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에서 출간 제의가 오다!
원고투고와 출간제의까지의 조각들
아무것도 안 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이 문장을 참 좋아한다. 지금 내가 이 명언을 스스로 증명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늘 실천하지 않고 습관을 들이지 않은 상황에서 무언가 바라는 사람이 있다. 주변환경 탓을 하는 것이다.
"나는 원래 공부를 잘하는데 긴장을 많이 해서 시험을 못 본 거야"
"나는 마음만 먹으면 시험에 붙을 수 있는데 아직 시작을 안 해서 그런 거야"
"내가 운동을 안 해서 그렇지, 시작만 하면 언제든 초콜릿 복근을 가질 수 있어"
살면서 주변에 이런 사람들을 한 명은 보았을 것이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치고 단 한 번도 결과가 좋았던 사람들을 본 적이 없다. 왜냐하면 그 이유는 단순하다. 그토록 본인이 말하는 시작을 아직 한 번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행력은 이래서 중요하다. 내가 현재 처한 환경, 능력, 운 모든 것을 변화시키는 것은 실행력이 근간이 된다.
이 세상 모든 잘하는 이들을 존경한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단언컨대 단 한 명도 없다. 매뉴얼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요령도 없기 때문이다. 물론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있을 수 있지만 그 사람은 한 분야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대개 보통 사람들은 처음 시작은 늘 서툴지만, 반복과 반복을 통해 성과를 창출한다. 늘 꾸준하게 하나를 지속적으로 포기하지 않고 해 왔기 때문에 지금 다른 사람도 인정하는 잘하는 사람이 된 것이다. 절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다. 난 현재까지 총 4곳의 회사를 거쳤다. 모든 회사를 대변할 수 없고, 일반화시킬 수 없겠지만 4곳의 공통적인 특징으로는 신입사원에게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 있다. 신입사원에게 그 어떤 회사도 중요한 프로젝트를 맡기거나, 실수에 치명적인 중요한 업무를 맡기지 않는다. 나는 하루종일 복사만 하다가 집에 간 적도 부지기수다. 당시 퇴근길을 회상하면 이게 내가 그토록 원하고 스펙을 쌓아 노력해서 들어간 회산데, 이런 일만 하다가 집 가는 모습에 현타가 많이 왔었다.
처음이기 때문이다. 첫 시작은 생각보다 큰 의미를 지닌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늘 시작이 어렵기 때문에 사람들은 말로만, 생각으로만 미래를 계획한다.
내가 세운 계획에 실천이 없다면 그 계획은 아무 쓸모가 없다. 미래를 계획하기에 앞서, 내가 이 일을 시작해서 꾸준히 할 용기가 있는지, 할 수 있는 굳은 마음을 가졌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글을 쓰기 시작한 건 3개월 전 22년 11월이다. 스타트업을 하는 친구가 늘 사업계획에 있어 브런치에 사업을 계획하고, 하루를 정리하고, 미래의 본인의 모습을 상세히 그려가는 모습이 멋있었다. 그때 처음 브런치를 접했다. 친구도 나도 책 읽는 것을 좋아하니 글쓰기를 도전해 보라고 해서 바로 작가신청을 했다.
취업하기는 하늘의 별따기이고, 청년실업률이 하늘을 찌르던 때였다. 지방대를 졸업하고 남들보다 잘난 거 하나 없는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그나마 취업비결이라는 생각에 자기소개서 작성 비법을 사람들에게 공유해 보았다. 운 좋게도 단 한 번만에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하루에 한 번씩 글을 쓰기 시작했다. 글감을 생각한다는 것이 쉬운 것이 아니었지만, 모든 걸 내려놓고 그날 있었던 일들을 꾸준히 써 내려갔고, 어느덧 30개가 넘는 브런치 글들을 쌓을 수 있었다. 중간에는 조회수가 5만이 넘는 글도 나왔다. 이건 내가 계속 글을 쓰게 만드는 하나의 원동력이 되었다.
3곳에서 브런치를 통해 제안이 왔다. 주로 협업, 인터뷰, 작가단 등의 내용이었고, 이때부터 출간에 대한 마음 한구석에서의 욕망이 끓어올랐다.
그저 평범한 직장인인 내가 실천하고 있는 미니멀한 삶과, 하루하루 나아가는 인생을 살고 있는 비법과 요령에 대해 일반인의 시선에서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지난 일주일 동안 몇 군데 투고를 했다.
오늘 운이 좋게도, 내 글을 좋게 봐주시는 출판사 분을 만나 짧은 시간만에 출간제의를 받게 되었다.
내가 책을 낼 수 있었던 지난 과정들을 돌아보고, 출간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기 위해 팁을 공유하고자 한다.
1. 원고 작성
투고를 하기 전에, 나는 원고를 3번이나 퇴고했다. 모두가 알다시피 초고는 쓰레기다. 수많은 퇴고를 거쳐 내가 완성되었다고 생각하는 글보다, 독자가 조금이라도 더 읽기 편한 문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원고를 작성하는 데에는 짧아도 3주에서 한 달 정도 걸린다고 보면 된다. 많게는 내가 아는 작가의 경우 긴 호흡을 가지고 일 년 동안 준비하는 사람도 봤다. 보면 볼수록 빈틈이 보이고, 보다 완벽한 글을 내기 위함이었을 테다.
내가 원고를 타인들보다 조금이라도 더 빠르고 편하게 작성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이 있다. 매 순간 아이디어가 샘솟아 한 번도 막히지 않고 글을 써 내려간 것은 당연 아니다. 나는 하루키처럼 천재도 아니고, 글을 잘 쓰는 재주도 특별히 없다.
