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놈의 돈! 돈! 돈!

by 하짜



시작도 하기 전에 두려움과 불안에 떨었던 고등학교 생활. 그 출입문으로 들어가는 입학식을 나는 하고 있었다.


길고 길었던 입학식이 끝나고 가배정으로 받은 교실에 들어갔다. 아이들은 보는 듯 안 보는 듯하며 스캔을 하고 있었다. 나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임시 선생님이 들어오자 오히려 교실 분위기는 좀 더 긴장감이 풀렸다. 간단한 전달사항과 반배치고사 날짜와 교복사이즈 규격을 말해주시고는 우리를 해산시키셨다.

전달사항이 마치자마자 우리는 제각각 아닌 척하며 긴장이 풀리고 흥분한 얼굴로 학교를 나왔다. 그러나 나는 그렇지 못했다. 하나하나 모든 것들이 걱정 덩어리였다. 그 덩어리들을 짊어진 채 집에 온 나는 엄마에게 학교에서 전달받은 내용을 다시 전달했다.

그 당시 잘 몰랐으나 중학교 교복에서 고등학교 교복으로 바뀌자 돈이 꽤 들었다. 엄마는 학교에서 졸업한 얘들 교복을 중고판매 하지 않느냐고 아는 형이 없냐고 물었다.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래나 저래나 방법이 없어 짜증이 난 엄마는 결국 나와 함께 이름 없는 교복집에 가서 가격흥정을 해가며 최대한 할인된 가격으로 교복을 사 입혔다.


나는 이런 상황이 너무나 싫었다. 그런 표정이 얼굴에 적나라하게 나서 엄마에게 들키면 더 큰 짜증과 분노가 내게로 다가왔기 때문에 티도 잘 못 냈다.

그렇게 구입한 교복을 입고 반배치고사를 치렀다. 시험지를 보자마자 순간 내가 잘못 보고 있는 게 아닌가 의심이 들었다.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 문제를 보며 배치고사가 이 정도면 학교시험은 얼마나 어려울지 예상이 되자 너무나 무서웠다.


저번에도 얘기했지만 우리 때는 인문계 고등학교를 나오고 대학교는 최소 서울에 있는 대학을 나와야 나중에 먹고살 수 있고 어깨를 당당히 피고 걸어 다닐 수 있다고 의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공부가 어려워지면서 포기한 것이지 아예 싫었던 것은 아니었다. (수학은 쫌 싫어했지만) 내 인생이 달린 문제라 생각하니 이대로 있으면 큰일 날 게 뻔히 보였다. 그날 저녁에 식사를 하면서 내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엄마···. 나 학원 보내주면 안 되나?”

“·······.”

“반 배치고사를 치는데 너무 어려워서... 내 혼자 힘으로 못 할 거 같아서. 학원 다녀야 할 것 같다.”

“······.”

“대학 가려면, 좋은 대학 가려면 시험점수 잘 받아야 될 거 아니가! 학원 좀···.”

그럴 돈 없다···. 인문계를 간 것도 니 선택이니 네가 앞으로 알아서 해라.”

떼를 써 보고 빌어도 보고 간절히 부탁도 해보았지만 이미 상황은 정리되어 있는 상태였다. 나는 그동안 서러웠던 게 올라왔다.


‘그동안 어떻게 버텼는데... 나도 여기까지 오기가 얼마나 힘들었는데... 처음으로 간곡히 부탁한 거였는데!’


나는 내 방에 들어가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젖은 얼굴로 잠을 청했다.

몇 년 뒤 엄마와 작은 외삼촌이 하는 얘길 들었다.

“제일 마음이 걸리고 미안한 건 그때 학원을 못 보내준 게... 어떻게든 학원을 보내줬어야 했는데.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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