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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그리 Jan 13. 2023

미국 연수, 난 어떻게 공짜로 갔을까?

청년을 위한 정부정책에 대하여

여자친구와 데이트 도중, 네이버 뉴스창을 검색하다 문득 이런 기사를 보았다.

청년도약계좌는 만 19세~34의 청년 중, 월 40만 원~70만 원을 납입하면 정부가 최대 5,000만원까지 기여금을 얹어주는 제도다. 청년의 경제적 자립과 자산형성을 돕는 국가정책 중 하나다.

 이처럼 청년, 저소득층 등 사회적 취약계층을 위한 일종의 복지정책은 여럿 있어왔다. 제목에서 드러나듯 나는 청년 프로그램으로 1년 반동안 미국 어학연수&여행&인턴십도 내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공짜로 다녀올 수 있었다. 과장 조금 보태서 내가 쓴 돈은 대중교통비, 커피값, 햄버거, 피자값 정도 되겠다.

미국 인턴십은 사실 자기소개, 면접 등 오랜 시간을 두고 준비했다. 1년에 한 번밖에 안 뽑기도 했고, 첫 지원 때 탈락의 좌절을 맛보기도 했다. 나머지는 누리려고 일부러 누린 이 아니라 살다 보니 타이밍이 잘 맞다. 내가 여기까지 오는 데 큰 버팀목이 되었으며, 이 정책들을 통해 경제적으로 홀로 일어설 수 있었다.

 단군 이래 최악의 실업률경기침체, 금리인상 및 인플레이션의 악재만 가득한 현실 속에서 앞으로 소개할 정책을 통해 청년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었으면 한다.

 금전적인 지원 말고도 인턴십, 여행, 양질의 수업을 무료로 들음으로써 내 인생에서 두 번은 겪지 못할 기회들을 누렸고 내가 계획한 대로 바라온 대로 지금 이 자리까지 잘 올 수 있었다.

 앞으로 소개할 이 모든 프로그램을 '무조건 꼭 타먹어야겠다!'라는 원론적인 시각은 자칫 도덕적 해이로 번질 우려가 있다. 최근 고의로 6개월만 일하고 사를 반복하여 5번이 넘게 실업급여를 받은 사례가 뉴스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번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되면 헤어 나오기가 매우 힘들다. 늘 공짜만 찾고 스스로 노력하지 않는다. 개인과 국가 모두에게 손해다. 악용하는 사례가 많아질수록 앞서 라오스 에세이에서 느꼈던 그대로 청년들은 스스로 자립할 힘을 잃는다.

 내가 지금 처해있는 상황, 조건, 삶의 방향성을 잘 따져보고 삶을 더 윤택하게 도와줄 정책을 잘 활용했으면 한다. 나는 운이 좋게도 다음의 정부 정책에 모두 참여할 수 있었고 실질적인 도움을 받았다.

 그렇다면 내 삶의 발판, 디딤돌이 되어준 청년 정책은 어떤 것이 있을까?



1. 실업급여 (+내일 배움 카드)

실업급여는 전 국민이 알만큼 유명하다. 청년뿐 아니라 모든 대한민국 근로자들이 대상이다. 비자발적인 퇴사나 권고사직, 해고, 계약종료로 퇴사할 경우 국가에서는 재취업을 알선하고 장려한다. 그 기간 동안 일정의 복지성 급여를 주는 정책이다. 단 자발적인 퇴사는 해당하지 않는다.

 문재인정부 때 실업급여 금액 자체를 대폭 확대했지만 현재는 다시 금액을 일부 조정한다고 한다. 예산삭감 및 실효성여부, 부정 수급방지 등의 차원이다.

 나는 28살 1년 반 동안의 첫 직장을 마무리하고, 1년간 처절한 구직활동을 하는 도중 고향인 울산으로 내려가 공공기관에서 체험형 인턴을 했다. 그나마 서울보다 울산이 지방이기에 체험형 인턴 경쟁률도 낮을 것이라 판단했다. 내 판단은 적중했고 운이 좋게도 본가에서 4개월 인턴생활을 할 수 있었다. 체험형 인턴을 하면서 다시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것이 집에서 공부만 하는 것보다 더 생산적이라고 판단했다. 내 선택은 옳았고, 공백기도 줄일 수 있어 면접에서 굉장히 큰 도움이 됐다. 면접에서 내가 1년 반동안 다닌 직장이 아닌 오히려 체험형 인턴 관련 질문을 더 많이 받아 안 했으면 큰일 날뻔했다.

