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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그리 Oct 31. 2023

운 좋게 하나 얻어걸려 성공하는 게 인생?

인생에도 오답노트가 필요한가

우리가 오답노트를 만드는 이유는 뭘까? 잘못된 것을 다시는 틀리지 않기 위해 작성하는 것이 오답노트다. 오답은 노트를 만나야만 다시금 존재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그냥 그대로 두면 늘 오답일 뿐인데 노트를 만듦으로써 다시 새롭게 태어난다.

 학창 시절 선생님도 늘 하는 얘기가 이 오답노트를 해야만이 내가 틀린 문제를 또 틀리는 오류를 범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시험 치는 당일에는 이 노트만 들고가도 점수가 오른단다. 근데 이건 답이 정해져 있는(맞고 틀리다를 매길 수 있는) 수학문제와 같을 때나 쓰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 속에서는 워낙 다양한 변수가 많기 때문에 하나하나 되새기며 오답이라고 생각한 것들의 정답을 찾을 수 없다. 정답을 찾는 것도 힘이 들거니와, 심지어 내가 가고 있는 이 길이, 이 선택이 오답인지 아닌지도 모를 때가 많다. 그렇다면 삶에는 어떻게 오답노트를 적용시킬 수 있는 걸까?

 내가 하고 있는 하나의 방법은 오답이라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이다. 이솝우화 미운오리새끼가 있다. 다른 오리와 달리 회색에다가 몸집도 큰 새끼오리 한 마리는 태어날 때부터 주변 사람들의 비난을 받고 끝내 부모도 존재자체에 환멸을 느낀다. 근데 오리가 스스로를 오답이라고 여기지 않고 다른 사람과 그저 다르다고만 생각했다면 어땠을까? 존재자체에서부터 벌써 본인만의 특별함이 생기는 것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남들과의 비교를 통해 본인의 길을 점검한다. 남들과의 비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정신승리밖에 되지 못한다. 가령 내가 목표했던 사람보다 잘됐다고 해서 내가 그 사람을 얕잡아보고 우월감을 느낀다 해서 뭐가 달라질까? 그 사람은 예전과 같은 그냥 그 사람일 뿐이다. 비교는 삶을 통찰하는 최선의 방법이 아니다. 우리는 계속 흐르고 있는 이 유한적인 시간 속에서 긍정적인 생각만 해야 한다. 그냥 내가 가는 길이 오답이라고 여기지 않고 이렇게 사는 것이 맞다고 스스로 확신하며 인생을 살아가야 한다. 그래야 진짜 그렇게 풀린다.

 내가 주체적으로 해야 할 것과 하고 싶은 걸 결정하는 삶. 이게 오답 없이 내 길을 정확하게 가고 있는 것이다.

 길을 가다 보면 그게 무엇이 됐든 노력의 여하와 상관없이 변수에 따라 결과가 한없이 달라지기도 한다. 운도 참 중요하다는 얘기다. 여행유투버 빠니보틀도 이런 말을 했다.

 

사람의 인생은 너무나 다양하기 때문에 뭐가 맞고 틀리다가 없다고. 그냥 본인도 이것저것 하다가 하나 얻어걸린 거라고. 운도 이렇게나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계속 뭐든지 그냥 하다 보면 하나는 얻어걸린다. 이건 진짜다. 얻어걸린다는 표현보다 꼭 대중의 관심이나 인기나 돈을 번다는 얻어걸림이 아닐지라도 나랑 맞고 내가 조금이라도 좋아하는 것을 찾게 된다. 내가 좋아하고 행복해하니 이를 더 꾸준하게 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여행유투버 빠니보틀도 그저 자기가 좋아하는 걸 계속한 거지, 성공하려고 꼭 유명해지려고 유투버를 시작한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내 친구도 똑같다. 옷 입는 걸 좋아해 옷 관련 계정을 하나 더 만들어 SNS에 꾸준히 올렸다. 처음에는 아무도 반응이 없었다. 본인도 기록용으로 그냥 계정을 하나 더 만든 것이기에 크게 개의치 않았다. 근데 그 계정에 등산복을 업로드하려고 등산 간 사진을 하나 올렸는데 그 사진이 히트를 쳐 지금은 등산 인플루언서가 됐다. 팔로워도 몇천 명이나 된다. 본인도 몰랐던 것에 사람들이 열광한 것이다.

 안 되면 할 수 있는 걸 하면 되고, 이것저것 해보면서 시행착오를 겪는 건 결코 오답이 아니다. 우리가 수학문제처럼 고칠 필요가 없다.


 우리가 무엇이 잘못됐나를 판단하기 전에 나는 지금 잘하고 있다. 잘 가고 있다고 스스로에게 확신을 주는 하루를 보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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