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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현 May 02. 2022

차박 레이, 길을 잃다

다락엔 감성: 충청북도 진천군 이월면 신계리

차크닉 특성상 내비게이션을 따라가기 때문에 길을 잃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내비게이션이 늘 정확하지는 않다. 

또한 GPS 신호가 늘 정교하지도 않다. 

3~5m 정도만 차이가 나도, 여차하면 다른 길로 들어가기 십상이다. 


특히, 산길을 달릴 때 이런 상황은 더 자주 일어난다. 

게다가 그날은 산 구름까지 짙게 깔려있었다. 


내비게이션을 따라 요리조리 잘 달리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경로를 벗어났습니다!" 하면서 내 위치를 잡지 못한다. 

이른 새벽이라 지나다니는 사람도 차도 없는 상황.

그나마 다행인 것은 좁은 길 하나만을 타도 왔기 때문에,

여차하면 그대로 후진해서 나가면 된다. 


하지만, 후진으로 몇 km를 갈 수도 없는 법.

차를 돌려야 하는데 마땅히 돌릴 공간이 없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이 길의 끝까지 가보자!

싶어서 더 깊이 들어갔다가는 길을 잃을 수도 있다. 

특히, 내비게이션은 산길까지 정교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래도 다행히, 

차를 돌일 수 있는 넓은 공터가 나왔다. 

산에서 길을 잃었다고 생각했는데, 

공터에는 정자도 있고 안내판도 있다. 


평소 사람들이 산책하듯 오가는 곳인 듯싶다. 


산에 오면 이런 경우가 많다. 

길을 잃을 정도로 깊숙이 들어왔다는 느낌인데, 

여기까지는 사람이 잘 다니지 않겠다고 생각하는데,


떡하니 벤치가 보이고, 

다양한 운동기구도 보이고,

그제야 앞뒤로 박수를 치며 여유롭게 올라오고 계신 어르신들이 보이고.


길을 잃은 게 아니라, 

길을 잃었다고 착각을 하는.


어쩌면, 난.

길을 잃었다고,

투정을 부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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