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복리
주식이 곤두박질친다. 코인이 1억이 깨지고 폭락을 거듭한다. 다 던진다. 다른 누군가의 코인은 상장폐지를 앞두고 있어 이제 사람들에게 얼마 떨어졌다 말하지도않는다. 코인을 샀다는 말을 하면 이젠 조롱을 당하기 일쑤니까. 왜? 그 자리에 있는 그들은 전부 다 국장하거든. SK하이닉스, 삼성전자로 30%, 아니 70%의 수익률을 본 사람들이거든. 근데 여기서 중요한 건 그들도 팔 생각이 없다. 더 갈 거니까. 대통령이 아주 작정하고 코스피를 살릴 거고 부동산에 있는 돈을 임기 내까지는 적어도 코스피에 다 몰빵 하게 만들 거니까.
한다면 하는 정부라나 뭐라나. 실제로 그렇게 되든 말든 대통령과 정부의 의지가 그러니 시장은 그렇게 받아들일 확률이 높고, 정부가 시장을 이길 수 없다지만 현실에서는 진짜로 이길 수도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도든다. 그래서 증시가 오늘처럼 미치도록 빠져도 개미가 다 받들어주고 있다. 무조건 계속 오를 거라는 강한 믿음 때문에.
그런데 그러면 정부가 예측한 대로 시장은 100% 정부따라 움직일까? 절대로 아니. 물론 지금까지는 그래왔다. 정부가 몇 개월 전 코스피가 5000갈 것이라고 했을 때 모두가 비웃었고 이를 믿은 사람은 없다. 근데 지금은 5200~5300을 왔다 갔다 한다. 의구심으로 가득 찼던 개미들은 한 번의 강한 신뢰로 똘똘 무장해 있는 돈 없는 돈 다 긁어모아 코스피를 올린다. 외신에선 6000도 가능하다, 7000도 가능하다 하니, 눈 돌아가는 거다. 근데 여기서 중요한 건 백퍼센트라는 건 시장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자, 코인을 떠올려보자. 코인 ETF가 승인 났다는 둥, 세금을 안내도 된다는 둥, 화폐가 없어질 거라는 둥 한창 코인 열풍이 불 때에는 1억, 아니 2억, 10억까지 간다는 말이 나왔고 서점에 가면 온통 코인 관련 책밖에 없었다. 유튜브를 켜면 코인을 투자하지 않는 사람들은 바보취급당했고, 얼마나 더 큰 금액을 굴리느냐가 부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근데? 1억 7천만 원까지 최고점을 찍고 지금 다시 1억이 깨졌다. 자, 코인을 종교처럼 생각하는 그들은 지금 어디 있는가? 찍소리도 못하고 그냥 방 안에서 언제 반등하는지 코인 시세만 엿보고 있다. 이런 날이 올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겠지.
근데 여기서 더 떨어지면? 좌절하면서 그때 본인의 강한 신념은 돈 앞에서 비참히 무너진다. 자존심이든, 신념이든, 가치관이든 그냥 개나 줘 버리고 손절하고 어플 지운다. 이처럼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특히 돈과 연관된 것이라면 더더욱. 몇 백 년 동안 검증되어 온 금이하루새 10% 폭락하고 다시 10% 반등하는 지금 이 자본주의는 어떤 선택과 근거를 붙이든 돈만 번 사람이 이긴 게임이고, 그걸 증명하면 근거는 그대로 따라붙는 거다. 그리고 잃은 자는 말이 없다. 가만히 모니터만 쳐다보면서 좋아요, 싫어요 버튼만 누르고 있고 친구를 만나 커피 한잔을 해도 가만히 폰만 들여다볼 뿐이다. 그들은 그렇게 재테크에 자신감을 잃는다. 올랐을 땐 뭐 세상 다 가진 것 같고 본인이 전문가 같았겠지. 사실 뭐 애초에 전문가가 아니었고 운이었기 때문에 지금 현실에 안타까워할 것도, 실망할 것도 없다. 그냥 현생 열심히 살면 된다.
