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설렘: 중국
#중국 #마카오
여행은 쉼 없이 달려온 일상의 쉼이다.
그런 이유로 난 빽빽한 일정의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무런 계획도 없이 잠시 쉬다가 돌아가는 것.
그것이 내가 그리는 여행이다.
여행을 위해 들어간 비용과 어쩔 수 없이 한정된 시간을 생각하면,
하나라도 더 보기 위해 정신없이 돌아다니게 되기도 하지만,
그렇게 하는 여행은 또 다른 일이 돼버리고 만다.
가끔은 돌아올 날을 정하지 않고 여행을 떠나기도 하는데,
그 긴 여행을 끝내고 돌아오면 사람들은 그곳에 가서 뭘 했었냐고 묻는다.
그러면 그냥 지내다 왔다고 한다.
책도 보고, 음악도 듣고, 거리를 돌아다니고, 배고프면 이것저것 사 먹기도 하면서.
좋았겠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여기서도 할 수 있는 걸 굳이 그 먼 곳까지 가서 했냐는 사람도 있다.
그래, 기준은 다 다른 거니까.
그런 면에서 마카오에서의 생활은 나쁘지 않았다.
관광지이면서도 그 모든 것이 평범한 일상과 동떨어져 있다는 느낌이 아니었다.
세나도 광장도 그랬고, 성 바오로 성당도 그랬고, 몬테 요새도 그랬다.
현지인들의 쉼터 같은 분위기.
그래서 나도 그 틈 사이로 흡수되어버려 오랫동안 그곳에서 살아온 사람처럼 지낸.
쉼 없이 달리기만 했던 한국에서의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멈춰 쉬었다 가는.
난 여행을 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