첫째, 욕심을 내려놓고 덤덤하게 써 내려간 것이다. 글에 있어 강박관념을 가지면 단 한 줄도 제대로 쓸 수 없다는 것을 일기를 쓰면서 깨달았다. 보다 더 멋있는 단어를 쓰고 싶고, 유식하게 보이기 위한 수려한 글은 대개 스스로에게 부담감만 안겨주고, 글을 분량을 채울 수 없다. 더 앞으로 나아가기 힘들다. 모든 부담을 내려놓고, 내 삶에 놓인 다양한 사건과 일들에 대해 편하게 써 내려가면 그것이 가장 이상적인 글쓰기다.
둘째, 플랫폼에 꾸준히 글을 쓰는 것이다. 나는 많은 플랫폼 중 브런치를 선택했다. 블로그는 상업적인 느낌이 강했고, 인스타그램은 사진과 꾸미기에 조금 더 특화됐다고 생각했고, 페이스북은 더 이상 하는 사람이 없고, 대한민국 직장인이라면 모두 공감하겠지만 유튜브를 하기엔 직장인 일상이 한없이 단조로웠다.
브런치는 검증된 사람들과 '글'로만 평가를 받는 곳이기 때문에 정제되어 있고 깔끔하다. 한 플랫폼에 글을 꾸준히 올리면 그 글이 자동으로 모여 하나의 챕터가 되고, 목차가 되고, 책이 된다.
글은 한번 쓰면 사라지지 않는다. 내 글은 다른 사람들이 뺏을 수도 없거니와, 내가 가진 생각과 지식은 절대 날 배신하지 않는다. 꾸준히 한 곳에 관심분야에 관해 늘 기록해 보자. 시간이 지나면 그것이 곧 내 자산이다.
2. 출간기획서 작성
투고를 하기 위해서는 출간기획서를 작성해야 한다. 내가 원고를 불특정다수의 출판사에게 투고를 할 때 출판사는 내 글을 단언컨대 완독 하지 않는다. 분량이 많기 때문에 다 읽을 이유도 없고,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슬픈 얘기지만 현실적으로 출판사 직원들은 본인의 소중한 업무 시간을 빼앗을 만큼 내 글에 관심이 없다. 출판사 직원들에게 원고투고 메일이 하루에도 평균적으로 50통 이상, 대형출판사의 경우 300통까지도 온다고 하니 그럴 만도 하다. 내가 보낸 메일을 아예 열어보지도 않는 출판사도 많다.
그렇기에 내 글을 잘 드러낼 수 있는 A4용지 2장 내외 출판기획서를 작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출판기획서에는 제목(가제), 주제, 예상독자, 핵심 콘셉트, 경쟁도서, 본인원고의 다른 책들에 대비되는 차별화요소, 목차, 마케팅 포인트 등이 포함된다. 추가로 본인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있다면 추가해도 좋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단연 마케팅포인트다. 자본주의 시대에 살고 있는 만큼 출판사도 내 책을 냄으로써 수입이 있어야 한다. 내 책을 어떻게 사람들에게 홍보하고, 어떤 도움을 구체적으로 줄 수 있는지를 상세하게 적어야 한다. 출판사가 내 원고로 손해를 안 보기 위해서는 두 가지 중 하나는 충족되어야 한다.
첫째, 내 글이 독자들에게 그만큼 매력적이고 돈이 되는 글인지.
둘째, 내가 스스로 홍보를 잘할 수 있는지이다. 책이 출판되고 나면 출판사에만 마케팅 및 홍보를 의지할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도 계획을 세워 어떻게 책을 팔 건지 미리 계획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내 책이 채택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홍보방식을 출판기획서에 상세하게 적어보자.
[제가 쓴 출판기획서 양식이 필요하신 분은 댓글에 메일주소를 보내주시면 보내드리겠습니다 :)]
3. 출판사 투고
원고투고로 책을 출판할 수 있는 확률은 대개 900분의 1이라고 한다. 실제로 열어보지 않는 메일까지 포함한다면 1,000분의 1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겁 없이 나는 내가 원하는 출판사 몇 군데에만 투고를 했다. 첫 투고인 만큼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도전하는 것 그 자체에 의미를 두고자 했다. 출판기획서와 내가 쓴 원고를 이메일에 적어 몇 군데에 이메일을 보냈다. 메일은 출판사 홈페이지에 들어가거나, 인터넷에 출판사 이메일을 검색하면 전부 다 조회가 된다.
이메일을 보낼 때에는 [원고투고] 제목 의 형식으로 하는 것이 좋으며, 절대 단체 이메일을 보내는 오류를 범하면 안 된다. 출판사 입장에서는 성의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고, 나뿐만이 아니라 다른 출판사가 이미 연락을 취했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투고 확률이 현저히 줄어든다.
그리고 덤덤하게 기다리면 된다. 보통 반려메일일 경우에는 답변조차 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나는 이메일과 동시에 전화도 같이 왔기 때문에 전화가 온다면 긍정적인 답변일 확률이 높다. 거절의 답변은 사실 전화음성보다 문자로 주고받는 것이 상대방의 입장에서도 부담스럽지 않기 때문에 답장이 보통 없거나 메일로 오는 경우가 많다.
내 이름이 적힌 책 한 권을 쓰는 것은 고되고 힘든 일이다. 출판사에서도 계약서와 함께 앞으로 같이 수정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하셨다. 더 열심히 해서 나한테 조금 일찍 온 기적을 잘 활용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