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뭐라고

by 하짜



병실에 들어서니 피골상접(皮骨相接)한 여자가 힘이 없어 겨우 걸어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자세히 보니 엄마가 맞았다.

‘내가 지금 뭘 보고 있는 거지? 지금 저 모습이 우리 엄마······?’

아니라고, 아닐 거라고 크게 부정하고 싶었지만 내 눈을 마주 보고 내 이름을 정확히 부르는 모습을 보곤 엄마를 부정할 수 없었다. 엄마는 침대로 가려다 다시 힘들게 내게 다가오고 있었다.

“왔나······ 침대에 앉아라. 뭐 마실 거 줄까? 음료수 있다.”

엄마는 말하는 것도 힘들어했다.

나의 놀란 모습을 행여나 들킬까 봐 얼른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음료수를 먹겠다고 했다.


엄마가 또 움직이려 해서 내가 가지러 가겠다고 하며 얼른 냉장고에 가서 포도주스를 꺼냈다. 엄마는 내가 얼른 마시기를 원하는 눈빛을 보였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금방이라도 날 것 같았지만 꾹 참고 음료수를 벌컥 마셨다.

그제야 엄마는 내게서 시선을 돌렸다. 대화를 하려고 앉으려 했지만 너무 아프다며 소리로 한 번 표정으로 두 번 내게 말했다.


나는 괜찮으니 얼른 누우라고 했다. 하지만 누워서 되는 게 아니었다. 벨을 눌러 간호사를 불렀다. 얼마 안 있어 간호사가 와서 엄마에게 주사를 놓아주었다. 그제야 엄마는 조금 살만해졌다는 표정을 지으며 침대에 누웠다.

무섭고 슬펐다. 이 두 개의 양가감정이 동시에 느낄 수도 있다는 걸 이때 처음 알았다.

대화는 얼마 가지 못해 엄마의 구토로 끊기고야 말았다. 구토의 냄새가 꽤 세서 한 번 놀라고 먹은 게 없어서 위액 같은 냄새가 나서 또 한 번 놀랐다. 엄마는 이런 구토를 하루에 도대체 몇 번이나 한 걸까?

엄마는 망상 증세도 있어서 누군가 우리 집을 도청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어디선가 우리를 도청한다고 아무 얘기나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처음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에 엄마의 말에 귀를 기울였지만 시간이 지나자 그게 아님을 알고 맞장구만 쳐주었다. 이런 걸로 더 이상 엄마와의 시간을 허투루 보내기 싫었기 때문이다.

나는 더 이상 엄마를 볼 수 없어서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재빨리 병실을 나왔다. 그렇게 집으로 향하고 있는데 휴대폰이 울렸다. 확인해 보니 엄마였다.

“왜 엄마?”

“다시 병원에 와라.. 다시 병원에 와...”

“어? 벌써 많이 지나갔는데...”

“······너 줄려고 햄버거 샀다. 햄버거...”

전화를 끊자마자 얼른 병원으로 향했다. 그 상태로 햄버거를 사 왔다니... 아무 일 없는 것만으로도 기적처럼 느껴졌다. 얼른 가지 않으면 엄마에게 무슨 일이······.

“아이고 얘가 아들이구나.”

간병사로 보이는 사람이 휠체어에 탄 엄마와 함께 병원 입구에 서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자마자 긴장이 풀렸다. 꽉 쥐고 있던 눈물도 풀릴 뻔했지만 절대 놓치지 않았다.

“자아··· 햄버거 먹고 가라.”

“···아니 몸도 아프면서 왜 햄버거를 사 오는데? 왜!”

“니, 니 줄라고... 샀지. 햄버거 먹어라.”

“씨이···. 읍... 읍... 지, 집에 가서 먹을 게!”

엄마는 자꾸 먹고 가라고 했지만 나는 그럴 수가 없었다. 엄마한테 괜히 눈물 흘리는 모습을 보여 마음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의 그런 마음을 간병사 아주머니도 느끼셨는지 엄마를 설득하고 달래며 나를 가게 해 주었다. 나는 돌아와 방문을 여는 동시에 터졌다. 그리곤 우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에만 안도를 하고 한참을 있다가 햄버거를 먹었다.

하지만 그랬으면 안 되는 거였다 그때가 엄마가 살아계실 때 본 마지막 모습이었으니까.



https://youtu.be/2n6qJJwd9B8?si=lUfHJhPXHmORrAre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