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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그리 Jan 03. 2024

직장인, 연봉보다 더 중요한 것

오늘도 잘 견뎠다! 작은 성공의 힘

주변에서 일주일에 세네 번쯤 꼭 듣는 얘기가 있다. 바로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해서다. 와이프도 어제 그런 얘기를 했었다. 글을 쓴다는 것이 개인의 성공을 위한 건지, 가정을 위한 건지, 무엇을 얻고자 쓰는 건지 궁금해했다.

오늘은 글을 쓰는 이유와 함께 작은 성공에 대한 단상을 말해보려 한다.


 브런치 5만 명의 작가들에게는 글을 쓰는 각자의 5만 가지 이유가 있다. 글을 써 내려가는 행위 자체의 정답은 없고, 글의 내용의 정답도 없고, 쓰는 이유에서도 정답은 없다. 5만 가지 이유 모두 숭고하고 존중받아야 하며, 그것이 틀림없이 옳은 행동이라는 확신은 결론이 '글을 쓴다'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5만 가지의 답변 중에 당연히 와이프의 질문처럼 성공하기 위해 글을 쓰는 이도 물론 있겠지.

먼저 성공의 정의를 보자. 성공은 개인에 따라 정의가 천차만별이다. 나는 그게 돈이 됐든, 명예가 됐든, 사소한 목표가 됐든, 직업적 성공이나 가족의 안정이 됐든, ‘내가 바랬던 이상향에 도달했을 때’

이것이 인생의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자본주의에 젖어 있는 대한민국 현대인에겐 유독 돈에성공의 초점이 쏠려있는 것이 다소 아쉬우나 돈을 좋아하고 따르는 것은 곧 생존의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와도 직결되기에 이런 현상은 당연하다고 본다. 돈은 인간의 최소한의 삶의 질을 결정하고, 개개인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필수재이기 때문이다.

 자, 그럼 글을 써서 성공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김영하, 이슬아 작가와 같은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사람 즉,한 줄만 써도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글로 성공하기는 웬만해서는 쉽지 않다.

참고로 지금 말하는 성공은 엄청난 돈과 유명세를 얻어 전업작가로서 풍족한 생활이 가능한 사람을 일컫는다. 멀리 갈 것도 없다. 만약 내가 돈과 유명세를 쫓았다면 브런치라는 플랫폼에 지금 글을 쓰고 있을 것이 아니라 당장 유튜브를 시작했을 것이다. 편집 역량이 형편없어도, 콘텐츠가 기발하지 않아도 일단 하고 봤을 것이다. 그 이유는 표본집단규모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유튜브는 천 만명 이상이고 국민 네 명 중 한 명이 본다. 브런치는 브런치 아이디를 통해 짐작해보면 이백만 명 남짓이다. 1/5다. 특히나 브런치는 구독자체도 아이디를 가입해야 할 수 있기 때문에 유튜브처럼 소위 말하는 '떡상'도 쉽지 않다. 즉, 엄청난 쾌락과 급박한 성공은 글을 통해 이루기 희박하다고 나는 여긴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오로지 '내면적 성장과 가치전달'이다. 글을 쓰면서 성장을 느끼고, 타인에게 조금이라도 선한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쓴다. 글을 쓰고 자야 오늘도 잘 해냈고, 견뎠다는 생각이 든다. 이 두 가지를통해 존재의 이유를 느끼기에 글을 쓴다.

어제 아이유가 2억을 기부했다. 사람들이 오해하는 게 ’그 정도 벌면서, 2억 기부하는 게 뭐가 대수야‘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확실한 것은 백억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2억 기부는 쉽지 않다. 1천만 원도 아까워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그 누구도 함부로 흉내 낼 수 없는 아량이다. 선한 가치는 이처럼 존재의 이유를 낳는다.

그러면 일기를 쓰는 건 나 혼자 쓰는 거니까 아무런 의미 없겠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글을 쓰면 타인에게 가치를 전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내면적 성장을 이끈다. 왜냐하면 글을 쓸 때 가장 먼저 우리는 생각이라는 걸 해야 한다. 서론, 본론, 결론을 정해 타인에게 어떤 정보를 논리 정연하게 전달하고 싶은지 생각을 한다. 설령 일기를 써도 오늘 뭘 했는지 생각함으로써 스스로를 돌아보지 않나. 이 자체가 실로 엄청난 거다. 능동적인 사고를 불러일으킴으로써 뇌가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시간을 준다.

쇼츠나, 유튜브, TV프로그램 등으로 현대인은 생각하는 힘을 잃어간다. 영상은 생각을 하지 않아도 알아서 흘러가기 때문에 저절로 뇌에게 휴식을 부여한다.

