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그리 Jan 23. 2024

먼저 알면 돈 번다

현대사회의 정보격차에서 살아남기

연말정산 서류를 뽑으러 ATM창구에 갔는데 할머니께서 두리번두리번거리신다. 마치 내가 오기만을 기다리신 것 같다. 서류를 뽑는데 할머니께서,

“5만 원 네 장! 5만 원 네 장! 도와줘”라고 외치신다.

처음에 5만 원을 달라는 줄 알고 약간 당황했다가 그새무슨 말인지 이해하고 5만 원권으로 네 장을 뽑아드렸다. 자칫 잘못하면 위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ATM기계 다루는 법에서부터 차이를 발견하고 걸 보고 빠르게 바뀌어가는 현대사회의 정보격차에 대한 고찰을 해보려 한다.


 우리는 정보격차 시대에 살고 있다. 현대사회에서 정보는 곧 돈이다. 주식에서 정보를 먼저 선점하면 돈을 버는 것. 돈과 직결된 가장 현실적인 예시다. <역행자>의 저자 자청의 글쓰기 수업의 강의는 55만 원이다. 말그대로 정보를 돈 주고 사는 데 우리는 사실이미 익숙해졌다. SNS나 인터넷뉴스 클릭 하나로 수많은 정보를 주고받으며, 전혀 계획에 없던 기회를 얻기도 한다. 가령 청약이나, 청년적금 등이다.

이처럼 누구는 알고, 누구는 모르는 이 정보는 인생에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하기에 돈을 벌고자, 기회를 얻고자 하는 이들은 정보에 목숨을 걸고 달려든다. 직장에서도 인사나 최신 정보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사람이 몰리는 것과 같은 이치며, 혹은 업무 연관성 있는 직원들과 참조(cc)를 해서 업무의 효율을 높이는 것도 다 정보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자. 나는 교환학생으로 멕시코에 장학생으로 다녀왔다. 멕시코 푸에블라라는 도시에서 장학생을선발한다는 정보를 모든 대학생들이 알고 있었다면 어땠을까. 당연히 나보다 더 스페인어를 잘하는 친구가 뽑혀 갔을 것이다. 하지만 정보의 격차 속에서 이 정보를 일부만 알았고 합격해서 경쟁률을 더 낮춰 돈보다 더 가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미국 정부해외인턴십도 같다. 내 돈 한 푼도 들이지 않고(식비나 유흥비 제외) 미국에서 일 년 반동안 살다왔다. 선발과정이 쉽고 어렵고를 떠나 내가 만약 버스 안에서 정부해외인턴십 광고를  보지 않았더라면, 이 인턴십정보를 우연히라도 습득하지 않았더라면 절대 누리지 못했을 경험이다. 뿐만 아니라 예를 들자면 수도 없이 많다. 어제 한 연말정산 소득공제도 정보를 몰랐다면 공제받지 못할 금액이 있었고, 대치동의 부모님들은 오늘도 자녀의 공부 실력을 떠나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되고자 최신 입시정보를 발 벗고 찾아 나선다.

이 정보격차는 현대사회에서 시간이 지나며 더 두드러지는데, 이제는 사람과 사람사이의 격차가 아니라 우리는 AI, 로봇과의 격차를 해야 한다. 무인카페, 무인아이스크림가게, 무인스터디카페가 길거리에 즐비하고 레스토랑에는 로봇이 서빙을 한다. 회사 자기소개서는Chat GPT가 다 써주고, 심지어 눈짓, 세밀한 손동작, 표정, 말투까지 따라 하는 로봇도 등장했다.


 하루는 24시간이다. 이 정보의 홍수 속에 조금 더 현명하게 정보를 다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세운 기준은 딱 세 개다.

먼저 나만의 곧은 기준을 정하고, 선택과 집중만 하는 거다. 남들이 좋다고 해서 다 따라 하고, 쉽게 돈 벌 수 있다고 따라 해 보는 등 이때까지 누군가의 추천으로 했던 모든 행위들은 대체로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우리가 간과하는 게 남들이 하는 조언 대부분은 본인에 대한 고민과 관심이 결여된 말이다. 그걸 ‘조언’이라고 포장하는 거다.

“내가 너 생각해서 하는 말인데~”

라고 시작하는 말들은 사실 전부 거짓이다. 진짜 나를 생각하는 게 아니라, 본인에게 피해가 가니까 피해보지 않기위해 하는 말이다. 명심하자. 다소 냉소적이며 시니컬하게 들릴 수 있지만 이게 현실이다. 그냥 던지는 말이다. 어찌 됐든 내 인생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매사에 그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나만의 명확한 기준이 자리하고 있어야 한다.

