스럽던 자기소개에서 알 수 있듯이 두 번의 사회생활을 했고, 

지금은 또 다른 도약을 위한 준비 중이었다.  


그런데 재미(?) 있는 것은 찰리는 대학을 다니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누구나 대학을 가야 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서 본격적인 첫 질문은 ‘왜 대학을 가지 않았는가?’였다. 

찰리는 ‘그렇게 묻는 당신은 왜 대학엘 갔나요?’라고 되묻는 듯한 표정으로 날 바라봤다. 


어? 그러게. 

난 대학을 왜 갔다 왔을까?


Charlie 

처음, 외국 생활을 결심 한 건 한국에서 얻을 수 없는 걸 찾기 위해서였어요. 

평범한 삶이 싫었다고 해야 하나? 남들과 똑같은 삶은 재미없잖아요. 

고등학교까지 기본 교육을 마치면 당연히 대학 가야 하고, 

(남자라면) 군대를 가고, 제대해서 복학하고, 

졸업하면 회사에 취업하고, 그러다 결혼하고. 

누가 정해 놓은 것도 아닌데, 주위를 둘러보니 모두가 약속이나 한 듯 똑같은 삶을 살고 있더라고요. 

전 그러고 싶지 않았죠. 

남들이 모두 가는 그 길을 따라가면 저 역시도 남들과 다르지 않은 똑같은 사람이 되지 않겠어요? 

참 오랫동안 깊이 생각을 해봤는데 대학은 다닐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에게 대학에 가지 말라는 얘기를 하려는 건 아니에요. 

이것은 분명 나의 결정이니깐요. 


GHam

지금은 어때요?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면, 그때도 대학에 가지 않을 건가요?


Charlie 

글쎄요. 

과거로 돌아갈 방법은 없을 테니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만약에 말이다. ㅡ..ㅡ

일어날 수도 없는 일은 생각하지도 않는 그의 모습에서, 

그가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 얼추 가늠할 수 있었다.


Charlie 

뭐, 대학에 가면 좋겠죠. 그것도 이왕이면 좋은 대학이요. 

전 대학을 나오지 않아서, 대학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어요. 

모르니까요. 

알지도 모르는데 뭘 말할 수 있겠어요. 

그래도, 우리나라는 대학이 사회생활의 첫 단추이자 평가의 기준이 되고 있으니,

어차피 사회생활을 할 거라면 대학을 나오는 게 안정적일 테죠. 

저 역시도 회사 다닐 때, 제 밑으로 사람을 뽑을 때, 솔직히 명문대 나온 사람부터 눈이 갔거든요. 

그 사람을 언제 봤다고 알겠어요. 

하지만요, 좋은 대학 나왔다고 그 사람의 인정이 좋다고 할 수도 없고, 일을 잘하는 지도 알 수 없죠. 

그런데 왜 우리는 좋은 대학 나왔다고 하면 일단 인정해주는 걸까요?

아무튼, 제가 대학에 가지 않았다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대학이 필요 없다는 말을 하고 싶진 않아요. 

다만, 대학을 간다면 왜 대학을 가는지는 알고 가라는 거죠. 

전 당시에 대학보다는 일본 만화에 관심이 더 있었어요. 

그래서 막연히 일본에 가보고 싶었고요. 

그래서 무작정 일본으로 갔고, 기회가 되어서 자연스럽게 일본어를 공부했죠.

 

앞서 소개했듯이 찰리는 영어와 일어를 능숙하게 구사한다. 

몇십 년을 해도 좀처럼 실력이 늘지 않는 사람이 많은데, 

은근히 찰리만의 노하우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 

무작정 일본에 가서 일본어를 공부한다고 귀가 열리고 입이 터지는 건 아니지 않은가!

내가 필리핀에 1년 넘게 머물고 있는데도 영어가 늘지 않는 것처럼. 

(그렇다고 따갈로그어가 는 것도 아니고. ㅡ..ㅡ)


Charlie 

노하우요? 

음.... 몇 가지 짚어 보자면.... 

가끔 빨리 외국어를 늘리기 위해 현지에서 애인을 만드는 사람들을 종종 봤는데요. 

