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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존중하는 위로의 도시, 쿠트나 호라

낯선 설렘: 체코

by 감성현

체코의 겨울은,

몹시도 추웠고, 아름다웠고, 쓸쓸했다.


겨울에 여행을 거의 해본 적 없는 나에게 (주로 따뜻한 계절에 맞춰 여행을 즐기는 편이다)

부족한 경험으로 인해 허벅지에 동상이 걸렸다.

서서히 얼어가고 있는 허벅지는,

쉽게 확인을 할 수 없는 부위라 (바지를 수시로 내려서 상태를 확인할 수 없기에)

대미지가 훨씬 컸다.


전날,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면서 녹이고 (무지 쓰라렸다)

가지고 온 로션을 있는 대로 바르고 (이게 효과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결국 허벅지 안쪽이 시커멓게 변했다)


그나저나 재미있었던 것은, 묵었던 숙소의 방 열쇠였다.

영화 소품 같아 보이는, 옛날부터 쓰던 열쇠였는데 이걸로 과연 안전을 지킬 수 있을까 궁금했다.

다행히 외부랑 연결되는 자물쇠는 최신식이었으니, 일종의 체험 같은 느낌으로 본다면 꽤 재미있었다.


그럼에도 여행이기에,

그럼에도 정해진 일정이 있기에,

부랴부랴 배낭을 메고 쿠트나 호라로 발걸음을 옮겼다.


쿠트나 호라는,

체코의 수도이자 최고의 여행지인 프라하와 가깝기 때문에,

당일치기 근교 여행지로 손꼽히는 곳이다.


다수의 체코 여행자들이 근교 여행지로

쿠트나 호라보다는 온천의 도시 체스키 크룸로프를 다녀오는데,

일정의 여유가 있다면, 그나마 선택하는 근교 여행지이기도 하다.


내 경우에는 체코를 한 바퀴 돌 생각이었으므로,

쿠트나 호라부터 본격적인 여행을 시작했다.


쿠트나 호라에는 세들레츠 납골당(해골성당)을 보기 위해 간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약 4만여구의 인골들이 있는데, 이 인골들로 성당 안을 꾸며(?) 놓았다.

CNN이 선정한 '세계 7대 소름 돋는 장소'이기도 한데,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타이틀은 죽은 사람에 대한 모욕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직접 가본 세들레츠 납골당은,

무척이나 엄숙했고, 인골로 꾸며(?)진 모습은,

솔직히 납득하기는 어려웠지만,

그럼에도 그들의 죽음을 장난처럼 여기지는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쿠트나 호라에서는 새벽 산책도 했다.


새벽은 밤과 닮은 듯하면서도 다르다.

어두운 것은 마찬가지지만,

밤은 더 깊은 어둠 속으로만 들어가는 반면,

새벽은 곧 해가 떠오른다는 희망이 있는 어두움이다.


서서히 밝아오는 하늘과 다르게 도시는 아직 잠을 깨지 않은 시간.

난 이와 같은 새벽이 주는 한적함과 나른함이 좋다.

조금만 더 있으면 도시는 복작해지고 바빠지겠지만.


어느 도시를 가던,

그 도시를 오롯이 느끼기 위해서는,


난 새벽을 추천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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