서점에 가서 베스트셀러 진열대에서 책을 구매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대체로 우리는 남들이 많이 읽으니까 재밌고 유익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많이 팔린다. 그래서 출판사 사장님들은 일주일에 몇백만 원의 광고비를 투자해서 어떻게든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진열대에 책을 놓고자 한다. 최고의 마케팅이거든.

하지만 그 진열대에 놓인 베스트셀러 책 중에 본인과 맞지 않는 책도 분명 있다. 그보다 서점 깊숙이 들어가 진열대에 놓인 내 관심분야 책꽂이에서 책을 선택해 읽어보자. 그게 정보의 홍수 속에서 가치 있는 정보를 습득하는 과정이다. 유튜브 알고리즘은 내 관심분야를전부 다 파악해 관련 영상을 틀어주듯, 유튜브도 아는 데 왜 나는 내 기호와 취향을 아껴두는가? 내 관심분야를 더 키우고 선별하여 그 정보를 나만의 세상에 넣는 작업을 해야 한다. 그게 내게 가장 적합한 옷을 입는 행위다.


 두 번째로는 정보격차에서 밀려나는 이들을 감싸야한다. 어제 있었던 은행에서의 할머니처럼, 빠르게 바뀌는 현대사회에서 정보격차에 소외된 이들을 포용해야 한다. 그게 결국은 내가 잘되는 길이며, 돈을 버는 일이다. 청년과 노인은 어차피 같은 인간이고, 함께 살아야 하는 존재다.

정보를 가진 사람은 정보를 가지지 못한 할머니보다 과연 더 우월하다고 할 수 있을까? 나이에 따라 굳이 서열을 매겨 ‘더 낫다, 더 못하다’ 편견을 가질 수 있을까?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습득력이 우수하고 트렌디한 것도 아니고,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더 많은 삶의 지혜를 가진 것도 아니다. 어쨌거나 우리는 젊든 늙었든, 함께 공생해야 한다. 공생을 어렵게 하는 것들을 극복하고, 그들을 포용해야 한다.

결국 우리가 정보를 얻어서 나아가고자 하는 길은 함께 잘 사는 것이고, 그 많은 정보를 습득함으로써 삶에 기여하는 것이다. 그게 인생의 가장 큰 의미 있는 행동이라 믿는다. 디지털사회에서 은행이나 많은 기업들이노인층을 돕는 매뉴얼을 만들고, 장년층 전용창구를 개설하는 등 사회에 이바지하는 것도 다 그 때문이다.

우린 다 같은 편이며, 우리의 적은 AI이다. AI 및 로봇과 같은 신기술은 삶의 이로움을 주는 대신 우리의 직업을 위협하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한다. 구글의 리서치 로봇은 연봉이 200달러다. 매년 인간처럼 연봉인상을 요구하지도 않고, 연차도 없고, 매일같이 출근하며 꾸준히 본인의 일을 정해진 시간 정해진 양만큼 수행한다. 그 누가 이 가성비 좋은 로봇대신 인간을 고용하고 싶겠나.


 마지막으로는 생산자의 억압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앞서 말한 로봇은 기존의 텍스트를 영상으로 변환하고습득한 정보를 활용해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낼 것이다. 예를 들어 지금도 유튜브에 벌써 나오는 것처럼 저스틴 비버 목소리에 k-pop MR을 넣는다거나, 가상의 캐릭터를 만들어 공연을 하는 식이다. 이런 무분별한 ‘기계’가 만드는 콘텐츠에 당연 사람은 뒤처질 수밖에 없다. 영상뿐만 아니다. 과거보다 작가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져 브런치나 블로그 플랫폼으로도 출간을 할수 있는 세상이 도래했다. 그만큼 글 쓰는 이가 많아졌는데 거기에 로봇까지 합세했다. 로봇은 36시간이면 책 한 권을 만들어낸다.

이렇게 사람이나 로봇이나 모두가 글을 쓰면 읽는 사람이 없어진다. 모두가 영상을 만들면 보는 사람이 없어진다. 물건을 팔면 소비하는 사람도 있어야 생태계가 돌아가듯이, 무분별한 생산에 억압받지 않고, 로봇이 대체할 수 없는 나만의 인사이트로 내공을 조금씩 쌓아가야 한다. 그것이 곧 성장동력을 키우는 길이라 믿는다.

작가의 이전글 올해 처음 사람을 만났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