전 그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물론 사람마다 공부하는 스타일은 다 다르니까, 그게 잘 맞는 사람도 있겠죠. 

하지만 생각해봐요, 애인이 있어도 24시간 외국어를 떠들어 대진 않잖아요. 

물론 처음엔 애인의 배려로 (외국어로) 대화를 많이 하려고 하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일상적인 대화만 많아질 거고, 

입으로 말하기보다는 눈빛으로 말하는 시간이 더 많아지겠죠. 

공부하는 동안 연애를 하지 말라는 말이 아니라, 

외국어 공부를 목적으로 애인을 만들지 말라는 얘기예요. 


동감한다.

이런 말 저런 말 다 필요 없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이기적인 목적이 들어간다는 자체가 말이 안 된다. 

게다가 애인이면, 더욱더. 


그래도....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영어 공부를 하는 입장이라면, 

그리고 싱글이라면,

외국 이성과 사귀고 싶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Charlie 

그리고 또.... 가장 중요한 게 있다면, 

체계적인 커리큘럼(curriculum)과 철저한 자기 관리가 필요하겠죠. 

공부가 좋아서 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어요. 

특히, 외국에서 혼자 공부하다 보면, 

나태해진다고 따끔하게 말해주는 선생님도 없고, 

너 그렇게 놀기만 하면 안 된다고 걱정해주는 학생들도 없거든요. 

그래서, 무작정 외국에 나가면 어떻게든 외국어가 늘거라 생각하면 안 돼요. 

차라리 외국에 나가기 전, 3개월 정도는 문법공부를 하고, 

외국에 나가서는, 그 문법을 기초로 완벽한 문장을 만들어서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숙달하는 편이 좋아요. 

실제로 써먹어 보려고 외국에 나오는 거죠. 

그러면서 간단한 생활 영어는 외워버리면 좋고요. 


GHam 

얘기 한대로 준비를 했다면, 수많은 영어권 외국 중에 어느 나라를 선택하는 게 좋나요? 


Charlie

음.... 사람마다 사정이 다 다르니깐, 어느 나라가 좋다 나쁘다는 말하기 힘들고요, 

일단 제가 마닐라에 왔으니깐, 필리핀이란 나라에 대해서 말해줄게요. 

필리핀에서 영어는 제2 외국어지 모국어는 아니에요. 

그러니깐 필리핀에서 사용하는 영어는 필리핀만의 영어인 셈이죠. 

쉽게 설명하자면, 콩글리쉬와 같은 개념이라고 해야 할까요? 

영어는 영어지만, 정확한 영어가 아니에요. 

그래서 틀린 문장을 사용하거나, 단어만 나열해도 다 통해요. 

공부가 목적이 아니라면 편하고 좋죠. 

하지만, 공부가 목적이라면 정말 큰 문제죠. 

나중에 네이티브 스피커를 만나면 대화가 안 통해요. 

그래서 필리핀에서 영어를 공부할 생각이라면, 제 생각엔 3개월 정도가 적당하다고 봐요. 

그다음엔 네이티브 스피커를 만나야죠. 

이곳의 어학원에서 네이티브 스피커를 만나긴 어렵죠? 

물론, 필리핀 어학원 티처들의 수준은 괜찮아요. 

발음도 나쁘지 않고. 

하지만, 분명 한계는 있다고 봐요. 

아! 그리고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커리큘럼이 잘 짜여있는 어학원을 선택해야 해요. 

초보자는 커리큘럼을 스스로가 짜는 게 어렵죠.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니깐요. 

그래서 제대로 된 어학원이 중요하죠. 

좋은 어학원은 다양하고 체계적인 커리큘럼이 많이 준비되어 있거든요. 

어학원을 선택할 땐, 그래서 정말 신중하게 살펴봐야 해요. 

제대로 된 커리큘럼도 없는 어학원이 종종 있거든요. 

돈만 밝히는 그런 어학원이요. 

원장이 비즈니스 하는 사람인 거죠. 


GHam 

괜찮은 어학원 하나 추천해 주자 면요?


Charlie

저 역시도, 많은 어학원을 다녀본 게 아니라서요. 

하지만, 제 경우엔 그래도 가장 큰 어학원을 선호해요. 

큰 어학원일수록 그렇게 커진 이유가 있으니까요. 

