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락엔 감성: 충청북도 진천군 이월면 신계리
차크닉 특성상 내비게이션을 따라가기 때문에 길을 잃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내비게이션이 늘 정확하지는 않다.
또한 GPS 신호가 늘 정교하지도 않다.
3~5m 정도만 차이가 나도, 여차하면 다른 길로 들어가기 십상이다.
특히, 산길을 달릴 때 이런 상황은 더 자주 일어난다.
게다가 그날은 산 구름까지 짙게 깔려있었다.
내비게이션을 따라 요리조리 잘 달리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경로를 벗어났습니다!" 하면서 내 위치를 잡지 못한다.
이른 새벽이라 지나다니는 사람도 차도 없는 상황.
그나마 다행인 것은 좁은 길 하나만을 타도 왔기 때문에,
여차하면 그대로 후진해서 나가면 된다.
하지만, 후진으로 몇 km를 갈 수도 없는 법.
차를 돌려야 하는데 마땅히 돌릴 공간이 없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이 길의 끝까지 가보자!
싶어서 더 깊이 들어갔다가는 길을 잃을 수도 있다.
특히, 내비게이션은 산길까지 정교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래도 다행히,
차를 돌일 수 있는 넓은 공터가 나왔다.
산에서 길을 잃었다고 생각했는데,
공터에는 정자도 있고 안내판도 있다.
평소 사람들이 산책하듯 오가는 곳인 듯싶다.
산에 오면 이런 경우가 많다.
길을 잃을 정도로 깊숙이 들어왔다는 느낌인데,
여기까지는 사람이 잘 다니지 않겠다고 생각하는데,
떡하니 벤치가 보이고,
다양한 운동기구도 보이고,
그제야 앞뒤로 박수를 치며 여유롭게 올라오고 계신 어르신들이 보이고.
길을 잃은 게 아니라,
길을 잃었다고 착각을 하는.
어쩌면, 난.
길을 잃었다고,
투정을 부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