하지만 글을 쓰게 되면 유튜브, 쇼츠 등 영상 같은 쾌락에 절여버린 뇌가 깨끗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뇌과학자 조 디스펜자

뇌 과학자 <조 디스펜자>는 20대에 큰 사고로 전신마비 상태가 된다. 그는 평생을 건강하게 걷는 본인을 상상했고, 엑스레이로 맨날 시각화를 했다. 두 달 뒤 그는실제로 걸었다. 20년째 지금도 잘 산다. 이게 생각의 힘이다.

또 다른 예시는 유투버 하와이대저택이다. 그의 영상 시작은 맨날 같은 문구로 시작한다.

‘당신은 성공합니다, 당신이 원했기(생각했기)때문에’

그의 책 <더마인드>에도 부자가 되는 법을 얘기할 때 그는 하나만 내내 이야기한다. 바로 끌어당김의 법칙이다. 부자가 됐다고 생각하며 부를 끌어당기는 거다. 글을 쓰며 생각하고 내면적 성숙을 이끄는 행위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렇게 기적을 불러일으킨다. 글을 써보지 않은 사람은 평생 모른다. 써 본 이들만 안다.

여섯살 때의 모습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는 게 여섯 살 때 엄마가 뭐가 되고 싶냐는 물음에 나는 ‘의사’라고 답했다. 그 어린 나이에도 의사가 멋있고 명예도 있고 돈도 잘 버는 건 알았네. 왜 그렇게 대답했냐고? 엄마에게, 타인에게 그 답변은 왠지 더 있어 보이니까.

이렇게 늘 무언가 대단한 것, 거시적인 관점에서 사람들은 성공을 바라본다. 사회적 동물로써 남들의 평가로부터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정말 작게, 욕심 없이, 일상적으로 무언가를 해야 한다. 그러면 앞서 말한 성공? 그냥 따라오게 되어있다. 애초부터 ’나는 김영하 같은 엄청난 작가가 될 거야‘ 같은 무거운 다짐이 아니라,그냥 집 가면서 지하철에서 오늘 일기 한줄 쓰는 게 더 값지다.

책을 내는 게 주변 사람들이 신기하다고 하는데 사실 하나도 어려운것이 아닌 게 조금씩 꾸준히 무언가 계속 그냥 쓰면 되는 거다. 작고 가벼운 마음으로. 그냥 아 오늘 기분이 꿀꿀하네. 그럼 글 쓰고 또 쓰고. ‘아, 이럴 때 나는 스트레스 풀리는구나’를 느끼며 작은 성공을 이뤄가는 거다.

일주일 시간 주고 이 안에 책 한 권 써내라고 닦달하는 출판사가 있을까? 그 안에 방 안에 갇혀서 몇 백 페이지 책 한 권 써내는 작가 몇이나 되나. 그냥 조금씩 영감이 떠오를 때마다 쓰는 거고 그게 모여서 책이 되는 거다. 단 하루에 글 쓰는 시간은 정해두어야겠지. 생각이 안 나면 밖에 나갈 수도 있고, 잠시 여행을 다녀올 수도 있고 그렇게 조금씩 쓰는 거다.

세상만사가 그렇다. 조금씩 내 할 일을 해나가는 것처럼 의미 있는 게 또 있을까 싶다. 시간과 꾸준함의 원초적 매개체.


 새해라 거창한 목표를 세워 그 목표를 쫓는 게 성장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꿈을 크게 가져야 파이가 크고 유리조각도 커야 깨지는 조각이 크다 여긴다.

가령, ‘일 년 안에 책 쓰고 인세 받아야지, 구독자 만 명 찍어야지‘ 목표는 거대하나 이 마음으로는 구독자 100명도 안 돼서 금방 포기한다. 진짜다. 주변에서 너무 많이 봤다.목표를 못 이루면? 그건 결국 합리화이자 자기위로밖에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포기는 하기 싫으니까, 왠지 진 것 같으니 그래도 도전했다는 것에 의미를 둔다. 근데 시간이 지날때마다 본인도 모르게 점점 자신감을 잃는다. 같은 걸 반복하는 데에는 기존대비 두 배 세배의 용기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보다 훨씬 더 효과적인 방법은 작은 성공을 주체적으로 늘려가는 거다. 그 성취감이 모여 더 큰 일을 해내는 가능성을 준다.


 회사가 왜 굴러가는지 아나? 왜 회사는 본부장이 있고팀장이 있고 그 밑에 팀원이 있는 수직체계일까? 관리에 있어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정해진 시스템 안에서 남이 하라는 대로 그저 누군가 시켜주길 원한다. 그만큼 안정적이고 편한 게 없거든.

우리는 이제 심층적인 본인만의 내면의 소리를 들어야한다. 아주 작게 나만의 방식대로 조금씩 무언가 해보자. “오늘도 잘 살았다, 잘 견뎠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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