그런 어학원일수록 커리큘럼이 체계적이면서, 다양하게 많거든요. 

그래서 내게 맞는 체계적으로 공부를 할 수 있죠. 

세부에도 있었는데요, CPILS라는 어학원에 다녔는데, 거기 괜찮아요. 


세부라.

마닐라가 도시라면, 세부는 휴양지라고 볼 수 있다. 

마닐라와 세부. 분명 지역의 특색만큼이나 영어공부하는데도 독특한 특색이 있을 것 같았다.

 

Charlie

마닐라의 어학원은 이렇고, 세부의 어학원은 이렇다고 할 만큼, 큰 차이는 없어요. 

그리고 제가 마닐라와 세부의 모든 어학원을 다 경험한 건 아니니깐 뭐라고 할 말은 없네요. 

하지만, 그냥 제 개인적인 생각을 얘기하자면, 

세부의 어학원은 커리큘럼이 잘 짜여있는 편이라면, 

마닐라의 어학원은 커리큘럼이 없거나, 미약한 것 같아요. 

무엇보다 학생에게 그냥, 자신이 알아서 원하는 교제를 선택하게 하고, 진도를 나간다?

전문가가 체계적으로 관리를 해줘야 하는데 전혀 하지 않는 것 같아요. 

여기선 1대 1 수업을 대단한 것처럼 홍보하는데요. 

솔직히 1대 1 수업이 좋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자신만을 집중적으로 봐주는 수업이라 좋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공부라는 게 솔직히 경쟁상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경쟁상대가 없으니 내 진도가 느린지 빠른지도 모르고, 

담당 티처 말고는 대화를 나눌 기회도 없으니 써먹는 영어도 풍성하지 않아요. 

그래서 개인적으론 1대 1 수업을 추천하고 싶지 않아요.

아,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내 영어공부를 1년으로 본다면, 

그 1년 내내 한 가지 방식으로만 수업하라는 소리가 아니고요. 

1대 1 수업이 필요할 시기도 있고, 1대 다수의 수업이 필요할 시기도 있고....

그러니까 이 모든 게 커리큘럼인 거예요. 

그래서 커리큘럼이 중요하죠. 

 

좀 더 세부와 마닐라의 차이를 듣고 싶었다. 

어학원의 차이보다는 환경이 주는 차이점은 없을까? 


Charlie

세부는 바닷가가 가까우니깐 택시를 타고 30분 정도만 달려도 해변에 도착해요. 

휴양지고 신혼여행도 많이 오잖아요. 

그래서 솔직히 유흥 생활에 빠지기 쉬워요. 

뭐, 그건 세부만 그런 건 아니고, 마닐라도 마찬가지죠. 

일단 술집이나 라이브 바 같은 곳이 많으니깐요. 

게다가 스트립 바도 많고, 특히 KTV라고 여자가 나오는 룸도 많고요. 

문제는 아직 어린 학생들이 이 KTV를 자주 드나든다는 거예요. 가격이 저렴하니깐 부담이 없는 거죠. 

여기선 누가 간섭하는 것도 아니고, 가지 말라고 훈계하는 것도 아니니, 

스스로가 자기 관리를 철저하게 하지 않으면 정말 엉망이 되죠. 

처음엔 열심히 하다가도 한 번 놀기 시작하면 공부는 뒷전이고, 

이왕 온 거 열심히 놀기라도 하자, 이렇게 생각하거든요.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마닐라보단 세부가 더 좋지 않나 싶어요. 

세부엔 기숙사 어학원이 있거든요. 

거길 간다고 달라지는 건 없겠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규제는 있으니깐요.


GHam

공부 외엔 어때요? 마닐라라는 이 도시가.


Charlie

음.... 게상 생각할 땐 얻는 게 많아요. 

여기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보면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진심으로 깨닫게 돼요. 

사실 인생에 있어서 돈은 전부가 아니거든요. 

돈은 어떻게 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우리는 마치 그게 인생의 최대 목표이자 전부라고 생각하니깐요. 

그걸 알게 되는 느낌. 그건 정말 좋았어요. 

그리고 사람들이 정말 친절해요. 따뜻하고. 

