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주에 약속된 날에 글을 올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개인적 사정으로 인해..) 대신 평소보다 좀 더 많은 분량으로 글을 썼으니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눈이 살짝 돌아간 헐크 담임 선생님은 점탱이에게 당장 엎드리라고 소리쳤다. 순간 놀란 점탱이는 재빨리 엎드려뻗쳐 자세를 했다. 선생님의 몽둥이는 이미 공중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타-악! 타-악!!
담임 선생님이 어찌나 진심으로 때렸는지 허공에서 몽둥이가 휘둘리는 소리가 났다. 점탱이는 몽둥이 소리에 한 번 놀라고 내려치는 속도에 한 번 더 놀래었다.
선생님의 매질은 짧게 끝나지 않았다. 계속 이어진 매질에 점탱이는 쓰러져 잘못했다고 용서를 구했다.
“야 이 새끼야! 그러니까 그게 왜 궁금하냐고. 이 씨발··· 말을 해라 말을!”
“궁금해서 물어봤습니다. 다른 이유는 없어요..”
“하아···씨발 진짜. 그러니까 그게 왜 궁금하냐고!”
“······.”
점탱이와 교실에 있는 우리 모두 숨소리를 죽였다. 담임 선생님의 분노가 가라앉기는커녕 커져가는 불꽃처럼 얼굴로 그것을 드러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일말의 순간만큼은 점탱이와 담임 선생님을 제외하고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이었을 것이다.
‘얼른 대답해라. 뭐라도 대답해라. 그래야 끝이 나니까···!’
“이 새끼가 끝까지 대답 안 하네? 이게 진짜 죽고 싶나···? 똑바로 엎드려 이 새끼야!”
결국 점탱이는 또다시 맞기 시작했고 끝까지 궁금해서 물어본 것이라고 답했다. 담임 선생님의 얼굴이 너무나 새빨갛게 변했고 폭발을 준비하는 화산처럼 열기가 느껴졌다.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상황이 더 진행되는가 싶더니 점탱이가 결국 울음이 터져버렸다. 어찌 보면 다행인 게 화산 폭발보다 먼저 터졌기에 점탱이는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헐크 담임 선생님의 매질은 그렇게 끝이 났지만 선생님은 아직 우리들에게 할 말이 남아 있었다.
“하아··· 씨발! 야 이 새끼들아 니들 한 번만 더 이런 소리 내 귀에 들리면 그땐 진짜 죽는다. 걸리면 그냥 뒤지는 줄 알아라. 니들이 그게 왜 궁금한데 씨발.”
얼굴에 열이 식기도 전에 담임 선생님은 교실 문을 세게 열어젖히고는 교실을 나갔다. 점탱이도 자세히 보니 빨개진 얼굴에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서러움의 흐느낌이 어느 정도 진정이 되자 혼자서 중얼거렸다.
“그거 물어본 게 뭐가 그리 혼날 일인데···씨, 씨바아아-알!”
이상했다. 원래라면 점탱이의 부서진 모습을 보며 통쾌해하거나 시원해야 하는 게 정상인데 그날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뜬금없는 생각이 내 머릿속을 휘저어 다녔다.
‘만약 내가 가난하지 않았다면? 그래서 쌀포대를 가지고 가지 않았다면 점탱이는 나에게 시비를 걸지 않았을 테고 그러면 담임선생님에게 저런 질문을 하지 않았을 거고 그러면 이렇게 미치도록 매 맞지 않았을 텐데...’
내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점탱이에게 알 수 없는 미안함이 들었고 나 자신이 더 초라하고 못나보였다.
가난이 내 잘못은 아니지만 그런 상황이 싫고 하필 그런 상황을 맞이하는 사람이 나라는 게 그렇게나 싫었다.
모든 게 싫어지면서 최종적으로는 나 자신을 싫어하는 쪽으로 항상 결말이 났다.
담임 선생님과 점탱이의 이 사건은 마치 폭풍이 한 번 휩쓸고 간 듯한 강한 체감을 느끼게 해 주었고 1학년이 끝나는 순간까지 ‘쌀 포대’ 언급은 일절 나오지 않았다.
담임 선생님의 그 분노와 훈계가 나를 지켜주면서도 묘하게 나를 불편하게 했다.
이 사건 이후로 그동안 계획했던 복수와 나의 거침없는 행동들은 조용히 사그라들었다. 그저 조용히 아무 일없이 지내는 게 내 최우선의 목표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때부터가 공개적으로 나의 가난을 밝히면서 나라의 도움을 받는 일의 기점이었던 것 같다. 계속해서 고등학교, 대학교, 군대, 교회에서까지 쭈-욱 이어졌으니 말이다.
단단한 줄만 알았던 나의 밝고 환했던 가면은 점차 쉽게 부러지고 깨지기 시작했다.
https://youtu.be/dP-NxIJ_DxI?si=p73BrtzYPPdTJKp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