 인턴이 끝나면 계약종료로 인정이 되기 때문에 전 직장의 근무기간을 합산하여 180일이 넘어서 실업급여도 받을 수 있었다. 인턴이 끝나고 바로 취업을 했기에 실업급여를 못 받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현직장 1년 이상 후 원래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금액의 1/2를 현금으로 바로 받았다. 이건 청년들에게만 해당하는 정책은 아니지만 고용주보다 근로자를 보호하는 실효성 있는 정책이라 판단되어 부정수급문제만 해결된다면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업급여와 함께 내일배움카드라는 것을 활용할 수도 있다. 실업급여를 수령하기 위해서는 한 달에 한번 필수로 고용센터에 출석을 해야 하는데 이때 교육 관련 설명을 듣게 된다. 내일배움카드로 나는 컴퓨터자격증도 땄고 수업의 질도 매우 좋아 만족스러웠다.

https://www.ei.go.kr/



2. 미국 인턴십

이건 여태까지 인생을 살면서 나에게 가장 큰 기회였고, 나를 성장시켜 준 프로그램이다. 바로 국립국제교육원에서 주관하는 WEST프로그램이다. 전국적으로 대학생을 대상으로 연 1회 약 50명만 기수별 모집하기에 경쟁률이 굉장히 치열하다. 토익이나 토플 관련 영어점수, 자기소개서, 면접 등 (2번이나 있다) 일반기업에 들어가는 것처럼 아니 그 이상의 준비가 필요한 프로그램이다. 나는 외국어를 전공하고 늘 해외에서 근무하고자 하는 동경이 있었기 때문에 미국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할 수 있다는 판단하에 지원을 결심하게 되었다. 해당 지원자격을 맞추기 위해 토익을 5번도 더 봤다. 결과는 서류탈락. 대학교장의 추천서 및 2번의 도전 끝에 합격하게 되어 끝내 다녀올 수 있었다.

장기/중기/단기로 구분되는 이 프로그램은 최장 1년 반까지 미국에 머물며 어학연수, 인턴십, 한 달간의 여행까지 즐길 수 있는 대학생들에겐 놓쳐서는 안 되는 최고의 프로그램이다. 물론 어학연수 비용, 인턴십 비용은 가구 소득별로 차등 지원되지만 나 같은 경우 소득 분위가 높지 않았기에 1년 반동안 전액 지원받을 수 있었다. 이 모든 금액을(식비만 제외) 모두 정부로부터 지원받아 다녀왔다.

문과&이과 구분 없이 미국의 다양한 분야의 회사, 비영리기관에서 근무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스폰서와의 인터뷰 때 본인이 희망하는 직종을 어필하면 된다. 이후 자동으로 매칭되어 회사 인사담당자와 면접을 보는 시스템이다. 지원요건이 되는 청년들은 꼭 신청해서 더 넓은 세상 미국에서 세상을 보는 관문을 넓혔으면 한다. 현재 동문들은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여 서로 네트워킹하고 있다.

 나 또한 앞서 포스팅한 미국에서의 다사다난한 일 속에서도 많은 사람들과 좋은 기회를 얻었고, 더 큰 세상을 볼 수 있었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https://www.worldjob.or.kr/new_index.do


3. 청년희망적금

앞서 얘기한 청년 도약계좌와 비슷한 부류의 복지정책이다. 작년부터 시행되었는데 한 달에 50만원씩 총 2년간 적금을 들면 6%의 이자와 함께 지원금까지 주는 청년들을 위한 최고의 적금이다. 당시 총급여가 소득 3600만원 이하만 가입이 가능했고, 소득이 없는 무직자는 해당이 되지 않는다. 세제혜택과 이자 장려금 36만원까지 포함하면 실질적인 적금 금리는 10%에 달한다. 요즘 금리가 아무리 올랐다고 해도 10% 금리가 어디 있는가. 해당 적금 가입 당시 직전 연도 소득을 보았기 때문에, 연간소득이 3600만원이 넘지 않아 운 좋게 가입할 수 있었다. 아쉽지만 현재는 없어져 가입할 수 없다.



4. 서울시 청년수당

지금도 서울에서만 운영 중인 정책이다. 아쉽지만 서울에 거주하고 있지 않은 취업준비생은 가입을 할 수 없다. 서울공화국의 안타까운 민낯이다. 당시 역차별이라는 비판도 많이 받았다. 만 19세~34세에 해당하는 미취업자들에게 6개월간 월 50만원의 활동지원금을 지급하여 청년들의 취업을 돕는 정책이다. 내가 취업준비를 하며 가장 실질적으로 혜택을 많이 누렸고, 금전적인 도움을 받았던 정책이다. 단 50만원은 취업목적으로만 사용되어야 하기 때문에 현금이 아닌 충전식 카드 형식으로 발급되며, 취업과 상관없는 백화점, 술집, 상품권구매, 면세점 등은 이용이 제한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당연히 취업 및 공부목적에만 쓰여야 하므로 이는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그래도 스터디카페 비용, 교통비, 책값 등 공부를 하거나 면접을 보기 위해서는 자잘하게 돈이 정말 많이 드는데 도움을 많이 받았다. 6개월이 지나고 취업에 성공하면 축하금으로 현금도 지급한다. 나 또한 취업을 성공해서 당시 수당과 축하금 모두를 받고 일석이조의 프로그램이었다. 어떻게 취업준비를 할 건지, 활동계획서를 제출했어야 했기 때문에 나 스스로의 계획을 정리하는 차원에서도 큰 도움이 되었다. 실제로 이 청년수당을 받은 사람들 인터뷰를 본 적이 있는데 대다수에 취업에 성공했으며 경제상담·마음상담·취업역량강화 교육 등 청년 니즈에 맞게 프로그램 연계도 이루어져 취업준비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었다고 참가자들 사이에 큰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취업준비를 하다 보면 금전적인 것도 문제지만 심리적인 불안감이 상당하다. 내일 더 나아질 희망이 보이지 않고, 늘 내 스스로가 작아지고 뒤쳐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장 크다. 하루하루 힘든 와중 심리상담가와 무료로 진행했던 마음상담은 내게 큰 위로가 되었고 인생을 스스로 개척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기게 해 주었다.

