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머릿속은 두 가지로 가득 차 있었다.
1. 대학 진학
2. 엄마(병세)
고등학교 진학 이후 내 성적은 곤두박질치고 바닥에 붙어서 올라오지 않았다. 결국 나는 수능에 올인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성적에만 오로지 집중해도 될까 말까인데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엄마의 병세에 당연히 집중하지 못했다.
매일매일이 두려움과 공포에 떨어야만 했다. 어떨 때는 정말 손이 바르르 떨리는 날도 있었다.
‘좋은 대학에 못 가면 어떡하지?’
‘엄마가 만약 잘못되면 어떡하지?’
‘무서워···. 무서워···.’
타조 증후군이라는 말이 있다.
어려운 일이 발생하면 대응 및 해결을 하려고 하지 않고 현실부정•현실도피•미루기 속에서 문제 대응을 거부하거나 소극적으로 임해 나중에 심각한 화를 입게 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어리석은 타조가 포식자를 발견하고 땅속에 머리를 파묻으면 마치 포식자가 사라진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상은 포식자가 사라지지 않은 것처럼 현실도피를 이에 빗댄 것이라 한다.
그렇다. 나는 타조 증후군이었다.
나를 덮칠 듯한 공포와 두려움에 나는 티비 예능으로 눈을 돌렸다. 예능에 나오는 사람들끼리 나누는 재밌는 대화, 상황, 웃음소리들! 그것을 보며 나를 마비시켰다. 그리고 나 자신을 세뇌시켰다.
‘예전부터 이런 식으로 버텨왔잖아? 또 버티고 나면 결과는 대부분 좋았잖아? 잘 될 거야. 엄마도 대학도 다 잘 될 거야.’
병원에서 엄마에게 연락이 왔다. 학교에 가지 않는 날에 오라고 힘에 겨운 목소리로 엄마는 말했다. 병원에 가면 눈물이 나고 슬플까 봐 가기 싫었지만 왠지 가야 될 것 같아서 알겠다 하고는 얼른 전화를 끊었다.
쉬는 날 병실에 들어간 나는 엄마의 모습을 보고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