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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현 Oct 08. 2021

낯선 거리로의 설렘

낯선 설렘: 중국

#중국 #상해 #상하이 #낯선 #낯선거리 #거리




차라리 미칠 듯이 답답했다면 당장이라도 떠나 왔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천천히, 조금씩 가슴을 누르는 답답함이었기에 

왠지 모를 그 불쾌함이 어느덧 만성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그러려니 하고 살았다.


막연한 낯선 거리로의 설렘은 ‘언젠가는 하게 되겠지’ 하며 

점점 현실과 멀어져 가고 있을 즈음, 

불현듯 평생 미련한 미련(未練)만을 갖고 살게 될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다시 오지 않을지도 모를 이 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아 무작정 떠났다. 

떠나고 나서야, 지금껏 내 가슴을 누르고 있던 답답함이 조금씩 풀리는 것이 느껴졌다. 


밤새 비가 왔던 이른 아침에 활짝 연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보다 시원하진 않더라도, 

그것은 체한 손을 딴 것처럼 오랜 시간 내 속을 조여오던 답답함을 천천히 풀어주고 있었다.


조금은 늦게 일어나더라도 상관없었다. 

그로 인해 하고 싶지 않은 거짓말을 하지 않아도 됐다. 

맛을 느끼기도 전에 삼켜야 했던 식사도 더 이상은 없었다. 

정해진 시간 안에 좋든 싫든 끝내야 하는 강요도 없었고,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마시던 한 잔의 맥주는 더 이상 쓰지 않았다. 


난, 지금 여행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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