서울뿐 아니라 지자체다 청년수당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금액은 각 지자체별로 다르다. 자격요건에 해당되면 꼭 신청해 볼 것.


https://youth.seoul.go.kr/site/main/home



5.    근로장려금

근로장려금은 연간 소득액이 일정 미만인 경우인 근로자에 한해 일 년에 1회 수당을 지급함으로써 근로의욕 고취하는 지원정책이다. 이 정책은 실업급여와 마찬가지로 청년 이외 일반 근로자 모두 해당한다. 처음 이 기업에 입사하기 전 2020년도 기준 단 두 달밖에 일을 하지 못하고 퇴사를 했기 때문에 운이 좋게도 받을 수 있었다. 직전 연도 소득을 봤기 때문이다. 당시 80만원정도 받은 것으로 기억한다. 현재는 최저시급이 올랐고 주휴수당 등 임금착취나 열정페이가 과거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지만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소득격차를 줄이고 중산층이 많아지는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좋은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6. 청년전용 버팀목대출

버팀목대출, 디딤돌 대출은 워낙 유명해서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2022년 10월 4일, 청년 전용 버팀목대출의 한도가 확대되었다.(뉴스에서 보자마자 이거다! 하며 메모를 해두어 생생히 날짜도 기억함)

 기존의 버팀목대출에서 만 19세 이상 34세 이하 무주택자, 연 소득 5,000만원 이하의 사람들에게 빌려주는 전세자금대출이다. 최저 1.8%~ 최대 2.1% 금리이며, 작년 2022년 10월 4일부터 정부정책에 따라 보증금 3억 대출, 최대 2억으로 한도가 상향되었다. 신혼부부용은 더 높다. 요즘 같은 고금리시대에 2%대 이자는 없다고 봐야 하기 때문에(시중은행 대출금리 최소 5%) 자격이 된다면 무조건 신청해야 한다. 이건 다음 주에 내가 직접 신청해 볼 것이며 정상승인이 나면 자세히 다뤄보도록 하겠다.


 이처럼 내가 누린 청년 관련 복지성 정책만 해도 5개가 넘는다. 이 중에는 일반인들도 신청가능한 상품도 있지만 유독 청년을 집중적으로 타겟팅한 정책이라는 평가를 지울 수 없다. 힘든 시대를 보내고 있는 청년들이 자산을 일구어야 결혼도 하고, 출산율도 높아지고, 건강한 사회가 만들어지는 건 당연하다. 반면 청년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원론적인 말과 가면 뒤에 표심을 겨냥한 것일 수도.

 늘 이와 관련한 정책을 소개하는 뉴스의 댓글 들 중 공감 수가 가장 많은 댓글은 대체로 이렇다. 실제 댓글들을 참고해 보자.

누구나 예상한 결과다. 이외에도 '40대 50대는 사람도 아니냐' '대한민국에서는 가장이 가장 힘들다' '돈 들어갈 일이 가장 많은 세대는 청년이 아니고 40대, 50대다', '집 없는 40대 50대는 어쩌라는 거냐 왜 청년에게만 집 주냐' 등 직접 찾아야 하는 댓글이 아니라 대다수의 댓글이 이와 동일하다.

 실효성 있는 복지정책은 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양극화를 줄이며 다양한 기회, 일어설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 준다. 반면 무분별한 복지는 국가재원부족, 국가 채무 및 세금증가로 인한 서민들의 부담이 가중된다. 단순히 몇몇 청년들을 위한 정책으로만 양극화와 역차별이라고 판단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90만명에 가까운 취업준비생들을 비롯, 청년들에겐 그동안 경제적 자립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양극화는 부모의 재력에 따라 극하게 나누어져 왔다.

 정부의 위와 같은 정책은 노력으로 스스로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사회가 도달하기 위 최소의 움직임이라고 본다.

다만 일시적인 금전 지원은 지양해야 한다. 체험형 인턴과 같이 열정페이, 취업률 조작, 보여주기식 정책이 아닌 양질의 교육이나 기업-학교 연계취업 등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책으로 청년에게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차별 없이 공정한 기회 속, 노력하면 더 당당히 잘 살 수 있는 대한민국. 우리가 직접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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