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으면 많을 수록 좋고, 없으면 없을수록 비참해지는 것

by 하짜



이다.

돈이란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것이 되었다. 돈으로 살 수 있는 게 너무나도 많다. 돈으로 물건 뿐만 아니라 서비스나 경험도 받을 수 있다. 거기에 질병도 치료할 수도 있다. 돈은 이렇게 사용 가능한 게 무궁무진하다. 그렇기에 많으면 많을수록 누릴 수 있는 것도 많아진다.

돈을 많이 가진 사람이 어떤 걸 선호하고 소비하는지에 따라 누릴 수 있는 것들이 넓어지거나 깊어진다. 돈은 있으면 있을수록 좋고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돈이 있어서 나쁠 건 절대 없다. 오히려 없는게 요즘에는 마치 ‘죄’처럼 느껴질 정도이다. 사람들은 낯선 사람을 1차원적으로 판단하는게 그의 외모와 행태다. 외모로 호감의 정도가 다르게 느껴지고, 옷을 보고 청결, 재력을 판단한다.(어떤 사람은 대하는 태도나 눈빛이 달라진다)

나도 돈을 좋아하지만 돈에 미치지는 않았다. 어쩌면 아직 큰 돈의 ‘맛’을 제대로 느껴보지 못했기 때문일 거다. 요즘 내가 느끼는 돈의 필요성은 내가 하고 싶은 것에 집중하고 싶을 때, 할머니가 어디 아프거나 집 수리 때문에 힘들어 하실 때 많이 느낀다. 그거 외에는 좋아하는 이성을 계속 만나고 싶다거나 대인관계를 지속하고 싶을 때 정도. 돈으로 인한 제약이 생길 때 내 자신의 신세에 한탄하게 된다. 내 지금 상태에서 돈은 내 인생을, 생활을 유지하는 데로 끝이난다. 더 나아가고 싶어도 나아갈 수 없다. 왜냐면 난 돈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가난하다. 나는 돈이 없어서 육체도 마음도 가난하다.

육체는 그렇다치더라도 마음이 가난하다는 건 무슨 말일까. 처음에는 그저 나만 신경쓰는 게 아니라 주변도 돌아보면서 마음을 쓰라는 이런 얘기로만 알고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나이를 먹다보니 다른 이견도 생겼다. 바로 마음의 ‘여유’다. 여유가 없어지니 다른 게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다른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오로지 ‘나 지금 돈 없는데 어떡해 해야하지?’ 라는 생각이 나를 온종일 괴롭힌다. 그러고나서는 여태껏 나름 버티며 살아온 인생을 부정하고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일과 사생활이 진행이 안된다. 두려워서 벌벌 떨게 된다.

‘돈 없는 게 죄다’, ‘가난은 죄악이다’의 말들이 너무 노골적이고 속물처럼 들려서 싫었던 말들인데 언젠가부터 저 말들이 이해되기 시작하고 공감되기 시작했다. 뭐 물론 안 그런 사람도 있겠지만 내가 나를 봤을 땐 그랬다. 세상과 사람들에게 불만이 많아지고 내 인생이 원망스럽게 느껴지고 가족들을 탓하니까. 사람을 부정적이고 어둡고 축 처지게 한다. 나에게 돈이란 그렇다. 애증관계에서 ‘애’ 보다는 ‘증’에 가까운 관계이다. 돈을 많이 벌고 많이 모으면 그때는 또 달라지겠지만.

만약 돈이 많았더라면 지금처럼 당장 먹고사는 문제에 시달리지 않았을 것이다. 돈이 많았더라면 가족들에게 눈치를 보며 살지 않았을 것이다. 돈이 많았더라면 오로지 내가 하고 싶은 것에 집중해서 원하는 일을 빨리 했을 수도 있다. 돈이 많았더라면 엄마가 큰 병을 얻지 않고 건강하게 살아계실 수도 있다. 돈이 많았더라면 부모님이 이혼을 안 하셨을 수도 있다. 돈이 많았더라면 지금보다 행복하게 살았을 것이다. 뭐 물론 지금과는 다른 결의 문제와 어려움은 있겠지만 돈이면 대부분 다 해결되는 세상 아닌가. 돈이 절대적으로 행복을 주는 건 아니지만 불행은 어느 정도 막아준다. 그 말에 난 백퍼센트 공감한다. 돈은 재난과 불행으로부터 우리의 보호막이 되어준다. 이제 나는 부자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필요할 때, 써야 할 때 자신있게 당당하게 쓸 수 있기를 바랄 뿐이지. 이것도 쉽지 않다. (더럽게 어렵다)

이러한 글들을 쓰는 이유는 지금 당장이 답답해서이다. 뜨거운 꿈과 이상을 향해 달려갈수록 현실에 잠깐 눈을 돌리면 얼음장처럼 차가운 현실이 숨을 잘 못쉬게 만들었다. 몸이 얼어서 꿈을 향해 움직이지 못한 적이 꽤 있다. 지금도 그러하다. 그래서 글을 쓴다.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시간이 많아지는 요즘이다. (너무 왔다갔다 하면 급격한 체온변화로 심장에 안 좋다던데...)

작가의 이전글인생은 파도를 타는 서퍼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