오르면 팔고 싶고, 근데 더 오를 것 같아서 못 팔고. 그러다가 떨어져서 반절만 수익 내고. 떨어지면 더 사고 싶다가도 더 떨어질 것 같아서 기다리다가 더 손절하고. 결국은 자본주의에서 돈과 엮인 이 모든 건 심리싸움인데 이 심리싸움이 존재하는 이유 자체도 결국은 불확실성에 기인한다. 미래는 아무도 알 수 없거든.
부동산도 마찬가지. 현 정부가 다주택자 고위공직자들부터 처분하라고, 양도세감면 연장 없다느니, 보유세 세금 올리겠다 못 박자마자 요 며칠새 급매만 강남에서 몇천 건 나왔단다. 아니 급매도 아니다. 초급매.
시장을 더 유심히 지켜봐야겠지만 차차 본인이 손해를 볼 것 같은 느낌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팔아야겠다며 울며 겨자 먹기로 집주인들이 내놓는 거다. 근데 몇 달 전에는 어땠나? 3억, 4억 호가 올려서 팔리지도 않는, 일반 월급쟁이로는 도저히 평생을 갚아도 사지 못할 아파트 금액을 그들이 만들지 않았나. 내가 사실 집주인이라도 그 마음자체는 이해가 간다. 비싸게 팔고 싶겠지 당연히. 근데 이렇게 시장이 조금만 틀어져도 바로 바뀌는 게 사람심리라는 거다. 다만 부동산은 거주의 영역이고, 사고파는 데 있어 세금이라던지, 거주지라던지,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에 주식이나 코인처럼 거래하는 빈도가 그냥 낮을 뿐 전체 돌아가는 메커니즘 자체는 이토록 동일하다.
자, 그럼 답은 나온다. 돈 많이 벌려면? 내 부동산과 내가 보유한 주식이 최고점일 때 팔고, 최저점일 때 매수하면 된다. 이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근데 내가 아무리책을 많이 읽고, 공부를 많이 하고, 경험이 많다한들 이걸 ‘얼추’ 비슷하게 때려 맞추는 사람은 있을지언정 무조건 100%, 그러니까 영속적으로 맞출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모든 건 벌어지고 나서의 해석의 차이일 뿐, 이건 신도 모르는 영역이다. 만약 그런 사람이 있다면 혼자만 조용히 돈 벌고 한량처럼 죽을 때까지 즐기다 살다 가겠지 뭐 하러 다른 사람들한테 공유하고, 회사 다니고 하겠나. 시간 아깝게. 빨리 이 많은 돈 쓰고 죽어야 하는데. 다 그것도 돈 벌려고 하는 짓인데 결국은. 즉, 없다는 거다. 한 명도. 지금 국내주식이 호황이라 다 돈 벌었다 하지만 이 중에서도 잃는 사람은 존재하고, 그 돈 번 사람들도 그 돈으로 다시 들어가서 물리는 사람이 태반이다. 100% 확실한 건 세상에 없다. 또 언제 폭락할지 모른다. 아마 오늘 금요일이겠지.
근데 딱 하나 있다. 무조건 이길 수밖에 없는 싸움.
꾸준함에 따른 복리. 오늘보다, 이번 주보다, 이번 달보다 다음 10년을 생각하는 것. 그리고 그 10년 동안의 꾸준함을 가지는 것. 20년, 30년이면 더 좋고. 이 마인드는 재테크에서 그냥 무조건 필승이다. 복리 그게 뭐가 됐든 그건 개인이 공부하고 경험에서 선택할 문제겠지. 복리계좌일 수도 나스닥일 수도 S&P500일 수도 배당주일수도, 절세계좌일 수도. ETF든, 절세계좌든,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그게 뭐든 간에 ‘복리’로 만들 수 있는 자산이 있다면 그건 무조건 승리한다. 최소 연복리 5% 이상인 것들. 특히 본인이 20대, 30대라면 더더욱 그렇다. 왜? ‘시간’이라는 든든한 버팀목이 내 뒤에 있으니까. 지금 투자를 시작하는 것이 내가 50 대가 됐을 때 100% 확정적인 스노우볼이 되어 본인에게 돌아온다. 아마 10배 이상일 거다. 단타보다 구조를 파악하는 일. 레버리지를 최소화하는 일. 결국 이게 답이다.
