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받아간 놈들은 가난해서 받는다던데? 너희 집 가난하제?”
촤-악.
어디선가 화살이 날아와 내 가슴에 꽂힌다.
“아···아니거든! 가난해서 받은 거 아니거든?”
괴로워서 말이 안 나올 것만 같아도 말은 꼭 해야 된다. 그렇지 않으면 죽음보다 더 큰 고통이 기다릴 테니까.
“구라 치네. 가난하니까 쌀을 받지 그럼 뭐 때문에 주는데? 바보가!”
“나도 모르지. 쌀 왜 나눠주는지 모르겠는데? 담임 쌤 오면 물어보든가.”
“내가 못 물어볼 것 같나? 그래 물어본다.”
점탱이와 나의 신경전은 그렇게 끝이 났다. 질 것 같아도 끝까지 물러서면 안 된다. 행여나 지더라도 끝까지 버텨야 한다. 초반에 쓰러지면 점탱이를 비롯한 모든 녀석들은 금세 의기양양해져서 더 날뛰고 괴롭힐게 뻔하니까.
그나저나 걱정이 되었다. 점탱이 녀석이 담임선생님에게 정말 물어본다면? 만약 물어봤는데 선생님이 솔직하게 대답하면? 담임선생님이 오시기 전까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오로지 그 시간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마음을 졸일 뿐이었다.
촤라라락-.
교실 문이 열리고 담임 선생님이 종례를 하러 들어왔다. 선생님은 피곤하다는 듯한 얼굴로 욕을 숨 쉬시듯이 자연스럽게 내뱉고는 전달사항을 말했다. 그러고 마무리 지으려 하자 점탱이가 손을 번쩍 들고 말했다.
“선생님! 저 질문 있습니다.”
“하아~. 새끼 귀찮게... 뭔데!”
“그··· 쌀 나눠주는 거요. 그거 집이 어려운 애들 나눠주는 거... 맞죠?”
“뭐어? 하아... 어떤 새끼가 쳐 그렇게 말하던데?”
“네에? 누가 말한 건 아니고... 제가 궁금해서.”
담임 선생님의 별명이 헐크라고 얘기했던가? 안경을 벗어젖히고 앞머리를 쓸어 넘기더니 항상 옆에 들고 있던 휴대용 몽둥이를 들고 점탱이 앞에 서서 얼굴이 상기된 채 말했다.
“씨바···네가 그게 왜 궁금한데? 어? 네가 뭔데? 이 새끼야.”
“···네? 아니 저는 그게 아니라..”
담임선생님이 노코멘트 해준 것은 너무나 고마웠지만 저렇게 눈 돌아간 모습은 처음 보았다.
미웠던 점탱이가 처음으로 걱정이 되는 순간이었다.
https://youtu.be/x8ntEXtEpKU?si=IgeRsgF0bHXa_fJ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