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죽어가지만 난 일상을 살아갑니다

by 감성현

발신자 이름에 형이 뜰 때마다 두려움이 먼저 밀려온다.

평소에 통화를 전혀 하지 않는 형제였기에,

전화를 했을 때는 안 좋은 일이 있을 때뿐이었다.


7년 만에 걸려온 형의 전화가 그랬다.

아버지의 죽음.

담담하게 그 소식을 전해 받았다.


그래서,

잔뜩 긴장하면서 받게 되는

형의 전화는 늘 검은 어둠과 함께 울린다.


애써 밝게 이야기하는 형은 '그 특유의 말투'가 있다.

스스로도 말하면서 슬픔에 빠지지 않으려고,

애써 아무렇지 않은 듯 더 과장해서 밝게 말하는 형의 '그 특유의 말투'.


'교모세포종'인 엄마는 다시 입원을 하셨고.

코로나 시국으로 면회는 불가능하고.

간호조무사를 구하기 어려워 형수가 병원에 있기로 했다는 것과

어린 두 조카를 걱정하는 내게

(이제 겨우 초등학교 저학년인 두 조카인데도)

이제 다 커서 집에 자기들끼리 있어도 된다고 했다.


서로의 안부나,

괜찮냐는 대화는 일절 없이,

형은 그렇게 소식을 전하고,

난 알려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멍하니 하늘을 바라봤다.

유난히 더 파란.

봄이 막 시작하고 있는 하늘이,


그냥 밉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어 보였고,

사실 그랬다.


난 다시 일상을 살아간다.


슬픔에 빠지지 않으려 하고.

그렇다고 과하게 행복해지려고 하지도 않고.

하루하루 아까워하지도 않고,

그래서 요란스럽게 무리해서 뭘 하려고 하지도 않고.


천천히 다가오는 엄마와의,

헤어져야 하는 그 시간의 두려움과 싸워가며.


엄마가 지금 다 죽어가는데

넌 그냥 그렇게 아무렇지 않은 듯

네 삶을 살아가냐는

누구의 독설이 있다 해도.


난,

최대한 담담하게,

아무렇지 않은 듯

일상을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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