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감성현 May 16. 2022

다이어트, 곰돌이 푸우가 되었습니다

*
한약을 먹는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당연히 PPL이나 협찬 같은 건 아닙니다. (저도 이런 거 받아보고 싶네요. T^T) 

한약에 관한 이야기를 미리 밝히는 이유는,
혹시라도 아무것도 안 하는데 살이 빠지는 것처럼 보일까 봐 미리 밝히는 것뿐이에요.
(아.... 혹시라도 살이 안 빠진다면, 한약이 별 효과가 없다는 이야기가 되기도 하겠네요.)




이제 혈육이라고는 '형' 하나뿐입니다. 

평소 형과 데면데면하는 사이라, 그냥 서로를 연락도 없이,

마음으로만 '잘 살아라' 응원만 하는 정도인데,


어머니 장례식 때 거의 72시간 같이 붙어있다 보니,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번에 딱 한 번만 이야기할 건데...."

라면서 형이 이것저것 물어보고, 당부를 합니다.  


나이가 나이인 만큼.... 넌 혈압약 같은 거 먹냐? 안 먹어? 그건 다행이네.

운동은 하니? 전혀 안 해? 그건 좀 걱정이네. 운동을 해야지. 난 요즘 헬스클럽 다니잖아.  

담배는 안 피지? 그래, 끊었지. 내가 너 진짜 높게 사는 것 중에 하나야, 담배 끊은 거.

술은? 매일 반주로 마셔? 술은.... 그래, 끊기 힘들지. 그래도 끊어야 하지 않을까? 

잔소리 같아서 지금까지 안 했는데 그래도, 살은 좀 빼지?

너, 나 결혼식 때, 머리 뒤로 묶고 다닐 때. 

그때 슬림해서 얼마나 보기 좋았는데, 그 정도만 유지해도 참 좋은데....  


이 대화가 벌써 한 달 전입니다.

그 사이, 살을 빼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냐 하면.


등산 2번. 그게 다네요. ㅡ..ㅡ;;;; 

그마저도 하산 후에는 치맥을 마셨으니, 

아마도 아무런 효과도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지독한 집돌이라....

하루에 걷는 걸음수는.... 

0(zero)인 날도 많습니다.

(화장실 왔다 갔다 하긴 하지만.... 스마트폰을 두고 다니니까....)  


아.... 그러고 보니, 

살이 안 찌면 그게 말이 안 되는 삶을 살고 있었네요. 


현재의 제 몸무게는 84kg.

체형은 전형적인 곰돌이 푸우입니다. 

(아, 물론 전 바지를 입고 다닙니다만....)



갑자기 찐 살은 아니라서, 

야금야금 찌기 시작한 살이, 이제는 제가 보기에도 심각하긴 하네요. 


여자도 아닌데 가슴도 봉긋(?) 나오고, 

알통이 있던 팔은 두부처럼 말랑말랑합니다. 

특히! 배! 아.... 정말 거짓말 안 하고, 곰돌이 푸우랑 똑같습니다. 


뭐.... 잘 보여야 하는 '누가' 있는 것도 아니고, 있을 예정도 아니고, 있었으면 하는 것도 아니라, 

그냥 이대로 살아도 괜찮겠다고, 정신 승리를 하고 있었는데....


아니네요.

이건 아니다 싶은 생각이 갑자기 들더라고요. 


건강도 건강이지만. 

이제는 맞지 않는 옷을 보면서, 

그리고 새로 110 사이즈로 주문하는 날 돌아보면서, 


지금도 늙어서 살이 잘 안 빠지는데, 

더 늦기 전에, 관리를 좀 해야 하지 않나 싶네요. 


자, 그럼 이제 다이어트 시작해봅니다. 

아.... 일단 오늘 마지막으로, 김치 두루 찌개에 소주 1병까지만 마시고요. 

마지막.... 만찬 같은 기분이라고 할까요?


네?

아, 걱정 말아요. 

진짜로 다이어트 시작하니까. 


내일부터. 

데헷!!




0 day, 84kg

쉿!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