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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짜 Jun 02. 2024

쓰리잡에서 투잡으로 그리고 앞으로의 진로



 5월을 마지막으로 쓰리 잡인 게스트하우스 청소 알바를 그만두었다. 그전부터 그만두고 싶었는데 당장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한다고 5월까지 해달라고 하였기에 이제야 그만두는 것이다.


 모든 일들이 몸을 많이 쓰거나 해서 힘든 게 아니었다. 잠을 충분히 못 자서 흐릿한 상태로 일을 하는 게 힘들어서였다. 늘 누워서 쉬고 싶다는 마음뿐이었다. 게다가 대학생 사장의 일 처리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아무래도 처음 하는 일이니 그럴 수 있다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사장의 사정이지 내가 이해해 주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


 손님에게 맞추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아주 당연한 일이지만 직원의 고충과 불만을 어영부영 넘기는 것이다. (한국사회에서는 당연한 건가?) 일 하기 전부터 하고 있는 일이 있어서 못 할 것 같다고 여러 번 얘기했고, 그만두고 싶다고 얘기할 때도 다른 일을 하고 와서 힘들다고 계속해서 강조했다. 그러나 시간에 대한 배려는 커녕 청소 정각보다 5분에서 10분 정도 늦게 들어가 달라는 얘기와 손님의 요청으로 시간연장으로 인한 늦은 출근만이 있을 뿐이었다.


 게다가 드럼 세탁기에 빨래를 돌리고 건조까지 하면 시간이 꽤 걸린다. 그렇기에 수건만 빨고 침구류는 모아 두었다가 커다란 비닐 두 개에 넣어 9분 이상 걸리는 무인 빨래방으로 가서 빨래를 돌리고 건조기까지 돌리면서 청소를 하면 시간은 1.5배 정도 더 걸린다. 게다가 다른 손님들이 이미 사용하고 있으면 그날은 빨래를 못 돌리거나 기다렸다가 돌려야 한다.


 이러한 고충을 얘기해도 사장은 딱히 해결방안을 얘기해 주지 못하고 당연한 얘기와 침묵으로 일관한다. 사장은 진주사람이라서 대학도 진주에 있어서 부산에 있지 않다. 말이 게스트 하우스 청소지 실질적으로는 관리나 마찬가지다.


 그만두는 과정에서 작은 불만들이 쌓였고 전화통화로 언성을 높이며 속에 있는 것을 상대방에게 서로 던져댔다. 그러나 우리는 서로 끝 마무리가 안 된 걸 알기에 겨우 진정을 하고 새로 들어오시는 분을 맞이했다. 그렇게 3개월 만에 일을 그만두고 쓰리 잡에서 투잡이 되었다. 작년에 쉬었던 날만큼 농축해서 일을 한 기분이었다. 지금은 쉬는 시간이 늘어난 게 너무나 기쁘고 달콤하다.


 오랜만에 친구 안 씨와 만났다. 거의 2개월 만에 보는 거였다. 우리는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풀어놓기 시작했다. 친구 안 씨는 2~3년 동안 쳤던 피파시험에 드디어 붙었다며 기쁜 소식을 전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그때는 이거 하나만 바라보고 했는데 지금은 본업으로 돈을 벌고 있는 상황에서 여유 있게 하니 오히려 더 잘 친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는 시험 준비를 하는 동안 들렸던 스터디 카페에서 예전에 사랑으로 이 어 지지 못 했던 사람과 우연히 만나 다시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했다. 다른 건 어찌 돼도 상관없으나 돈이 없다는 이유로 또다시 상처받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친구를 응원했다.


 나의 근황을 이야기하니 친구는 고생했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했다. 인간관계가 워낙 없는 나라서 그런지 고생했다는 말을 반복적으로 들어도 질리지가 않았다. 우리는 거기에서 더 나아가 미래에 대한 진로를 이야기했다. 친구 안 씨는 시험에 합격하고 옛 짝사랑을 만나서 그런지 뭐든 긍정적으로 이야기했다. 나도 몰래 피식 새어 나오는 웃음을 가린 채 고개를 까닥거렸다. 벌써 2024년 중반을 달려왔는데 이번만큼은 나름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았던 것 같아 뿌듯했다.


 그렇게 쉬는 시간과 미래를 준비하는 시간을 가지려던 찰나 전 직장 상사에게 SOS를 받았다. 그것은 바로 병원 식당일을 도와달라는 것이었다. 쓰리잡에서 투잡이 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다시 쓰리 잡을 하게 생겼다. 또 반강제적으로 열심히 살게 되었다. 파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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