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야 한다>를 버려야 한다
휴일에 모처럼 쉴 때면 책을 읽는다. 예전에는 TV도 보고, 소파에 누워 핸드폰을 가까이했는데 이제는 읽고 싶었던 책을 읽는다.
책 종류는 그때그때 생각나는 책을 읽는다. 어제는 내 책이 교보문고에 잘 있나 보러 갔다가 책 제목을 보고
5초 만에 끌려 새로 책을 구입해 하루 만에 다 읽었다. 제목은 <혼자 글 쓰다 취업합니다>. 글을 처음 접한 초보작가의 출판사대표가 되기까지의 에세이다. 글을 쓸 때 좀 더 신경 써야 하는 부분들을 알 수 있었다.
이 외에도 오늘은 멕시코에 대해 얻을 정보가 있어 멕시코 관련 책을 집 앞 도서관에서 빌려 읽고 있다. 내가 정확히 찾던 정보를 그대로 담고 있는 책이라 매우 만족스럽다. 객관적 정보, 가령 역사적 사실이나 인물의 생애도 작가마다 다양한 시선으로 볼 수 있어 이래서 책이 참 흥미롭다.
책을 읽으면서 단 한 번도 경험해 보고 느끼지 못한 표현을 작가가 쓸 때면 사뭇 경외심이 든다. 감탄을 연발하면서도 ’나도 이렇게 써야지 ‘와 같은 생각은 하지 않는다. 어차피 내가 따라 한들 저 작가처럼 자연스레 흉내 내지 못할뿐더러 나는 나만의 색깔이 있고 그걸 더 발전시키는 것이 진짜 나의 발전이라고 여긴다. 이는 꾸준함이 전제되었을 때 ’ 시간이 알아서 해결해 주는 일‘이다.
책을 더 많이 읽는 이유는 다른 생각을 하고 싶지 않아서다. 한 해가 얼마 남지 않자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로 다소 조급해지는 나를 만나고 있다. 쉴 땐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쉬어야 한다. 무언가를 자꾸 해야 하고 좇아야 하고, 달려가야 한다는 강박이 몸도 아프게 하고 나에게 스트레스를 준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르고, 또 무슨 사건이 터질 거고, 이에 따라 내일의 내 머릿속도 새로운 영감이 떠올라 글로 표현될 것이다. 굳이 오늘 ‘글을 써야 한다!’라는 생각자체가 오히려 글을 더 쓰기 어렵게 만든다.
브런치도 마찬가지다. 최근에 연재 브런치북이 생기면서 예전보다 훨씬 더 많은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나도 어서 연재할 글감을 만들어야 된다는 조급한 생각은 하지 않기로 했다. 원래였으면 일빠로 글을 신청해 연재했을 것이다. 그저 나만의 페이스대로, 쓰고 싶은 글을 하나씩 자연스레 써 내려갈 때 글에서도 진짜 내 모습이 나온다.
‘해야 한다’라는 생각을 버릴 때 더 양질의 무언가를 만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