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감성현 Oct 13. 2021

한국말 할 줄 알아요! 어떻게 알아요?

낯선 설렘: 중국

#중국 #마카오




얼마냐고 묻자 그는 우리말로 대답했다. 

지갑을 꺼내면서도 그가 우리나라 말로 대답한 걸 인식하지 못했다. 

‘감사합니다.’라는 마지막 그의 발음이 정확했다면 끝내 알아채지 못했을 것이다. 

왠지 어색한 발음을 듣고서야 그가 우리말을 했다는 걸 깨달았다.


“한국말 할 줄 알아요?”

“조금요.”

“어떻게 알아요?”

“한국에서 일했어요.”


사실, 많은 외국인이 한국에서 일하고 있으니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 

그저 반가울 뿐이었다.  

한껏 상기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부담스러웠는지 

그는 손을 뻗어 내 시아를 가리면서 수줍게 웃었다.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었지만, 

그는 우리나라 말을 생각만큼 잘하진 못했다. 

그리고 한가해 보이지도 않았다.


그 후로, 나는 그를 기억했고 그는 나를 기억했다. 

오가는 길에 눈이 마주치면 

그는 눈썹을 올리며 인사를 했다. 

그러면 나는 손을 흔들어줬다. 


그가 우리말을 단 몇 마디 했을 뿐인데, 

우리 사이를 막고 있던 벽은 허물없이 무너져버린 것이다. 

장사를 하는 그였기에 비록 상술이었다고 해도 상관은 없었다. 


낯선 곳에서 우리말로 소통을 할 수 있다는 건 

분명 기분 좋은 경험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안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