이건 자산, 재테크에만 해당되는 개념이 아니다. 시간도 해당된다. 내가 꾸준히 10년간 진짜 하다못해 라면을 종류별로 먹어본다 해보자. 10년 뒤에 본인은 라면 전문가가 된다. 눈을 가리고 라면을 먹어도 어떤 라면인지 맞출 수 있을 정도의 전문가가 되고, 파는 얼마나 넣어야 하고, 계란은 몇 개를 풀어야 하며, 2개를 끓일 때와 3개를 끓일 때의 물의 양은 어느 정도로 해야 제일 맛있는지 본인만의 최고 레시피를 개발해 낸다. 단순히 본인의 취미영역이라 돈이 안 된다고? 혹시 아는가 라면 회사에서 인터뷰를 요청할지도. 그리고 방송에 나올지도. 그건 아무도 모르는 일. 하다못해 라면 먹는 것도 이런데 세상 모든 일이 어찌 가치가 없을 수 있겠나. 만약 그것이 복리라면. 글쓰기든 유튜브든 자기 계발이든 영어공부든 운동이든 뭐든.
시간에 투자하는 건 100% 수익이다. 실패할 수가 없다. 절대로. 근데 지금 주식 수익률, 부동산을 팔아야 하나 말아야 하는 이런 일련의 사건들은 그냥 하나의 이벤트일 뿐. 이번에 잘 팔았으면 조금 남겨먹는 거고 이번에 잃었으면 잃는 거고. 근데 그걸로 그냥 끝인 거다. 앞으로의 시간은 또 어떻게 흘러갈지 아무도 모르는 영역이다. 근데 시간에 내가 투자한 건 10년, 20년이 지나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가치를 준다면? 지금 조금 희생해서 투자 안 할 이유가 없다. 단, 내가 사람으로서 정상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의식주가 마련된 상태라면.
본인이 선택한 그 복리의 행위를 하면서 취업도 하고, 결혼도 하고, 출산도 하고, 자녀를 기르고, 최소한의 비용으로 검소하게 만약 살아간다고 하면?
그 사람은 그냥 이 자본주의에서 무적이다. 원래 출발선이 다른 재벌집 아들이라거나, 애초에 돈이 돈을 부르는 재산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이 아닌 이상 이 사람을 이길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본다. 그래서 본인 인생에서 그게 돈이 됐든, 시간이 됐든 뭐가 됐든 ‘복리‘로 영속적으로 내 영역을 불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게 첫 번째다.
그러고 나서 오랜 시간이 지났다. 앞서 말한 것처럼 만약 그가 성공했을 때, 아니. 만약도 쓰면 안 된다. 어차피 100% 확정으로 성공할 확정수익이다. 그가 성공했을 때에는 이젠 돈이 문제가 아닌 영역이 된다. 이 많은돈을 어떻게 쓰고 죽을지를 고심한다. 본인의 삶에서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을 찾아 헤맨다. 그리고 그 돈으로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일에 매진한다. 거창하게 회사를 차리고 이런 게 아니더라도, 하다못해 도서관을 짓는다거나, 기부를 한다거나 보다 이 세상이 나은 세상이 되도록 본인의 지식과 자산으로 힘쓴다. 그게 자아실현이다. 그리고 그는 편안하고 아주 만족스럽게 생을 마감한다. 적어도 내 인생 생애주기는 이렇게 짜여있다. 소설 같다고?
아니, 이 순간은 무조건 온다. 안 온 40대가 있다면 이유는 하나다. 꾸준하지 못했을 뿐.
마인드마이너 송길영도 이런 말을 했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누군가 있다면 10년간 고양이에 미쳐봐라.
10년 뒤 고양이가 핫할 땐, 이미 당신은 대가가 되어있을 것이다.
만약 고양이의 유행이 안 온다?
상관없다. 10년간 즐거웠잖아
답은 이렇게 그냥 정해져 있다. 난 어디에 뭘 복리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투자할 건가.
오늘 아침 코인이 폭락했다고 투덜거리는 지인을 보고든 생각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