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황찬란한 요리와 그로 인해 탄생한 맛있는 음식! 거기에 즐겁고 유쾌한 유머와 웃음.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들이다. 최근 들어 축 처지는 날들을 보내고 있어서 기분전환이 필요할 때였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담겨 있는 영화를 보기로 했다.
주인공의 외면과 내면의 불일치에서 서로 조화롭게 융합되기까지의 이야기
영화 <아메리칸 셰프>의 주인공 칼 캐스퍼는 LA의 레스토랑 골루아즈의 잘 나가는 헤드 셰프다. 정상에 위치해 있지만 무언가 삐끄덕(?) 거린다. 그는 겉으로는 헤드 셰프의 외적인 체면에 치중하지만 내적으로는 하고 싶은 것을 추구하고 싶다. 요리 또한 손님이 원하는 요리와 본인이 하고 싶은 요리가 서로 충돌해 칼은 혼란스럽다.
유명 요리 블로거 램지 미첼과 레스토랑 사장으로 인해 헤드 셰프로 지내기 위해 꾹 참고 있던 것들이 결국 폭발하고 만 칼은 레스토랑을 그만두고 아들 퍼시, 전 직장 동료 마틴과 함께 푸드트럭을 운영하게 된다.
어려울 때 드러나는 꿈의 조력자들
원래라면 칼 혼자 푸드트럭을 운영할 생각이었지만 항상 아빠와 같이 있고 싶고 같이 무언가를 하고 싶어 하는 아들 퍼시는 이제야 아빠와 같이 있을 수 있어 기쁘다. 거기에 전 직장에서 칼과 친분이 있고 그를 진심으로 위하는 마틴까지 칼이 있는 마이애미까지 차를 몰고 와 그와 함께 한다. 그는 모든 걸 잃은 게 아니었다. 사랑하는 가족이, 우정을 나눈 동료는 떠나지 않고 함께했다.
마틴은 칼 혼자였더라면 못 했을 일들을 알아서 눈치껏 서포트해준다. 게다가 아들은 트위터를 통해 손님들을 자연스럽게 모아주었다. 생각지도 못한 그들의 등장과 도움으로 칼은 즐겁고 행복한 나날들을 보낸다. 역설적이게도 자기가 바라왔던 헤드 셰프를 벗어남으로써 하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거기에 진짜배기 사람들도 깨닫게 되니 말 그대로 ‘전화위복’이다.
소중한 사람들과 ‘현재’를 함께하는 순간순간이 주는 기쁨과 따뜻함
아들 퍼시는 ‘1초 동영상 모음’을 만든다. 영상을 찍을 때마다 1초씩만 찍어서 그것들을 모아 편집한 것이다. 아들이 1초 영상을 찍는다 하자 뭘 그런 걸 찍느냐는 듯이 대수롭지 않게 여긴 칼. 그러나 푸드트럭 일정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온 칼은 아들 퍼시가 보낸 메일을 확인하는데 내용은 ‘1초 동영상 모음’이었다. 그 1초짜리 영상 모음에는 그동안 함께 있으면서 있었던 일들, 칼과 퍼시와 함께 웃고 장난치고 대화하는 모습까지 모두 담겨 있었다. 거기다 칼은 본인이 웃는 모습을 영상을 통해 오랜만에 보게 된다.
칼은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순간이 주는 따뜻함과 기쁨을 느낀 것이다. 꿈이 있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이다. 목표가 있다는 것은 삶을 의미 있게 만들어 준다. 다만 그것들을 향해 혹은 이루기 위해 나아가는 방법이 주변을 둘러보지 않고 오로지 앞만 향해 간다면 꿈과 그것을 이루려는 나는 빛을 잃어버리고 만다.
왜 그럴까? 미래를 향해 앞으로 달려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거기에만 몰두하면 지금만 누리고 느낄 수 있는 현재를 못 살아가기 때문이다. 미래만큼 현재도 중요하다. 오늘이 지나면 그걸로 끝이다. 가족들과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도 그때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