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그리 Apr 20. 2024

무엇을 참으며 사시나요?

통제는 어떻게 우리를 이롭게 하는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내 마음이 이끌리는 대로 뭔가를 한다고 치자. 모두 경험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호식이두마리치킨을 시켰는데 한 마리를 혼자 다 먹었다. 배가 부르다. 나머지 한 마리를 더 먹지 않아도 충분한데 욕심을 부려 배가 터질 때까지 먹어 결국은 한 마리 반을 먹는다. 배가 터질 때 먹는 쾌락은 첫 입, 두입때보다 당연 훨씬 덜하다. 그리고는 자기 전에 더부룩한 배를 잡으며 ‘아, 아까 그냥 한 마리만 먹을걸’ 라며 후회한다. 침대에 누워 유튜브를 본다. 자기 전 유튜브를 보는 것만큼 좋은 게 또 있을까. ‘12시까지만 보고 자야지’라는 생각에 보니 도파민에 어느새 중독된다. 결국 잠을 자는 시간은 새벽 2시. 다음 날 피곤한 몸을 이끌고 학교나 회사에 간다.

우리는 매사에 수많은 유혹을 마주한다. 그 유혹을 대할 때 어떨 때에는 조금 절제하고, 어떨 때에는 하고 싶은 대로 하고. 하루이틀 그렇게 살아도 인생에 크게 달라지는 건 없다.  근데 달콤한 유혹에 못 이겨 내가 좋아하는 것만 하며 사는 날이 늘어날수록 조금씩 그 결괏값은 변한다. 심리적으로나 객관적으로나. 치킨을 조금만 먹고 잠자리에 들면 심리적으로는 더 개운하고객관적으로는 살이 빠지는 것처럼. 유튜브를 조금만 보고 자면 심리적으로 덜 피곤하고 객관적으로 다음 날 더 큰 삶의 활력이 생기는 것처럼.


이 둘을 결정짓는 건 과연 뭘까. 바로 통제다. 미래에 원하는 삶이라는 거창한 말보다 본인이 만족스러운 삶을 살게 해주는 오직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다. 내가 정한 특정기준과 원칙에 따라 행위를 제한하는 것. 그 기준과 원칙이 많으면 많아질수록 삶은 더 무료해지고 단조로워지나 멀지 않은 미래에 두 배, 세배 더 큰 자산으로 돌아온다.

그러면 지금 내 삶의 모든 부분들을 내려놓고 그저 희생하면 되겠네? 어쩌면 앞서 말한 자산성 행복처럼 내가 정한 목표만 보며 한없이 인내하면서 그걸 성취할 때까지 살아야겠네? 마시멜로우 이야기처럼 단순히 마시멜로우를 먹지 않고 참으면 내일 두 개 먹을 수 있다는 일차원적인 생각만 하면 그뿐인 걸까.

그러면 경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100% 만족스러운 미래의 모습이 그려진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근데 그렇지 않다. 왜? 통제의 영역은 결국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과 통제할 수 없는 영역으로 나뉘기 때문이다.

내가 이 세상을 살면서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은 오로지 내 눈에서 바라본 시야, 내가 하는 마음가짐, 생각, 목표, 행동, 내 주변환경, 나만의 신념, 기대감, 내가 정한경계, 나 자신의 목표 이런 것들이다. 오로지 본인이 주체가 되어 이루어진 것. 이건 내가 얼마든지 바꿀 수 있는 것들이다. 이것만 바뀌어도 사실 많은 부분에서 삶은 변화한다. 왜? 바꿀 의지조차 없는 이들이 이 세상엔 너무 많거든. 근데 대개 사람들은 이것만 생각하기엔 한없이 편협적이고 이기적이다. 바로 ‘보상심리’란게 있어서다. 경우의 수는 우리 곁에 수도 없이 자리한다. 예를 들어보자.


1. 내가 일 년간 날 통제해서 남들 다 놀 때 자격증 공부를 했다. 하루의 일상, 목표, 마음가짐 모든 걸 바꿨다. 근데 시험결과 날, 당연히 붙을 줄 알았던 시험에 안타깝게 떨어졌다. 그리고는 충격을 받아 좌절을 한다.

2. 짝사랑하는 여자가 있다. 매일 데리러 가고, 연락하고, 노력했는데 사귈 것 같더니 끝내 차였다. 그리고는 또 좌절을 한다.


시험에 떨어지고 여자에게 차인 이 결괏값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다. 내가 문제를 더 틀렸고, 날 연인으로 느끼지 않는다는데 뭘 어쩌겠나? 그래서 앞서 말한 짝사랑의 예시를 빗대자면 혼자 끙끙 앓지 말라는 거다. 이 세상에서 가장 미련한 것이 바로 이런 것이다. 내가 좋아하면 있는 그대로 마음을 전달하면 된다. 좋은 대답이 오면 연인관계로 발전하는 것이고, 안 좋은 대답이 들리면 다른 사람을 찾으면 그뿐. 주사위는 던져졌고 고민하고 괴로워하는 과정은 오로지 그 사람에게 전적으로 넘기면 된다. 그러면 심리적으로 본인이 더 후련하다.

사람들은 보상심리 때문에 내가 통제한 만큼 그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그 결과에 대한 실망으로 삶이 힘들다고 느낀다. 이 외에도 타인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주변의 시선, 평가, 바꿀 수 없는 과거의 일, 관계에서의 틀어짐 등 어쩌면 통제할 수 있는 영역보다 거기서 파생되는 삶의 더 많은 영역이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를 명확히 가르고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에만 집중해야 한다. 이 외의 문제는 그냥 흘러가게 내버려두면 된다. 그리고 그 흘러가는 결과에 따라 대응하면 그뿐. 노력하고 결과는 하늘에 맡긴다!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그게 통제를 가장 잘 이용하는 길이다.

작가의 이전글 연봉 1억은 어떻게 받는 걸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