그런데 가끔 바가지가 너무 심해요. 다 좋은데 그 점 때문에 정말 치가 떨려요. 

아마도, 한국인은 돈이 많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아무런 죄책감도 느끼지 못하고 바가지를 씌우는 것 같아요.

너 돈 많잖아, 우린 돈 없어. 그러니까 조금 더 내. 그래도 넌 괜찮잖아. 

이런 당연한 마인드가 보여요.  

바가지. 정말 많고, 정말 심해요. 


바가지. 

이 부분에 있어서는 나도 할 말이 많다. 

너무 많아서, 그리고 그때를 다시 떠올리면 혈압이 올라서 얘기하고 싶지도 않지만, 

그래도 한 가지만 이야기하자면. 이런 경우가 있었다. 


마닐라 베이에서 마차를 탄 적이 있다. 

택시처럼 미터기가 달려 있는 것도 아니라서 타기 전에 필수적으로 가격을 물어봤다. 

마부는 어눌한 발음으로 “Four Hundred”라고 했다. 분명 바가지였다. 

기껏해야 1백 페소면 충분해 보였다. 

누굴 바보로 아나? 

결국 흥정에 들어가고 합의를 본 건 “Two Hundred”였다. 

그래, 1백 페소는 팁이라고 생각하자. 

나 역시 납득할 수 있는 가격이라 흡족해하며 마차를 타고 마닐라 베이를 한 바퀴 돌았는데, 

정작 계산을 하려고 하니 Two Hundred "Dollar”라고 하는 게 아닌가! 

필리핀이니 당연히 페소라고 생각해서 처음에 Two Hundred "Piso”라고 말하지 않은 게 화근이었다. 

무슨 소리냐! 고 장난치냐! 고 따지기 시작하자 

방금 전까지 친절하게 웃던 마부의 얼굴은 온데간데없고 막무가내로 2백 달러를 내노라 했다. 

이렇게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법으로 바가지를 씌워대는 통에, 

마닐라에 있는 동안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었다. 

아! 그래서 어떻게 됐냐고? 

결국, 처음에 이야기했던 4백 페소를 주고 없었던 일로 했다. 

끝까지 싸우고 싶었지만. 내 감정이 더 소중하니까. 

물론, 이런 경험은 하나의 해프닝으로 웃어넘길 수 있을 정도로 마닐라에서의 좋은 기억이 더 많다. 

그래도, 내 경우에는 필리핀에서 오래 머물렀기에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 수 있는 기회라도 있었지, 

짧은 일정으로 필리핀을 찾은 관광객이라면 어떨까? 

두 번 다시 오지 않거나, 

주위에 필리핀에 가겠다는 사람이 있다면 도시락이라도 싸 들고 다니면서 말리지 않을까 싶다. 

필리핀 상인들도 장기적인 안목이 있다면, 

이런 바가지는 자제하고 스스로가 없애야 하지 않을까?  


GHam

마지막으로, 앞으로 꿈이 있다면요?


Charlie

꿈이라.... 일단, 20대에 꾸었던 꿈은 이루었어요. 

일본어와 영어를 제대로 구사하겠다는 꿈이었는데, 지금 이뤘거든요. 

지금은 그 성취감에 빠져있고 싶어요, 결코 쉽지 않았으니깐요. 


솔직하게 말하면 아직은 그 후의 꿈은 생각해 보지 못했어요. 

일단,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영어와 일어를 기본으로 일을 구하겠죠. 

외국어는 한 번 내 것으로 만들면 죽을 때까지 변하지 않는 내 것이잖아요. 

시간이 지날수록 도태되는 것이 아니라 더욱 단단해지고 유창해질 뿐이죠. 

그리니깐 평생 먹고살 수 있는 기술을 배웠다고 할까요? 


철저한 자기 관리와 자신이 정해 놓은 목표를 향해 흔들림 없이 달려가는 찰리의 모습에서. 

분명 그는 앞으로 더욱 큰 사람이 되어 있을 거라는 느낌이 들었다. 

먼 훗날. 다시 찰리를 만나게 된다면, 

따뜻한 커피 한 잔과 함께, 

더욱 성장한 그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FIN



매거진의 이전글 BBC 아나운서가 되려고 영어를 배우는 것도 아닌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