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하는 사람
어릴 적 나는 인사가 중요하다고 배웠다.
그래서 나는 인사를 참 잘했다. 크게 했고 누구에게나 했다. 어릴 적 많은 사랑을 받아왔던 나는 내 인사에 항상 반가운 반응으로 돌아오는 것에 익숙했다. 그런 유년기를 보내다가 대학생이 되었다. 군대식 문화가 자리 잡았던 1학년, 마주치는 대부분의 사람은 나보다 선배였고 인사는 필수였다.
군대를 다녀오니 과 내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모르는 선배에게도 인사를 해야 했던 과거에 비해 그 누구도 서로에게 인사하지 않았다. 모르면 지나쳤고 심지어 인사가 무시당하기도 했다. 군대식 문화가 완화된 것은 참으로 잘 된 것이지만 아는 이에게만 인사하는 그런 문화가 매우 어색했다. 인사가 무시당할 땐 상당히 불쾌했다.
못 들었을 수도 있고 들었어도 무시할 수 있는 본인만의 상황이 있지 않았겠는가. 중요한 건 내가 인사를 건네었다는 것이다. 반응은 상대방의 몫이다. 확실한 인사를 상대방에게 넘겼다면 나는 자유롭다.
인사는 기본이다. 관계의 열쇠고 시작이다. 때에 맞는 살가운 단어와 톤이 서린 인사. 기본은 확실한 인사다.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다. 하지만 이 사실, 주변에서 잘 보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나 스스로도 잘하고 있는지 돌아보는 중이다. 사회에서 인사는 기본이다. 출근 후 인사 퇴근 전 인사 안 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진정한 인사는 편의점과 카페에서 엿볼 수 있는 것 같다.
합사 나온 사무실 옆에 편의점 하나가 있다. 사람이 들어와도 별 반응이 없는 걸 보면 장사에 관심 없으신 사장님 같다. 인사는 내가 건넨다. 하지만 답례는 없다. 이후 멀어도 다른 편의점을 들린다. (몇 주 안 지나서 망해버렸다)
프랜차이즈 카페 좋은 점 중 하나는 직원 교육이다. 들어오면 부담될 정도로 인사를 크게 해 준다. 나도 인사를 돌려준다. 다시 방문한다.
인사는 나를 드러내는 첫걸음이다. 사소한 관계에서도 나는 나 자신의 에너지를 건넬 것이다. 영향은 그렇게 주는 것이다. 상대방이 충분한 인식이 될 확실한 인사를 건네었다면 이젠 자유로울 수 있다. 밝은 인사는 상대방에게 어떤 형태로든 머물렀을 것이다.
나는 영향을 주는 사람이다. 인사는 가장 쉽고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다. 가성비가 가장 좋은 영향이라 할 수 있겠다.
요즘 의식적으로 보다 높은 톤의 명확한 인사를 건네는 중이다. 사무실을 들어서면서, 카페에 들어서면서 눈을 마주치고 내 짧지만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돌아오지 않아도 좋다. 내 역할은 여기까지다. 나는 자유다.
안녕하세요! 당신에게 작은 에너지를 선물합니다. 나를 만나 행복하시겠어요, 이런 운 좋은 사람!