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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현 May 11. 2022

올로모우츠에서 분수를 보았다

낯선 설렘: 체코

체코의 올로모우츠의 올드타운은 그만 동네다. 

화려함보다는 예스러움을 느낄 수 있는 골목이 무척이나 인상 깊다.

중세 시대로 시간 여행을 하는 맛이 있다. 


넓은 광장, 고풍스러운 성당,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조각상들....

그 사이사이 편의점과 마트, 그리고 마을버스 같은 트램이 없었다면, 

이곳은 거대한 테마파크가 아닐까 착각을 할 정도였다. 

 

사실, 

체코의 대표 도시(동네, 지역)를 기차를 타고 돌기로 결심한 나는, 

무엇을 꼭 보기 위해 (또는 경험하기 위해) 올로모우츠에 온 건 아니었다. 

오히려, 올로모우츠에서는 무엇을 봐야 하나 (또는 경험해야 하나) 가이드북을 뒤적거려야 했다. 


가이드북에는 

올로모우츠에 분수들을 소개하고 있었다. 

분수의 도시라고 불릴 정도로 곳곳에 분수가 많았다. 

유명한 7대 분수 외에도 작은 분수들이 많았고, 

그 분수들을 모두 사진으로 담아보자는 작은 미션을 스스로 만들었다. 


그렇게 보물 찾기라도 하듯, 

오래된 옛 동네로 시간여행을 떠났다. 


지도 앱을 켜고 포켓몬을 찾는 사람들처럼, 

나 역시도 지도를 보면서 분수를 찾아 골목을 휘졌고 다녔다. 

분수가 목적이었지만, 

사람 사는 모습도 보고, 

다양하면서도 예쁜 가게들도 구경하고, 

나름 무척이나 알찬 골목 산책을 했다. 


가이드에 나와있는 모든 분수를 찾지는 못했다. 

거의 다 찾을 무렵 시간도 많이 흘렀고, 

무엇보다, 꽤나 오래 돌아다닌 탓에 알게 모르게 지쳐있었다. 


'그래, 다 봐서 뭐하냐....'

싶은 마음에 스스로와 타협을 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미쳐 보지 못한 분수는. 

언젠가 다시 이곳에 오게 된다면, 

그때 꼭 찾기로 하고서. 


(물론, 다시 오겠냐마는....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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